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대세 박민지, 리디아 고 이민지와 대결에서 '인생의 문제' 실마리 찾을까
[스포츠경향]
올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6승을 거두며 ‘대세’로 떠오른 박민지(22)가 중대한 무대에 선다. 독주하던 전반기 상승세에 가속도를 붙일지, 또한 향후 해외무대로 나가 경쟁할 수 있을지를 시험해 볼 수 있는 기회다.
박민지는 30일부터 경기도 포천 아도니스CC(파71·6496야드)에서 나흘간 열리는 KLPGA 투어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에서 국내외의 쟁쟁한 강자들과 우승을 다툰다. 하나금융그룹이 후원하는 교포선수들인 이민지(호주), 예리미 노(미국)와 올림픽 골프 2연속 메달리스트인 전 세계 1위 리디아 고(뉴질랜드) 외에 국내 투어 강자들인 장하나, 최혜진, 유해란, 박현경, 이다연, 오지현 등이 그가 맞서야할 상대들이다.
박민지는 우선 KLPGA 투어에서 상금, 대상 등 주요부문 타이틀을 지켜야 한다. 하나금융그룹이 미국 LPGA 투어와 결별하고 2019년 창설한 이 대회는 상금규모가 국내대회 중 가장 크다. 한국여자오픈(12억원)과 한화클래식(14억원)을 넘는 총상금 15억원에 우승상금도 2억 7000만원에 달한다.
KLPGA 투어 한 시즌 상금 신기록인 13억 3330만원으로 1위를 달리고 있는 박민지가 우승하면 15억원을 넘어 당분간 누구도 넘보기 힘든 철벽을 쌓게 된다. 하지만 2위 장하나(7억 9992만원)가 우승한다면 둘의 간격은 3억원 안팎으로 바짝 좁혀진다. 7억원대 상금을 쌓은 3~5위 이다연, 박현경, 임희정 중 누가 우승하더라도 상금왕 경쟁은 요동치게 된다.
대상 포인트에서는 이미 장하나에게 턱밑까지 추격당한 상태다. 2주 전 대회 출전을 준비하다 허리근육이 뭉치는 증상으로 휴식을 취해온 박민지는 지난주 장하나가 톱10 진입에 실패하는 바람에 다행히 대상 포인트 1위를 지킬 수 있었다.
LPGA 투어 16승을 거둔 골프 천재 리디아 고(세계 6위), 올해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첫 메이저 타이틀을 거머쥔 이민지(세계 9위), 에비앙 챔피언십과 AIG 위민스 오픈에서 우승을 다투었던 ‘무서운 신예’ 예리미 노(세계 31위)와의 대결도 흥미롭다.
해외파 선배들로부터 미국 무대 도전을 권유받고 있는 국내선수의 간판으로서 세계 정상급 교포선수들과의 경쟁은 자신의 위치를 가늠하고, 향후 진로를 결정하는데 참고할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다. 해외 진출 이야기에 “인생의 문제”라며 고민하고 있는 세계 16위 박민지는 이 대회를 앞두고 “잘하는 선수들과 같이 플레이하고 경쟁하게 돼서 정말 기쁘다. 세계 무대에서 뛰는 선수들에게 배울 점도 많을 것이고, 좋은 경험이 될 거라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코로나 19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해외교포 중심으로 외국 국적선수가 출전하게 되면서 이들과 국내 강호들의 자존심 대결이 볼만하게 됐다. 레이디스 아시아투어를 겸하는 이 대회에는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국적의 유망주들도 대거 출전하고 아시아권 20여개국에 생중계 된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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