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K] 가장 완벽한 탈 것, 자전거면 충분하다

KBS 지역국 2021. 9. 28.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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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전주] 한의사 김길중 씨는 지난 4월부터 지금까지 일흔아홉 그루의 낙엽송을 심었습니다.

어떻게 가능했을까요.

김길중 씨는 매일, 조금 특별한 출근을 합니다.

[김길중/전주시 서신동 : "10년 정도 전부터 자전거로 출퇴근을 했고요. 자전거가 제일 편하고 제일 빠르고 그래요. 자유롭기도 하고."]

집에서 회사까지는 약 6킬로미터.

4주 동안 매일 자동차로 출근한다면 51킬로그램 가량의 온실가스를 배출할 거린데요.

30년생 낙엽송 세 그루가 일 년 내내 흡수해야 하는 양입니다.

[김길중/전주시 서신동 : "기후위기 시대에 기후재난이라고 표현을 하는데 우리가 할 수 없는 게 아니라고 생각이 돼요. 이를테면 이동하는데 상당한 탄소가 배출되는데 그런 것들을 줄일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이 있고, 제가 거기에 일정하게 기여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환경을 지킨다는 보람까지 챙기는 출근길이지만 누구나 자전거를 안전하게 타기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높습니다.

퇴근길은 자전거도로를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자전거는 도로교통법상 차량이기 때문에 맨 끝 차선 갓길로 달리는 게 원칙입니다.

다만 자전거 전용도로와 자전거 전용차로 자전거보행자 겸용도로와 자전거 우선도로가 있을 경우엔 이 네 가지 길을 이용해야 합니다.

갓길에 주차된 차량들이 많아 출발부터 쉽지 않습니다.

["법에 맞게 오려면 제가 방금 온 것처럼 와야 되는데 굉장히 위험하죠. 두 개 차로 중에 한 개 차로를 자동차들이 막고 있고…."]

인도 위 보행자자전거 겸용도로도 불편하긴 마찬가집니다.

["여기 보이시는 길은 보행자 겸용 자전거도로인데 굉장히 좁고 아까 사람하고 마주치기도 했는데 여기서 자전거가 다니기가 쉽지 않죠."]

조금 달리는가 싶더니 금세 다시 나타난 난관은 횡단보도입니다.

["자전거 횡단도가 있으면 자전거를 타고 건널 수 있고, 일반 횡단보도에서는 내려서 걷게 돼 있어요. 50m 간격으로 30m 간격으로 두 개가 연달아 있는데 그걸 내려서 다시 타고 한다는 게 말이 안 되죠."]

퇴근하는 동안 자전거를 다섯 번이나 끌고 걸어야 했고. 인도와 차도를 오르내리는 위험한 상황은 반복됐습니다.

[김길중/전주시 서신동 : "환경이 굉장히 열악합니다. 전주는 특히 도시 규모나 지형이나 여러 가지 볼 때 자전거로 충분히 (이동이) 가능한 곳이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실제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은 그렇다고 몸으로 느끼고 있는 거예요. 이 상태에서 길만 좀 제대로 닦여지고 한다면 충분히 (자전거 타는 사람이) 늘어날 수 있고…."]

자전거는 교통수단으로써 얼마나 경쟁력이 있을까요.

지난 14일 퇴근 시간에 흥미로운 실험이 진행됐습니다.

["1등은 승용차. (자전거가 당연히 1등이죠. 파이팅!)"]

전주시청에서 덕진광장까지 약 4킬로미터 구간.

일곱 팀 참가자가 승용차와 버스, 자전거로 각각 이동해 본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자전거가 1, 2, 3, 4, 5등으로 먼저 왔어. 날라 왔어."]

자동차와 견주어도 충분히 빠르고 특히 도로가 혼잡한 시간에는 더 효율적일 수 있다는 것.

문제는 인프라와 시민의식입니다.

[하갑주/전주시 호성동 : "출퇴근 시간이다 보니까 차들이 많고 특히 버스라든지 승용차들이 양보 운전을 하지 않고 자전거에 대해서 위협 운전을 하더라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전거는 기후 위기에서 도시를 구하는 가장 필요한 대안으로 꼽힙니다.

'자전거 출퇴근 챌린지' 등의 캠페인이 다양하게 시도되는 이윱니다.

[박이슬/전주지속가능발전협의회 팀장 : "지금 심각한 기후위기 상황에서도 친환경교통수단인 자전거를 이용하시게 되면 온실가스 감축에도 여러분들의 시민들의 힘으로 온실가스 감축을 이룰 수 있고…. 탄소중립을 해야 된다고 하고 있는데 가장 쉽고 빠르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자동차 대신 자전거를 이용하는 거라고 생각을 하고 있어요."]

날로 심각해지는 환경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자전거의 날, 세계 차 없는 날 등을 만들고 자전거 타기를 권하고 있지만 자전거를 교통수단으로 이용하는 인구는 여전히 적습니다.

[박이슬/전주지속가능발전협의회 팀장 : "자전거 수단분담률은 1.6%…. 자전거 타는 참여율이 굉장히 낮다고 볼 수가 있고, 시민들이 앞장서서 자전거를 많이 이용하고 자전거에 대한 도로라든지 이런 것들을 보수해 달라, 만들어 달라고 하는 요구들을 적극적으로 해야 된다고 생각을 하고 있어요."]

김길중 씨는 시내에서 거의 모든 이동을 자전거로 하고 있고 5개월 만에 일흔아홉 그루의 나무 심은 효과를 얻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탈 것은 자전거라 말하는 그.

도시 안에서의 이동이 자전거 하나로 충분한 세상을 오늘도 꿈꿉니다.

[김길중/전주시 서신동 : "자동차와 대중교통과 자전거가 조화를 이룰 수 있고 길을 나눠서 쓸 수 있는 도시가 된다면 도시를 효율적으로 쓸 수 있고 환경문제를 해결하거나 교통문제가 훨씬 더 좋아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도시가 만들어지면 좋겠습니다."]

KBS 지역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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