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100m 떨어진 곳에서 '장송곡' 틀어.. 주민들 "화물연대 도 넘었다"

신정훈 기자 2021. 9. 28.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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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삼립 청주공장에서 불법집회를 이어가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동조합 화물연대가 28일 또다시 상식을 벗어난 행동을 해 청주시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50분쯤 청주흥덕경찰서 민원인 주차장에 화물연대 광양지부 차량이 장송곡을 틀며 소란을 벌였다.

28일 오후 SPC삼립 청주공장에서 불법집회를 벌이는 민노총 화물연대가 고등학교와 100m 거리도 안되는 청주흥덕경찰서 주차장에서 장송곡을 틀어 경찰관이 범칙금을 부과했다. 차량 뒤로 보이는 건물이 고등학교이다. /독자 제공

현장을 목격한 제보자는 “큰 스피커를 단 차량에서 느닷없이 장송곡이 흘러나왔는데 그 소리가 너무 커 불쾌했다”며 “당시 경찰서에는 일반 민원인도 많았는데 이게 무슨 짓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흥덕경찰서에서 100m도 안되는 곳에는 고등학교도 있어 학생들에게도 피해가 돌아갈 수 있었다. 당시 학교에서는 수업이 진행 중이었다.

충북경찰청 112상황실에도 이들에 대해 조치를 해달라는 신고가 6건 접수됐다.

소란이 지속되자 흥덕경찰서 상황실은 봉명지구대 경찰관들을 출동시켰다. 현장에 출동한 한 경찰관은 “화물연대 광양지부 차량에서 장송곡이 큰소리로 흘러나왔는데 인근에 고등학교도 있어 서둘러 조치를 해야 했다”며 “노조에서 데시벨(dB) 측정을 하라는데 이번 사안은 해당하지 않아 ‘인근 소란 행위’로 범칙금 3만원을 부과했다”고 말했다.

SPC삼립 청주공장 일원에서 불법집회를 이어가는 화물연대를 향한 청주 시민의 불만도 속속 터져 나오고 있다.

인근 유치원에 아이를 데려다 주던 한 학부모는 “청주에서 코로나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아 걱정인데 사람들이 여기저기 몰려 있어 불안하다”며 “아이들도 큰 노랫소리에 빨간 띠를 두르고 소리를 치는 어른들의 모습을 무서워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뉴스를 보니 더 큰 시위를 한다는데 이곳은 공장만 있는 곳도 아니고 아이들이 다니는 유치원과 어린이집도 있고, 주거지역도 있으니 제발 여기서 안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28일 충북에서 올해 최다 확진자가 발생해 비상이 걸렸다. 이날 화물연대가 집회를 열고 있는 충주에서 21명, 청주에서도 19명이 발생해 시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전날인 27일에는 청주지역 한 시민단체가 성명을 발표해 “청주 시민을 볼모로 하는 불법집회를 금지하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앞서 이들은 지난 23일 집회연장에서 노상방뇨에다 술판을 벌이는 등 무질서한 집회를 벌여 빈축을 사기도 했다.

화물연대는 오는 30일 SPC삼립 청주공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예고했다. 경찰은 최소 600명이 넘는 대규모 집회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흥덕구 전 지역은 집회금지 행정명령이 내려진 상태다. 경찰은 불법 집회인 만큼 엄정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화물연대는 전국 SPC 사업장에서 전면 파업을 하고 있다. 호남지역 물류 관련 증차와 배송노선 재조정 문제가 발단이 됐다. 파업 여파로 파리바게뜨 일부 가맹점은 영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 가맹점주들은 더는 피해가 없도록 불법 파업을 중단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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