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대화 언급' 3일 만에 또 미사일 도발.. 韓 반응 떠보기?
軍 "기존 미사일과 다른 패턴 보여"
金 노동당 대회서 개발 과업 언급
유화책 쓰다 강경 전환 동일 패턴
韓 관계개선 의지 떠보기 분석도
한·미 국방부, 방위태세 강화 합의
지난 7월 말 남북통신선을 복원한 지 며칠 만의 전격적인 가동 중단 선언 이후 다시 교착상태에 빠졌던 남북관계는 문재인 대통령의 유엔 총회 종전선언 제안과 김 부부장의 긍정적인 담화, 이날 단거리 미사일 추정 발사체 발사에 이르기까지 변화를 거듭해 왔다.
◆긍정 메시지 발산 사흘만의 도발… 신형 미사일 시험발사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군은 오늘(28일) 오전 6시40분쯤 북한 자강도 전천군 무평리 일대에서 동쪽으로 발사된 단거리 미사일 추정 발사체 1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현재까지 포착된 발사체의 특성을 고려해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 분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 직후 정부는 발빠르게 움직였다. NSC는 청와대에서 서훈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긴급 상임위회의를 오전 8시부터 1시간 15분 동안 개최했다. NSC 상임위는 “한반도의 정세 안정이 매우 긴요한 시기에 이루어진 발사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으며,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북한의 담화와 미사일 발사 상황을 종합적이며 면밀히 분석하여 대응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군 안팎에서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월 언급한 극초음속 활공체(HGV) 시험발사 가능성이 조심스레 제기된다. 김 위원장은 1월 5∼7일 노동당 제8차 대회에서 ‘가까운 기간 내에 극초음속 활공비행 전투부를 개발·도입할데 대한 과업’을 언급했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이번 발사가 극초음속 활공체일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한·미 군과 정보당국은 북한이 미사일을 쏘면 이를 탐지·추적해 과거 북한이 쐈던 미사일 관련 데이터를 기반으로 특성을 파악, 비행거리와 고도 등이 확인되면 이를 언론에 공개해왔다. 이날 한반도 중부지역에 한국 공군 E-737 공중조기경보통제기와 미군 RC-135W 신호정보정찰기가 나타났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미가 사전에 북한 미사일 발사 동향을 파악, 활발한 탐지·추적 활동을 벌인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상당한 정보가 수집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미 국방부는 27∼28일 서울에서 열린 제20차 한미통합국방협의체(KIDD)에서 북한의 최근 미사일 발사에 대해 논의하고, 전방위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동맹의 방위태세 강화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북한 “적대시 정책 철회” vs 국내 전문가들 “한·미 차분한 대응 필요”
북한의 엇갈린 행보가 이어지면서 향후 남북관계를 전망하는 시선도 여러 갈래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은 김여정 부부장 담화 이후 미사일 발사와 통신선 복원이라는 두 개의 카드를 가지고 이행 선후관계를 고민한 것 같다”며 “북한은 이번 미사일 발사를 통해 한국의 ‘이중잣대’ 철폐 여부에 대한 반응 테스트를 먼저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중잣대’는 한국이 연합훈련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개발을 평화목적이라고 언급하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도발로 규정한다는 북측의 주장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이 다시 김여정 부부장이나 다른 간부 명의로 담화를 발표해 한국의 ‘이중잣대’를 비난하면서 남북관계 회복이 지연될 가능성이 커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정 센터장은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시험발사에는 더 이상 ‘도발’로 간주하지 않고 차분하게 지켜보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박수찬, 김범수, 이도형 기자,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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