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해고 노동자 "'오징어 게임' 속 성기훈은 함께 살고자 했던 우리"

윤혜주 2021. 9. 28. 21:0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74년생 성기훈.

이창근 씨는 27일 페이스북에 '오징어 게임과 쌍용차 해고노동자, 그리고 함께 살자'라는 제목의 글을 한 편 올립니다.

해당 글에서 이 씨는 "오징어 게임에서 내가 주목하는 부분은 딱 하나, 왜 성기훈이 쌍용차 해고 노동자였냐는 것"이라며 "감독은 어떤 이유로 주인공을 쌍용차 해고노동자로 설정했을까였고, 그것으로부터 어떤 메시지를 주고자 했냐는 부분"이라고 적었습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창근 씨 "감독에게 감사 드린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속 성기훈 / 사진 = 넷플릭스 제공

74년생 성기훈. 그는 16년 차 해고 노동자입니다. 해고 이후 치킨 집을 차리고, 대리 기사를 전전하며 삶을 살아갑니다. 그러다 참여하게 된 게임이 바로 '오징어 게임'입니다. 10년 전, 드래곤모터스 소속 조립 노동자였던 기훈은 구조조정에 반대해 투쟁에 나섰으며, 이 과정에서 동료 한 명을 잃습니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 등장하는 성기훈이라는 인물은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를 연상케 합니다. 실제로 '오징어 게임'을 연출한 황동혁 감독은 화상 기자회견을 통해 "구조조정에 따른 대량해고와 파업, 이어지는 소송과 복직투쟁, 해고자 및 가족들의 극단적 선택까지 뉴스로 접하고 있었다"며 "중산층이던 평범한 노동자조차도 해고와 자영업의 실패로 가장 밑바닥까지 떨어질 수 있고,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걸 기훈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쌍용차 사태를 참고해 성기훈이라는 인물이 탄생한 겁니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속 성기훈 / 사진 = 넷플릭스 제공

드라마 속 '드래곤 모터스'에서 해고 당한 성기훈은 현실 속 쌍용자동차에서 해고 당한 이창근 씨로 치환됩니다.

이창근 씨는 27일 페이스북에 '오징어 게임과 쌍용차 해고노동자, 그리고 함께 살자'라는 제목의 글을 한 편 올립니다.

해당 글에서 이 씨는 "오징어 게임에서 내가 주목하는 부분은 딱 하나, 왜 성기훈이 쌍용차 해고 노동자였냐는 것"이라며 "감독은 어떤 이유로 주인공을 쌍용차 해고노동자로 설정했을까였고, 그것으로부터 어떤 메시지를 주고자 했냐는 부분"이라고 적었습니다. 그러면서 "궁금증은 사라지지 않았지만 커다란 위로를 받은 느낌"이라며 "감독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해고 노동자 성기훈(극중 이정재)은 나이 또한 74년생이니까 내 또래"라며 "쌍용차 해고자 2646명 가운데 한 명"이라고 전했습니다.또 "동료들의 삶이 그랬다. 30명이 넘는 해고자와 가족이 목숨을 끊고 죽었다. 성기훈이 자기 눈 앞에서 동료가 진압 경찰에 맞아 죽는 장면을 떠올리는 건 그래서 결코 비약이 아니"라고 덧붙였습니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포스터 / 사진 = 넷플릭스 제공

이 씨는 "성기훈은 얕은 수를 쓰지만 인간에 대한 존엄은 버리지 않는다"며 "극단의 상황, 목숨이 오가는 그 순간에도 연민과 연대와 도움과 격려를 잊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마지막 순간에도 성기훈은 돈 대신 사람을 택한다. 그리고 살자고 한다"며 "이 대목에서 감독의 생각을 읽었고 눈물이 났다"고 전했습니다. "감독이 이 드라마를 통해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이 외쳤던 '함께 살자'라는 말에 응답한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또 "극단적 상황에서 성기훈의 태도는 그 사람 본연의 본성이라기보다 그가 지나 온 가장 고통스러운 사회적 관계와 지점에서 그가 표현하는 사회 관계적 존재로서의 주장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렇게 해석하는 것이 오버가 아니라 당사자로서 충분히 생각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전했습니다.

끝으로 이 씨는 "감독에게 감사하는 얘기를 꼭 드리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 출연한 박해수, 이정재, 정호연 / 사진 = 넷플릭스 제공

'오징어 게임' 속 성기훈은 게임 설계자들을 향해 말합니다.

"난 말이 아니야. 사람이야. 그래서 궁금해, 너희들이 누군지. 어떻게 사람에게 이런 짓을 할 수 있는지"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 Copyright ⓒ MBN(www.mbn.co.kr)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MB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