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은행 못가는 저신용자 '대출의 덫'.. 대부업 돌려막기 폭증
대부업 상위 20곳 신규대출 급증
이중 63%가 법정 최고금리 적용
1인당 대출규모도 2년새 100%↑
비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액 4조
1금융권 대출 조이자 풍선효과
2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대부업 대출은 2년 반 동안 지속적으로 오름세다.
올해 상반기 대부업 상위 20개사의 신규대출 취급액은 1조4632억7143만원으로 집계됐다. 2019년 1조9404억2000만원에서 2020년 2조1426억2290만원으로 10% 불어난 것에 견줘 증가세가 가파르다. 업계에서는 지금 같은 추세라면 올해 말 36.5% 정도 늘어난 2조9265억4286만원으로 3조원대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대부업 대출 중 ‘타 대출 상환’ 목적의 대출금이 급증하고 있어 우려된다.
20개 대부업체가 올해 상반기 ‘대환대출’ 목적으로 빌려준 금액은 1904억4348만원에 달했다. 반기 만에 지난해 1년 동안의 대환대출금인 2062억111만원에 육박했다. 2019년 1292억880만원을 넘어선 지 오래다. 대환대출 목적 대부업 대출은 지난해 60% 늘었고,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에는 85% 넘게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금융기관별로 사정이 다르다. 예금은행에서는 2분기 12조4000억원이 늘어 지난 1분기 증가액(18조7000억원)보다 되레 줄어들었다.
반면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은 같은 기간 5조6000억원에서 9조1000억원으로 급증했다. 기타금융기관의 경우는 10조5000억원에서 17조1000억원으로 증가폭이 더 컸다. 기타금융기관은 보험회사, 연금기금, 여신전문회사, 공적금융기관, 기타금융중개회사 등이 포함돼 있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조이기에 나서면서 예금은행에서는 대출 증가 억제 효과가 나타난 셈이다. 그렇지만 이렇게 줄어든 수요 만큼 제2금융기관, 나아가서는 대부업 등 고금리 금융기관의 대출이 늘어나는 ‘풍선효과’가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한편 코로나19로 인한 불황이 장기화하며 신용카드 일시불로 물건을 산 후 대금의 일부를 먼저 결제하고 나머지는 나중에 갚는 리볼빙 서비스 이용금액도 6조원에 육박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8개 전업카드사의 리볼빙 이월잔액(결제일에 다갚지 않아 다음 달로 넘어간 채권 규모)은 5조8157억원이었다. 리볼빙은 못 갚은 결제대금을 연체 없이 상환 연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높은 이자를 부담해야 한다.
조희연, 김준영 기자 ch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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