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다쇼크' 먼저 안 내부자들 주식 팔아 차익부터 챙겼다

정지우 입력 2021. 9. 28.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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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그룹(에버그란데) 임원들이 파산 위기가 외부로 드러나기 이전부터 자사 주식을 잇따라 팔거나 매각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나타났다.

헝다그룹 2대주주인 화인부동산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21일까지 헝다 주식 1억8890만주를 2억4650만홍콩달러에 매각한데 이어 나머지 지분 7억5110만주도 매각을 검토 중이다.

헝다 쉬자인 회장의 절친으로 알려진 리우란슝 화인부동산 회장 부부도 8월 말부터 2주 동안 헝다 주식 1억3800만주를 팔았다고 차이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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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투자자 폭락 전 매도
창업주 절친도 8월 말부터
2주간 1억3800만주 던져

【파이낸셜뉴스 베이징=정지우 특파원】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그룹(에버그란데) 임원들이 파산 위기가 외부로 드러나기 이전부터 자사 주식을 잇따라 팔거나 매각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나타났다. 거물급 외부 투자자들의 탈출도 진행됐다. 정보 독점 위치의 인사들의 도덕적 해이가 도마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사회 특성상 헝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이들에 대한 책임 추궁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8일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 등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수면 위에 등장한 헝다의 유동성 위기는 중국을 넘어 세계 금융시장을 흔들었고 파산설이 불거지며 헝다와 계열사의 주가 하락을 초래했다. 한 때 호재로 주가 반등도 있었지만 지속적인 추락은 막지 못했다. 이후에야 헝다에 투자했던 소액주주의 이탈도 시작됐다.

하지만 헝다 내부 임원은 이미 연초부터 헝다와 계열사 주식 보유분을 줄여 나갔다. 샤하이쥔 헝다 부회장은 지난 8월11일은 헝다자동차 주식 300만주와 헝다부동산 주식 1000만주 등 1억1600만홍콩달러(약 176억원)를 순매도했다. 이때는 헝다 고위 간부들이 중국 당국에게 웨탄(예약면담) 형식으로 불려나가 경고를 받기도 전이다.

헝다 전무이사 겸 헝다 홍콩회사 총경리인 황시엔귀는 올해 1월 보유 중인 헝다 스톡옵션을 헝다 주식 530만주와 맞교환한 뒤 같은 날 장내에서 300만주를 즉시 내다팔아 4806만홍콩달러를 챙겼다.

헝다 창업자 쉬자인의 비서로 오랫동안 일한 또 다른 전무이사 스쥔핑은 지난 5월~7월 사이 가지고 있던 헝다 주식 1010만주에 해당하는 옵션을 6차례에 걸쳐 줄였다. 평균 가격은 15.99홍콩달러로, 모두 합치면 5758만홍콩달러 상당이다. 그는 현재 650만주의 헝다 옵션을 보유 중이다.

헝다 독립 비상임이사인 허치 역시 2020년부터 올해까지 헝다 주식 60만주를 7차례에 걸쳐 내다 팔아 3분의 1로 줄였다. 이를 통해 389만홍콩달러의 차익을 거뒀다.

헝다 계열사 임원의 패턴도 유사했다. 헝다자동차 총재 겸 부회장은 한 때 300만주가 넘었던 헝다 주식을 매각해 55만주까지 감소시켰고 헝다자동차 이사장 샤오언은 212만주를 정리해 2418만홍콩달러를 현금으로 만들었다.

헝다그룹 2대주주인 화인부동산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21일까지 헝다 주식 1억8890만주를 2억4650만홍콩달러에 매각한데 이어 나머지 지분 7억5110만주도 매각을 검토 중이다. 헝다 쉬자인 회장의 절친으로 알려진 리우란슝 화인부동산 회장 부부도 8월 말부터 2주 동안 헝다 주식 1억3800만주를 팔았다고 차이신은 전했다. 헝다의 유동성 위기에도 쉬 회장은 400~500억위안(약 9조1000억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당국은 파산 위기에 몰린 자국 기업을 회생시키는 과정에서 일부 기업은 국유하고 또 다른 일부는 민영기업에 매각하는 방식을 자주 사용한다. 다만 경영진에 대한 처벌과 교체를 병행하는 사례도 있다. 시장에 경고를 주기 위한 목적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달 초 중앙재정경제위원회 회의를 열고 중대 금유 리스크 예방과 함께 금융 부패 처벌을 지시했다. 중국 사정·감찰기구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지난 17일 논평에서 "금융 부패는 여전히 증가하고 정치·경제적 문제와 얽혀 있으며 연루 금액이 높다"고 경고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26일 중앙기율위가 25개 금융 감독기관과 국유 금융기업에 대한 대대적인 감사에 착수했다면서 헝다그룹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고조된 이후 나온 조치라고 이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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