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적]드론 택시
[경향신문]
인간은 서로 오고가고 주고받는 교통(交通)으로 문명을 일궈왔다. 문명 진화의 핵심 요소인 원활한 교통을 위해 인류가 교통수단의 발명·발전에 매달린 것은 당연했다. 땅 위의 기차와 자동차, 바다의 배, 하늘의 비행기는 그렇게 탄생했다. 우리 모두는 또 이렇게 교통하고 있다.
진정한 의미의 내연기관 자동차가 1885년 도로를 달렸다. 1903년에는 마침내 비행기가 하늘을 날았다. 자동차와 비행기가 나오자 인류는 또 다른 ‘교통의 꿈’을 꿨다. 자동차와 비행기의 특성을 융합한 ‘하늘을 나는 자동차’다. 20세기 초반엔 실제 비행기와 자동차를 형식적으로 덧붙인 ‘플라잉카’도 등장했다. 이후 과학기술 발전과 함께 하늘을 나는 교통수단은 우주관광 시대에 이르렀다. ‘비행기’를 넘어 다양한 특성의 ‘비행체’로까지 그 개념마저 확장됐다.
국토교통부가 28일 도심항공교통(UAM·Urban Air Mobility)의 향후 서비스 운용전략과 시나리오를 담은 ‘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 운용개념서 1.0’을 내놓았다. 드론과 택시를 융합한 이른바 ‘드론 택시’, ‘에어 택시’의 상용화를 위한 청사진이다. 4년 뒤인 2025년 도입해 기장이 조종하는 시기를 거쳐 2030년부터 원격조종, 2035년부터는 자율비행 방식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도심 곳곳에 수직이착륙장이 설치되고, 헬기와 비행구간이 겹치지 않도록 도심 고도 300~600m를 운항한다. SF영화처럼 자유롭게 다니는 건 아니고 특정 하늘길(항로)을 비행한다. 서울에서 인천까지 40㎞를 20분에 주파한다고 한다. 오는 11월엔 김포·인천공항~서울 도심 노선을 대상으로 실험도 예정됐다.
드론 택시는 출퇴근 시간의 도심 교통지옥 탈출을 기대하게 한다. 전국적으로 상용화할 경우 교통혁명이라 할 만하다. 물론 안전성 확보를 위한 기술 개발, 고가의 요금 등 난제도 많다. 대중교통수단으로 얼마나 자리 잡을지도 미지수다.
그럼에도 드론 택시는 지금 이 순간에도 인류의 영원한 ‘교통의 꿈’을 떠올리게 한다. 테슬라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는 실제 캡슐형 초고속열차 시스템인 ‘하이퍼루프(Hyperloop)’를 개발 중이다. 교통수단의 진화가 얼마나 이뤄질지 새삼 궁금하다.
도재기 논설위원 jaek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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