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20% 물들면 '첫 단풍'..올해는 이틀 이상 지각

[앵커]

설악산 정상 부근이 빨갛게 물들었습니다. 산 정상에서부터 20% 정도가 물들면, 첫 단풍이라고 할 수 있고, 강원 설악산은 오늘(28일)이 그날일 걸로 예상이 됐었는데요. 이틀은 더 기다려야 할 걸로 보입니다. 전국의 다른 곳들도 비슷할 거라는데, 올해 단풍이 늦어진 이유를 조승현 기자가 자세히 전해드리겠습니다.

[기자]

오늘 아침, 설악산 정상 모습입니다.

우뚝 솟은 대청봉 아래 단풍이 붉게 타오릅니다.

현재 설악산 단풍은 정상에서 200m 정도 내려왔습니다.

100m만 더 내려오면 공식적인 '첫 단풍'으로 부르게 됩니다.

첫 단풍은 산 정상에서부터 20%가량 단풍이 들었을 때를 가리킵니다.

설악산은 최근 30년 평균으로는 9월 28일이면 첫 단풍이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적어도 이틀 이상 늦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평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온이 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루 중 최저기온이 5도 아래로 내려가야 단풍이 들기 시작하는데, 올해는 우리나라 주변에서 북태평양고기압이 오래 버티고 있습니다.

[반기성/케이웨더 예보센터장 : (북태평양고기압이) 우리나라 중부나 남부 쪽에 계속 걸치고 있거든요. 이렇게 되면 상층이 따뜻하다는 거거든요, 평년보다. 지상도 당연히 상층의 영향을 받으니까…]

장기적으로는 기후변화도 단풍 시기를 늦추고 있습니다.

국립수목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단풍 절정 시기는 연평균 0.4일씩 늦어졌습니다.

여름 기온이 1도 오르면 단풍 시기는 1.5일씩 늦어집니다.

이틀 뒤쯤 설악산에서 시작될 것으로 전망되는 올해 단풍은 하루 20~25km 씩 남쪽으로 내려갑니다.

땅끝인 전남 해남 두륜산의 단풍 시작 시기는 설악산보다 한 달 정도 늦습니다.

산의 80%가 단풍으로 물드는 절정은, 첫 단풍 2주 뒤쯤 나타납니다.

국립수목원은 단풍이 전국에 걸쳐 절정에 이르는 날도 올해는 지난해보다 3일 정도 늦어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화면제공 : 국립공원공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