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부 환경론자' 에너지연구원장, 연구원들 충격 빠뜨린 취임사
‘탄소 중립을 위한 그린뉴딜 추진 전략 수립’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정책 개발’ ‘화력발전과 원전 감축에 따른 정책 개발’….
지난 27일 에너지경제연구원장에 취임한 임춘택 신임 원장이 취임사에서 밝힌 연구원 운영 방향입니다. “정부의 에너지 정책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취임 일성처럼 현 정부와 코드를 맞추는 내용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지난 7월 임 신임 원장이 내부 출신 두 명과 함께 3배수 후보로 추천됐을 때부터 “결국엔 임 후보가 될 것”이라는 내정설이 파다했습니다. 노무현 정부 때인 2003~2005년 청와대 행정관으로 있었던 데다 현 정부에서도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원장을 지내고, 대통령직속 탄소중립위원회 에너지혁신분과장을 맡을 만큼 친정부 인사라는 점이 그 이유였습니다.
임 원장 취임을 두고 에경연 안팎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큽니다. ‘친정부 낙하산’이라는 비판은 어느 정부 때든 되풀이됐지만 이번에는 정도가 심하다는 겁니다. 에경연은 이름처럼 에너지 문제를 경제학 측면에서 연구하는 국책 연구 기관입니다. 1~3대 원장을 지낸 이회성 전 원장을 비롯해 경제학, 특히 자원경제학자들이 주로 원장을 맡아왔습니다. 하지만 임 원장은 학부와 석·박사 때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국방부와 국방과학연구소에서 오랜 기간 근무한 공학자 출신입니다. 청와대에서도 국가안보실에서 국방기획팀장으로 있었습니다. 이후 항공우주공학을 거쳐 원자력 분야까지 영역을 넓혔지만, 경제 분야에 대한 전문성은 검증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이달 중순 노조 차원에서 선임 반대 운동을 벌였던 에경연 내부는 뒤숭숭합니다. 한 에경연 출신 인사는 “정부 정책에 협조하겠다는 취임사를 접하고 충격 받은 연구원들이 많다더라”며 “이전 기관에서는 비정규직 박사들을 동원해 입맛에 맞는 보고서를 냈다는 얘기도 들었다”고 전했습니다.
에경연 홈페이지에는 설립 취지를 ‘우리나라 에너지·자원에 관한 정책 수립과 국민 경제 향상에 이바지하기 위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신임 원장에 대한 에경연 안팎의 우려가 기우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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