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해양 선도해온 부·울·경..탄소중립 항로도 먼저 열것"

이진우,배한철,김기철,박동민,서대현,최승균,우성덕,최승진,김형주 2021. 9. 28.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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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달리 英로이드선급 대표
발전된 산업·인프라 활용하면
탄소중립 글로벌 중심지 도약
도이치 프라운호퍼硏 본부장
재생에너지 대대적 확대 필요
저탄소 수소의 중요성 커질것
현오석 前 경제부총리
ESG원칙 지키며 위기에 대응
더 강력한 녹색경제 구축해야

◆ 2021 세계지식포럼 부산 / 탄소중립 시대 생존전략 ◆

매경미디어그룹이 28일 부산 해운대 파라다이스호텔에서 `탄소 중립 시대의 생존전략`이라는 주제로 `2021 세계지식포럼 부산`을 개최했다. 현오석 전 경제부총리(GS그룹 ESG위원장)가 `녹색회복과 ESG`라는 제목으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부산 = 김호영 기자]
"부산·울산·경남은 세계 조선해양 산업을 선도해온 지역입니다. 조선해양 산업이 '탄소제로 시대'로 가는 항로도 여기에서 시작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부울경의 발전된 산업과 인프라스트럭처를 활용하면 충분히 탄소중립 산업의 중심지가 될 수 있습니다."

마크 달리 영국 로이드선급협회 조선해양 총괄대표는 28일 부산 해운대 파라다이스 호텔에서 열린 '2021 세계지식포럼 부산'에서 이같이 말했다. 부산의 항만, 울산·경남의 세계적인 조선소가 이끌어온 동남권 조선업 인프라가 세계 조선해양 업계의 핵심 과제로 떠오른 탄소중립에서도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달리 대표는 '탄소 중립의 글로벌 조망'을 주제로 한 세션 발표에서 코앞으로 다가온 녹색경제 시대에 해양 산업이 탈탄소화를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박연료에 신재생에너지를 도입하기 위한 경쟁이 시작됐고, 탄소 배출 최소화를 위한 디지털화가 급진전되는 상황에서 세계 물동량 90%를 책임지는 해양 산업이 탄소중립을 이끌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는 것이다.

달리 대표는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부울경에 밀집된 해양 기업들과 다른 산업 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현재 로이드선급협회를 포함한 많은 기업이 스마트십 플랫폼에 대한 기준을 만들고 울산에 스마트십 컨트롤센터를 세우기 위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라며 "과거에 한국 주요 조선사들이 각각 막대한 투자를 해 개별적으로 액화천연가스(LNG) 시스템을 개발한 적이 있는데 탄소제로 여정으로 갈 때는 협력을 통해 발 빠르게 움직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달리 대표는 "탄소 절감은 당국의 규제를 충족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기업의 사업적 이익을 위해서도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며 "지난 1년을 돌아보면 정부가 제시한 기한보다 앞당겨 탄소제로 선박을 띄우겠다고 기업이 발표하는 등 자발적으로 정부 규제를 상회하려는 해운업계의 노력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탄소중립 기회를 잡지 못하면 선진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모두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크리스티안 도이치 독일 프라운호퍼연구소 에너지부문 본부장은 "미래에는 철강 산업 등에서 탄소발자국이 점점 중요해질 것"이라며 "유럽 시장에서는 관련 요건이 강화되고 있고 공정한 경쟁 차원에서 해외 수출 업체들에도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철강 제품의 유럽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 기업들도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얘기다.

도이치 본부장은 "(세계 트렌드를 보면) 중장기적으로 탄소중립이 절대적인 목표"라며 "재생에너지는 이산화탄소 감축을 통한 기후목표 달성 차원에서 효율적이고 경쟁력 있는 에너지원으로 향후 지속적이고 대대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기 분야와 난방 분야를 연계하거나 모빌리티 분야와 철강, 화학, 비료 등 다른 산업생산 분야를 서로 연계하는 것은 산업 분야에서 영구적인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을 위해 중요하다"며 "재생에너지 중에서도 수소가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도이치 본부장은 "수소는 항공, 선박, 대형트럭 등 모빌리티뿐만 아니라 철강생산 등 산업 분야에도 적용된다"며 "세계 무역시장에서 저탄소수소(low-carbon hydrogen)는 중요한 거래 상품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산은 수소선박과 항만 활용 산업, 울산은 수소생산과 모빌리티, 경남은 연구기관 집적화와 수소 전주기 소재부품 기계설비가 강점으로 부각되고 있어 '수소 경제'의 발 빠른 성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현오석 전 경제부총리도 기후위기에 따른 '녹색회복'에 대한 중요성을 언급했다. 현 전 부총리는 이날 '녹색회복과 ESG: 우리가 지향해야 하는 트렌드'라는 주제로 한 기조연설에서 "보다 지속가능하고 포용적인 회복을 위해서는 코로나19 위기를 기회 삼아 더욱 강력한 녹색경제와 기후탄력적 경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IMF에서는 2050년까지 탄소배출 제로에 대한 분석을 진행한 결과 탄소세와 녹색투자 부양책의 정책조합을 통해 향후 15년간 전 세계 GDP를 약 0.7% 정도 증가시키고 2027년까지 1200만개의 신규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는 보고서를 냈다"며 강력한 정책 추진의 필요성을 부연했다.

현 전 부총리는 "정부는 녹색회복을 위해 그린뉴딜, 디지털뉴딜, 강력한 사회안전망이라는 세 개의 주요 축으로 하는 한국판 뉴딜정책을 발표해 추진 중"이라며 "2050년까지 탄소배출 제로 달성을 목표로 재생에너지, 전기차 충전시설 구축 등 에너지 효율성 증대를 위한 에너지 인프라 투자 등이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특히 현 전 부총리는 "녹색회복 맥락에서 환경, 사회, 지배구조 이슈인 ESG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며 "코로나19로 야기된 도전에 맞서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우리 모두가 ESG 원칙을 바탕으로 기후위기 문제에 모멘텀을 지속한다면 청정하고 지속가능한 미래가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부산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열린 2021년 세계지식포럼 부산 행사에는 박형준 부산시장, 장인화 부산상공회의소 회장, 김지완 BNK금융그룹 회장, 이명호 한국예탁결제원 사장, 최금식 부산조선해양기자재공업협동조합 이사장 등 부산지역 관계·경제계 인사가 대거 참석했다.

[기획취재팀 = 이진우 산업부장 겸 지식부장(팀장) / 배한철 영남본부장 / 김기철 기자 / 박동민 기자 / 서대현 기자 / 최승균 기자 / 우성덕 기자 / 최승진 기자 / 김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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