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대-법조·서강대-정치 '거미줄'..政學法 3맥, 8,500억 챙겼다

조권형 기자 2021. 9. 28.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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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천대유, '일확천금' 인맥지도
성대 84학번 김만배, 언론사 경력 발판..법조인 자문단 구성
서강대 출신 남욱은 성남개발공사 등과 연결 개발 추진 나서
두축으로 이어진 인맥, 앞으로 2,200억 분양매출이익도 예상
화천대유자산관리의 최대주주 김만배 씨가 지난 27일 오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받기 위해 서울 용산경찰서로 들어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서울경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대장동 개발의 특혜 의혹 실체를 두고 “장님 코끼리 만지는 것과 같다”고 규정했다. 뭔가 거대한 게 있는 것은 같은데 하나둘 공개되는 실마리들이 장님이 코끼리 만지듯 여러 모양이라는 것이다. 다만 관통하는 실체 하나는 있다. 학연을 토대로 해 정치·법조계 등의 꽉 짜여진 그들만의 은밀한 네트워크는 화천대유를 고리로 형성됐고 8,000억 원 이상의 이득을 챙겼다는 사실이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대장동 개발 시행사인 화천대유는 성균관대·서강대 출신이 두 축으로 포진한 가운데 각자의 인맥으로 지자체·정치권과 법조계로 뻗어나갔다.

먼저 학맥의 중심에는 성균관대와 서강대가 있다. 화천대유 소유주인 김만배 회장은 성균관대 84학번이다. 이성문 화천대유 대표와 이한성 천화동인1호 대표, 특수목적법인(SPC) 성남의뜰의 고재환 대표도 모두 성균관대를 나왔다. 이성문 대표는 변호사 출신으로 행담휴게소를 운영하는 행담오션파크 대표를 지냈다. 고 대표는 채권추심변호사로 활동한 바 있다.

화천동인4호 소유주인 남욱 전 법무법인 강남 변호사와 화천동인 5호 소유주인 정영학 회계사 등은 서강대 출신이다. 남 변호사는 지난 2012년께 대장동 민간 개발을 추진하던 판교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를 이끌었다. 정 회계사도 당시 한 팀으로 활동했다. 남 변호사는 이번 대장동 사업에서 킨앤파트너스로부터 초기 사업 자금 약 300억 원을 끌어오는 역할을 했다.

이들은 학맥을 통해 지자체·정치권 인사들과 연결됐다. 김 회장은 이한성 대표를 성균관대 동문 모임에서 만나 알고 지내다 영입했다. 이한성 대표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보좌관을 지냈다. 이 전 부지사는 2018년 지방선거 때 이재명 캠프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았다.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의 아들이 ‘퇴직금 50억 원’ 논란에 휩싸인 배경에도 김 회장이 있다. 김 회장은 곽 의원의 성균관대 후배로 곽 의원에게 화천대유 구인 소식을 전했다. 화천대유 측인 이성문 대표와 남 변호사, 정 회계사 등은 2016~2019년 곽 의원에게 2,500만 원을 후원하기도 했다.

남 변호사는 성남시 주요 인물인 유동규 당시 성남시설관리공단 기획본부장과의 연결 고리다. 유 본부장이 2012년 대장동을 민관 공동 개발로 전환할 때 민간 파트너로 남 변호사가 등장한 것이다. 유 본부장은 정자동 한솔5단지 리모델링 추진위원장 출신으로 이재명 경기지사가 성남 시장에 출마할 때 지지 선언을 했다.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 뒤에는 기획본부장을 맡았다. 남 변호사는 서강대 후배인 정모 변호사에게 성남도시개발공사 취업을 주선하기도 했다. 정 변호사는 이후 전략사업실 투자사업팀장으로 대장동 사업자 선정 과정에 참여한다. 또 최근 성남도시개발공사를 퇴직한 뒤에는 유 전 본부장과 동업하고 있다.

화천대유의 화려한 법조인 고문·자문단은 김 회장의 인연으로 꾸려졌다. 그는 권순일 전 대법관과 강찬우 전 수원지검장, 박영수 전 특별검사를 비롯해 최순실 씨 변호인 이경재 변호사를 고문으로 영입했다.

일부 법조인은 남 변호사와도 관계가 있어 주목된다. 남 변호사는 대장동 개발에 민간 업체가 참여할 수 있도록 정치권에 로비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강 전 지검장과 박 전 특검이 각각 수사책임자와 변호인이었다.

한편 화천대유 측은 대장동 택지 개발 및 분양 사업으로 8,500억 원의 이익을 거둘 것으로 추산된다. 화천대유는 앞으로 2,200억 원의 분양 매출 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화천대유는 지난해까지 분양 매출 이익을 2,352억 원 거뒀으며 화천대유와 천화동인 1~7호는 지난 3년간 배당금 4,040억 원을 받았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원주민이 ‘울며 겨자먹기’로 떠나야 했던 대장동에는 최근 분양 돈벼락이 다시 쏟아졌다”며 “대장동의 몸통이 누구인지 특검으로 가려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권형 기자 buzz@sedaily.com김남균 기자 sou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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