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여주기' 맹탕국감서 민생 챙기는 정책국감으로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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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국회의 꽃인 국정감사가 내달 1일부터 막을 올린다.
여야간 정쟁이 치열해질 경우 '민생·정책' 국감이라는 본연의 목적은 사라진다.
신율 명지대 정외과 교수는 "매년 국감에서 여야의 구태는 되풀이되고 있지만 입법부가 행정부를 감시하는 수단이 점차 줄고 있다는 점에서 '국감 무용론'까지 나올 정도는 아니다"면서도 "고발사주 및 대장동 개발의혹은 국민적 관심이 적지 않지만 지나칠 경우 모든 민생이슈를 집어삼키는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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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인 대거 호출..호통과 면박주기 등 구태 우려
신율 교수 "의원 전문성 높아져야 정책국감 가능"
올해 국감은 내년 3월 차기 대선의 전초전이라는 점에서 여야간 대충돌이 예상된다. 실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각 상임위에서 유력 대선주자 검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민주당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관련해 이른바 ‘고발사주’ 의혹에 화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국민의힘 또한 이재명 경기지사의 ‘대장동 특혜개발’ 의혹을 철저히 따져묻겠다는 전략이다. 이와 관련해 여야 모두 해당 의혹과 관련한 핵심 증인과 참고인 신청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이다.
여야간 정쟁이 치열해질 경우 ‘민생·정책’ 국감이라는 본연의 목적은 사라진다. 대선 유불리를 놓고 여야의 강대강 대치전선이 유지될 경우 각 상임위의 국정감사장은 대선주자간 대리전으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 경우에 따라서는 여야 의원들의 고성과 항의가 넘쳐나면서 국감장이 파행되는 극심한 진통을 겪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병석 국회의장이 지난 1일 정기국회 개회사에서 “국민들은 국회가 분열과 갈등을 증폭시켜 국민통합을 어렵게 하는 정쟁의 장이 될까 우려한다”고 언급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또 ‘기업인 망신주기’ 국감이라는 구태의 재발 가능성도 우려된다. 코로나19라는 미증유의 위기 속에서 경영활동에 바쁜 기업인들을 지나치게 압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야는 당초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목적으로 실내 인원 최소화 등을 논의했지만 올해 역시 기업인들을 대거 호출했다. △소상공인·자영업자 보호 △대기업 갑질 근절 △직장내 괴롭힘 방지 등 국민적 관심사를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역대 국감 사례를 볼 때 전문성이 부족한 여야 의원들이 고압적 자세로 호통과 면박주기로 흐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해마다 되풀이돼온 국감 폐해를 시정하기 위해 합리적 제도 개선이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신율 명지대 정외과 교수는 “매년 국감에서 여야의 구태는 되풀이되고 있지만 입법부가 행정부를 감시하는 수단이 점차 줄고 있다는 점에서 ‘국감 무용론’까지 나올 정도는 아니다”면서도 “고발사주 및 대장동 개발의혹은 국민적 관심이 적지 않지만 지나칠 경우 모든 민생이슈를 집어삼키는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특히 “과거 정경유착이 심할 때는 재벌총수나 기업인들을 부르는 게 불가피했지만 과거보다 투명성이 커진 만큼 기업인 증인이나 참고인 출석 문제는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무엇보다 각 상임위 소속 의원들의 전문성이 높아져야 실속있는 정책국감이 가능하다. 이를 위해 여야 각당의 공천단계에서부터 해당 분야 전문성을 갖춘 인사를 다양하게 발굴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성곤 (skzer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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