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본격화한 '대장동' 수사, 혼선 없이 공정하게 진행해야

2021. 9. 28.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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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검찰과 경찰이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의혹 수사를 본격화하고 있지만 효율성과 공정성 제고 등을 위한 방안 마련도 요구된다. 사진은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의 최대 주주 김만배씨가 지난 27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받기 위해 서울 용산경찰서로 들어서며 고개숙여 인사하는 장면이다. 연합뉴스

검찰과 경찰이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의혹 수사를 본격화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대장동 의혹을 수사 중인 경제범죄형사부의 수사인력을 증원해 사실상의 특별수사팀을 구성할 것이라고 한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도 관련 고발 사건을 경기남부경찰청에 배당해 수사에 착수토록 했다. 의혹이 전방위로 확산하는 데 비해 수사는 거북이걸음이라는 비판에 따른 것으로 본다. 수사가 계속 지연될 경우 관련자들의 도피와 증거인멸로 이어지며 진상규명이 난항에 처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온 터다. 실제 대장동 사업을 초기에 주도했던 남욱 변호사는 이미 미국으로 출국한 상태이다.

당초 대장동 의혹의 출발점은 사업을 주도한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가 어떻게 천문학적 수익을 거뒀는지, 이 과정에서 특혜가 작용했는지 여부였다. 이후 전직 대법관·특별검사 등 다수의 유력 법조인이 화천대유의 법률자문단으로 활동한 사실이 드러나며 의혹이 증폭됐다. 국민적 분노에 불을 지른 것은 화천대유에서 6년가량 일하다 퇴사한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 아들이 퇴직금으로 50억원을 받았다는 보도였다. 곽 의원 부자와 회사 측의 ‘산재 위로금’ 운운하는 해명은 공분을 더욱 키웠다. 이처럼 의혹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데도 검찰과 경찰은 계좌추적·압수수색 등 강제수사에 나서지 않아 수사에 미온적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검찰과 경찰이 수사팀을 확대하고 수사에 속도를 내는 것은 다행이나, 그래도 문제는 남는다. 수사권 조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신설의 여파로 수사를 총괄할 주체가 불확실해서다. 현재 검경은 물론 공수처에도 대장동 의혹과 관련된 고소·고발사건들이 접수돼 있는 상황이다. 수사 관할권을 두고 혼선과 중복이 불가피해 보인다. 수사의 효율성을 높이고, 공정성과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야당은 특별검사 도입을 요구하고 있지만 특검법의 국회 통과와 특검 임명에 소요될 시간을 생각하면 현실적이지 않다. 독립적 지위를 갖는 검찰 특별수사본부나 특임검사 도입 등은 검토해볼 만하다.

대선을 5개월여 앞둔 정치권은 대장동 의혹 수사의 향방이 선거 판도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정치적 파장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진실’이다. 수사기관의 과제는 의혹 관련자들이 실제로 무슨 일을 했고, 어떤 대가를 얻었으며, 그 과정은 적법했는지 낱낱이 파악해 시민 앞에 진실을 드러내는 데 있다. 검경은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로 한 점 의혹도 남기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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