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물류에 힘 싣는 KT, 전자상거래 업체와 잇달아 협력

이현승 기자 2021. 9. 2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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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계열사 '롤랩' 유증에 신선식품 물류 스타트업 참여
AI 기업 도약 선포..물류 효율화 솔루션 구축 포석
작년부터 메쉬·GS리테일·현대百 등과 잇달아 MOU

디지털 플랫폼 기업(Digital Platform Company·DIGICO)으로의 전환을 선언한 KT(030200)가 작년부터 이커머스(전자상거래) 관련 기업과 잇달아 물류 협력을 강화 하고 있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물류 최적화 솔루션 구축에 방점이 찍혀있는데, 이 분야의 선두기업이 없어 유통업계에선 KT의 행보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KT는 지난달 AI 플랫폼 기반 물류 사업을 전담할 계열사 롤랩을 설립했다. 롤랩은 이달 10일 222억4500만원 규모의 3자 배정 유상증자를 했다. 눈에 띄는 것은 유상증자에 모회사인 KT 뿐 아니라 2018년 설립된 신선식품 전문 물류대행 스타트업 팀프레시가 참여했다는 점이다.

2020년 8월 7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KT스퀘어에서 KT가 개최한 '인공지능·디지털혁신 데이'에서 구현모 대표이사가 발언하고 있다. / KT 제공

팀프레시는 22억4500만원을 투자한 데 이어, 이 회사의 이성일 대표가 롤랩 사내이사에, 정길종 최고재무관리자(CFO)는 감사에 이름을 올렸다. 양사의 협업 배경에 대해 팀프레시는 “데이터 기반 물류 플랫폼을 준비중인 KT와 콜드체인 (Cold chain·저온 유통 체계) 물류 잠재력을 보유한 팀프레시가 물류 시장 내 디지털 전환을 선도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팀프레시는 신선식품 새벽배송을 대행해주는 업체로, 설립 2년 만인 지난해 매출이 300억원을 넘었을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다. 이 회사는 냉장탑차 150대와 냉장·냉동 시설을 갖춘 6600㎡(약 2000평) 규모의 물류센터를 가지고 신선식품 판매업체를 대신해 제품을 직접 배송해주고, 풀필먼트(상품 보관·포장, 출하, 배송 등 일괄 처리) 전반을 대행해주기도 한다. 주요 고객사는 마켓컬리, 오아시스마켓, 사러가 등이다.

팀프레시 배송 차량. / 팀프레시 제공

KT는 통신에 쏠려있는 수익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해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이런 첨단 기술을 고도화해 실제 적용할 수 있는 분야 중 하나가 물류다. KT는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디지털 물류사업을 위한 화물운송업 및 화물운송주선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물류 효율화 솔루션은 소비자가 제품을 주문해 받아보기까지의 운송 경로와 운행 일정을 최적화 해, 배송시간과 비용을 줄이고 차량이 내뿜는 유해가스도 감축시키는 것을 말한다. 유통업계 화두인 ‘빠른 배송’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모두 잡을 수 있는 병기(兵機)이지만, 뚜렷한 선두업체는 없다. 기존 운송 데이터에 실시간 교통상황, 화물량, 물류센터별 인수시간, 화물차 크기, 도로 상태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AI, 빅데이터 등 최신 기술이 집적돼야 한다.

KT는 작년부터 유통기업과 물류 협력을 강화하며 솔루션을 고도화하고 시범 서비스를 진행해왔다. 작년 6월 IT 기반 종합 물류 브랜드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고객사 중심의 IT 인프라 기반 종합 물류 업무처리 아웃소싱(BPO·Business Process Outsourcing)을 제공하기로 했다. 그해 12월 KT 공식 온라인몰 KT샵에서 고객이 휴대폰을 주문하면 부릉의 이륜차 배달기사가 가까운 대리점에서 1시간 내 배송하는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작년 11월 KT는 GS리테일(007070)과 MOU를 맺고 두달 간 고양·제주 물류센터에서 AI 물류 최적화 플랫폼을 시범 서비스 했다. GS리테일은 편의점 GS25, 슈퍼마켓 GS더프레시 등 전국에 1만5000여개의 점포망을 보유하고 있어 플랫폼을 테스트 하기에 적합한 협력사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엔 현대백화점(069960)그룹과 손잡고 기존 배송 데이터를 기반으로 가장 효율적인 배송 경로를 설계하는 디지털 혁신을 추진하기로 했다.

KT가 최근 유통사와의 협업이 잦은 이유는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어서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미국 시장조사업체 이마케터 자료를 활용해 올해 초 발간한 글로벌 이커머스 리포트에 따르면 작년 한국의 이커머스 매출은 1041억달러(123조원)로 전년 대비 20% 증가했다. 시장 규모는 중국, 미국, 영국, 일본에 이어 세계 5위다.

주요 이커머스 업체 중에서는 쿠팡이 배송차량인 쿠팡카에 AI 기술을 적용해 최적의 동선을 안내하도록 하고 있으며 내부적으로 기술을 계속 고도화 하는 단계다. 땅이 좁고 아파트, 주택, 오피스텔 등 다양한 주거 시설이 모여있는 한국은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교통 혼잡이 심해 이동 동선 효율화 수요가 높다. KT 측은 팀프레시 등 유통사와의 협업에 대해 “그동안 축적해온 5G·AI·자율주행 관련 사업 역량과 인프라를 기반으로 스마트 물류 분야에서 시너지를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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