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석탄 부족해 전력난.. 한국 가을 하늘은 맑아졌다

이경은 기자 입력 2021. 9. 28. 16:59 수정 2021. 9. 28.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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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전력난으로 중국 공장들이 멈춰선 요즘, 서울 하늘은 맑고 푸른 가을 날씨를 되찾았다. 사진은 지난 26일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놀고 있는 어린이들./연합뉴스

“요즘 왜 이렇게 가을 하늘이 맑고 푸른 건가요?”

“회색 하늘만 보다가 파란 하늘을 보니 너무 좋아요.”

긴 추석 연휴 이후 친목 카페마다 청명한 가을 하늘 사진들이 연일 올라오고 있다. 자출족(자전거 출근족)이라는 밝힌 한 네티즌은 지난 27일 “원래 이맘때는 미세먼지 가득한 우중충한 날씨가 대부분인데 올해는 제대로 가을 날씨를 만끽할 수 있어 감사하다”면서 게시판에 가을 하늘 사진 7장을 올렸다.

40대 주부 이모씨는 “매일 확인하던 미세먼지 어플을 안 본 지 오래 됐다, 코로나로 갇혀 있어 답답하지만 공기가 맑으니 기분까지 좋아진다”면서 가을 하늘 사진을 동네 카페에 공유했다. 또다른 주부 김모씨는 “미세먼지 때문에 이민까지 생각했었는데 요즘 가을 하늘을 보면 정말 상쾌하다”면서 “이대로 쭉 높고 맑은 가을 하늘을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중국 산시성 허진에 위치한 화력 발전소. 호주와의 무역 갈등으로 중국 정부는 호주산 석탄 수입을 금지했고 10년래 최악의 전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전력난으로 중국 공장들이 멈춰서고 제품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연말 크리스마스 소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연합뉴스

일부 네티즌들은 추석 이후에도 이어지고 있는 한국의 맑은 가을 하늘 원인을 ‘세계의 공장’인 중국의 심각한 전력난에서 찾고 있다. 최근 중국은 광범위한 지역에서 심각한 전력 부족을 겪으면서 산업 시설 가동이 중단되고, 가정용 전기가 끊어지고 가로등과 신호등까지 꺼지는 우려스러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은 전력 생산의 60%를 석탄 화력에 의존한다. 그런데 수입 석탄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던 호주와 코로나 기원을 놓고 외교 갈등을 빚으면서 문제가 생겼다. 중국은 급기야 호주산 석탄 수입을 금지했는데, 경기 회복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발전용 석탄 공급 부족에 직면한 것이다. 블룸버그는 중국이 대체 수입원을 찾지 못해 석탄 부족으로 전력난이 발생했고, 공장과 일반 가정이 타격을 받기 시작했다고 지난 27일 보도했다.

9월 28일 조선일보 기사 일부. 사진은 지난 23일 갑작스러운 정전으로 교차로 신호등이 꺼지면서 차량들이 도로에 뒤엉켜있는 중국 선양시 모습이다. 기사는 애플에 납품하는 외국 공장 비롯해 장쑤성 포스코 공장도 가동을 중단했다는 내용./조선닷컴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28일 “중국의 전력난은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올해는 심각한 고온 현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공장 가동률이 회복하고 석탄과 천연가스 가격 급등이 동반되면서 더 심각한 전력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전 연구원은 이어 “중국 현지에서는 국경절(10월 1~7일) 연휴 이후 다소 전력난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시진핑 주석의 친환경 에너지 정책과 발전용 석탄 가격 상승으로 발전소는 생산을 늘릴수록 적자가 확대되는 구간이어서 구조적인 해결은 어려워진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은 내년 2월 베이징에서 열리는 동계 올림픽 때 전세계에 베이징의 푸른 하늘을 전세계에 보여주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친환경 저탄소 경제의 성과로 맑은 하늘을 과시하려는 것이다.

청명한 가을 하늘. 사진은 지난 27일 전북 김제시 벽골제 제방./뉴시스

전세계 주요 투자은행들은 전력난으로 공장 가동 중단 사태를 맞고 있는 중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속속 하향 조정하고 있다.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가 27일(현지시간) 올해 중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8.2%에서 7.8%로 하향 조정했고 노무라증권 역시 지난 24일 중국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8.2%에서 7.7%로 내렸다. 모건스탠리도 정전에 따른 생산 감축이 올해 내내 지속한다면 4분기 성장률을 1% 포인트 끌어내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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