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핵심 공급망 우뚝, 대미투자 늘려 존재감 키우는 'K-배터리'

김위수 2021. 9. 28.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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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 미국에 4개 배터리공장
생산능력 연산 150GWh 규모로
미-중 무역갈등 국내 업계 호재
LG엔솔도 투자확대 7조원 달해
삼성SDI도 공장 설립 발표할 듯

국내 배터리 기업의 대미(對美) 투자 금액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전기차 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 중인 미국이 한국산 배터리에 대한 의존도를 높여가고 있기 때문이다.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전기차 산업에서 한국 배터리 기업의 역할은 점점 확고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SK이노베이션이 포드와의 배터리 합작법인에 약 5조10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해 SK측의 미국 투자금액은 총 8조원으로 늘어났다. SK이노베이션은 포드와 함께 짓는 배터리 공장 외에 조지아주에도 3조원을 투입해 1·2공장을 설립 중이다.

현재 계획된 투자금액인 8조여원은 SK그룹이 계획한 미국 배터리 사업 투자액을 이미 넘어선 수치다. 지난 2018년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SK 나이트' 행사에서 "앞으로 배터리 사업이 잘 되면 50억 달러 투자와 6000명 채용도 가능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번 투자로 SK이노베이션은 미국에 총 4개의 배터리 공장을 확보하게 된다. 조지아주 1·2공장과 포드와 함께 설립하는 테네시주·켄터키주 공장 등이다. 조지아주 1공장은 내년, 2공장은 오는 2023년 가동이 목표다. 포드와 합작공장 중 1개는 2025년에, 다른 1개는 2026년에 문을 열 계획이다. 모든 공장이 완공될 경우 SK이노베이션이 미국에서 확보할 수 있는 생산능력은 연산 150GWh에 달한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은 2025년까지 연산 200GWh 이상의 배터리 생산능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초과달성할 수 있을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의 공격적인 투자의 배경에는 전기차 시장의 급속한 성장이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1300만대에 불과했던 미국 전기차 시장은 오는 2025년 1680만대로 29% 확대될 전망이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팽창은 더 빠르다. 미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지난해 3만2061MWh에서 2025년 22만4538MWh로 7배 넘게 확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자동차 업체들은 전기차 시대를 준비하며 배터리의 안정적인 수급을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현재 전기차 배터리 주요 공급업체는 한·중·일 3국에 몰려있는데, 미중간 관계가 악화되며 미국 자동차 업체들은 중국 배터리 업체와는 거래가 어려운 상황이 됐다. 이같은 상황에서 미국 자동차 업체들은 우리나라 배터리사들과 유대관계를 형성하며 배터리 공급망 확보에 나서고 있다. 미중간 무역갈등이 국내 배터리 업계에는 기회가 된 셈이다.

미국 자동차 업체들의 움직임에 SK이노베이션을 포함한 국내 업체들의 현지 투자는 늘어나고 있다. 단독 배터리 공장 설립은 물론, 현지 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생산능력을 확대해가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외에 LG에너지솔루션도 미국 투자를 늘리고 있다. 총 투자금액은 7조원에 달한다. 현재 미시간주에 연 5GWh의 생산능력을 갖춘 배터리 공장을 가동 중이며, 미국 자동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과 설립한 합작법인 '얼티엄셀즈'를 통해 오하이오주와 테네시주에 각각 연 35GWh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여기에 더해 2025년까지 5조원을 투입해 연산 70GWh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미국 그린필드에 세운다는 계획이다.

삼성SDI도 조만간 미국 공장 설립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가장 유력한 후보지는 일리노이주가 지목된다. 미국 민주당 소속 딕 더빈 연방 상원의원은 지난달 삼성SDI와 일리노이주 노멀 지역에 배터리 공장을 짓는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삼성SDI 대표단이 일리노이주에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리노이주에 삼성SDI가 배터리를 공급하는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의 공장이 위치한 점이 눈에 띈다. 일리노이주에 삼성SDI 배터리 공장이 설립된다면 회사와 리비안의 협력관계가 더 공고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더빈 의원은 "아직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지만 우리는 삼성의 공장이 리비안 공장 바로 옆에 지어지기를 원한다"고 언급했다.김위수기자 withsu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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