가족 위해 구급차 댄 소방서장..한 달째 "아직은 감찰 중"

김민성 2021. 9. 28.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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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북 전주의 한 소방서장이 구급차를 사적으로 유용해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지방 종합병원에 입원한 친척을 서울의 대형 병원으로 옮기기 위해 119 구급대원들은 심야에 왕복 7시간을 길에서 보내야 했습니다.

김민성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달 20일 저녁 7시쯤.

전주 덕진소방서 윤 모 서장은 금암119안전센터에 이상한 지시를 내렸습니다.

심근경색으로 병원에 입원한 자기 친척을 다른 병원으로 이송하라는 주문이었습니다.

전주에 있는 구급차를 몰고 가 익산 종합병원에 있는 환자를 태운 뒤 서울에 있는 대형 병원에 내려달라고 한 겁니다.

[소철환 / 전북소방본부 감찰팀장 : 어떻게 보면 부탁을 한 거죠. 여러 상황이 딱하고 하니까 근무시간에 직원들이 이송한 경위입니다. 환자를 내려놓고 소방서에는 (이튿날 새벽) 2시쯤 복귀했습니다.]

현행 119법에 의해 병원 간 이송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거절할 수 있는 요청이지만, 구급대원들은 서장의 말을 따라야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없는 출동지령을 만들었고, 구급차 운행기록 등 관련 서류도 허위로 작성했습니다.

문제가 불거진 뒤 윤 서장의 지시를 부하 직원들에게 전달한 중간관리자는 다른 근무지로 전보됐습니다.

환자를 서울로 옮긴 구급대원들도 감찰을 받고 있습니다.

부당한 지시를 받은 것도 모자라 인사상 불이익까지 떠안은 셈입니다.

윤 서장 역시 감찰 대상에는 올랐지만, 원래 자리에서 정상 근무하고 있습니다.

[소철환 / 전북소방본부 감찰팀장 : 퇴직 3개월 남은 소방서장이 떠나면 지휘권 공백도 있지만, 이 부분을 가지고 관례적으로도 직위해제를 시키고 한 사례는 없었습니다.]

사건 발생 한 달여가 지났는데 전북소방본부는 "아직 감찰 중이라 자세한 건 모른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윤 서장은 친척이 급히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라 절차를 제대로 지키지 못했다며 직원들에게 사과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서장 가족을 위해 전주에서 익산으로, 다시 서울에서 전주로 7시간을 달린 구급차.

기관장이 아닌 일반 시민도 똑같이 누릴 수 있는 편의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YTN 김민성입니다.

YTN 김민성 (kimms0708@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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