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회 '대선 줄서기' 과열..중복에 빼가기까지
[KBS 창원] [앵커]
지방자치 30년의 현주소와 과제를 짚어보는 연중기획입니다.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지방의원들이 나서 후보자 지지 선언을 하고 있습니다.
정치적인 표현의 자유는 보장돼야 하지만, 지방의회가 정치권 줄서기와 내부 갈등에 휩싸여 본연의 임무에 소홀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천현수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하루에도 몇 차례씩 열리는 대선 후보 지지 기자회견입니다.
["이재명을 지지한다!"]
오전에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지지 선언이, 오후에는 이낙연 후보 지지 선언이 이어집니다.
["이낙연을 지지한다!"]
향우회나 직능단체와 함께 전·현직 지방의원들이 참여합니다.
충돌이 빚어지는가 하면, 방역이 우려되는 상황까지 연출됩니다.
세 불리기가 과열되면서 여러 후보 진영으로부터 참가 요구를 받기 일쑵니다.
본인의 뜻과 다르게 두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이름이 올려지기도 했습니다.
[장종하/경상남도의원 : "지방의원 개인들이 부담을 느꼈을 듯합니다. 여러 (후보)캠프에서 지지를 해줬으면 하는 요청이 많이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지방의회가 정치적 의견 표현을 넘어 대선 경선에 휩쓸려 다니는 모양새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후보 경선은 중반을 넘어서 혼란은 다소 줄어들겠지만 국민의힘은 후보자 압축에 들어가 지금부터가 시작입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지방의원들은 공천에 영향을 주는 국회의원과 지역위원장의 뜻을 따를 수밖에 없는 것이 문제로 지적됩니다.
[송광태/창원대 행정학과 교수 : "중앙 정치를 지방자치에 그대로 끌어들여서 중앙 정치의 구태가 지방자치를 흐리게 만든, 발전시키지 못하고 퇴행시키는 결과로 만들었습니다."]
지방의원들이 대선 경선에 휩쓸린 사이, 지역 주민과 지자체를 살피는 지방의회 본연의 임무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천현수입니다.
촬영기자:조형수
천현수 기자 (skypr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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