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마 화장품 잡아라"..아모레·LG생건 '한판 승부'

차지현 2021. 9. 28.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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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라인업 확대 등 더마 역량 강화
국내 더마 화장품 시장 1조원 돌파 예상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좌)과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우).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약국 화장품'으로 불리는 더마 화장품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양사는 더마 화장품 관련 기업을 인수합병(M&A)하거나 더마 화장품 라인업을 확대하는 등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선 유해 성분이 없고 안전한 화장품을 찾는 소비자가 증가하면서 더마 화장품 시장이 더욱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대표 화장품 업체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도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더마 화장품은 피부과학을 의미하는 '더마톨로지(Dermatology')와 '화장품(Cosmetic)'의 합성어다. 의학적으로 검증된 성분을 함유한 기능성 화장품으로 '약국 화장품'으로도 불린다. 안전성을 우선시하는 일반 화장품과 달리 더마 화장품은 의학적 효과인 '유효성'에 초점을 둔 것이 특징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더마 화장품 전문 기업 '코스알엑스'의 지분 38.4%를 1800억원에 인수했다. 창사이래 단일 투자로는 최대 규모다. 아모레퍼시픽은 코스알엑스의 자기주식을 제외한 잔여지분 57.6%에 대해 2024~2025년에 걸쳐 매수할 수 있는 콜옵션도 확보했다. 콜옵션은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가격으로 주식을 사들일 수 있는 권리다. 추후 아모레퍼시픽이 경영권까지 인수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둔 셈이다.

앞서 지난 1일에는 계열사 '에스트라'의 흡수합병을 마무리했다. 에스트라 역시 더마 화장품과 병·의원 전문 뷰티 브랜드를 중심으로 사업을 펼치고 있는 더마 화장품 브랜드다. 아모레퍼시픽은 이번 M&A를 통해 더마 화장품 역량을 강화하고 국내 더마 시장 선점은 물론 해외 더마 시장까지 공략하겠다는 구상이다.

더마 화장품 라인업도 확대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저자극 더마 보습 전문 브랜드 '일리윤'은 최근 '세라마이드 아토 라인' 대표 제품 2종을 업그레이드해 선보였다. 피부 장벽 강화 특허 효능 성분 세라마이드 스킨 콤플렉스, 피부 진정 효능 성분 피토 세라마이드 등을 함유한 제품이다. 또 아모레퍼시픽의 최초 클린 더마 브랜드 '순플러스'는 이달 '고수'를 성분으로 한 '트러블 엑스퍼트 라인'을 출시했다.

LG생활건강은 이전부터 더마 화장품 사업에 선제적으로 투자하며 입지를 넓혀 왔다. 지난 2002년 더마 화장품 브랜드 '케어존' 론칭을 시작으로 2014년 더마 화장품 브랜드 'CNP 차앤박화장품(CNP)'을 인수, 더마 화장품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지난해에는 다국적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으로부터 더마 화장품 '피지오겔'의 아시아 및 북미 사업권을 1억2500만 파운드(약 1900억원)에 최종 인수한 바 있다. 현지 법인을 활용해 세계 3대 뷰티 시장인 미국, 중국, 일본에 진출하고 터키와 독립국가연합(조지아,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시장 사업권도 추가로 확보해 글로벌 대표 더마브랜드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LG생활건강의 국내 더마시장 점유율은 18%에 달한다. 에스티로더에 이어 2위다. CNP의 경우 중국 더마 시장에서도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유의미한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LG생활건강에 따르면 CNP는 중국 최대 규모 행사인 광군제에서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156% 성장했다. 올해 진행한 6·18 행사 매출은 전년 대비 57% 증가했다.

화장품 업계에선 더마 화장품 시장이 지속해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마스크를 오랫동안 착용하면서 피부 트러블을 관리할 수 있는 화장품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노년 인구가 증가하면서 안티에이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이에 따라 안티폴루션, 광케어, 마이크로바이옴 등을 함유한 화장품의 인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한화장품협회의 '2020 화장품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더마 화장품 시장은 554억달러(약 65조6157억원)로 추정, 오는 2025년에는 700억달러(약 82조943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국내 더마 화장품 시장 역시 8700억원 규모로, 업계에선 올해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더마 화장품 시장의 성장세도 두드러진다. 지난해 중국 더마 화장품 시장은 39억달러(약 4조6215억원)로 연평균 약 20%의 고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더마 화장품 소비는 아직 초기 수준이다. 서미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중국 소비자의 더마 화장품 인당 구매액은 지난해 기준 2달러 수준으로 스킨케어 인당구매액인 26달러와 비교시 10분의 1도 못 미치는 낮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전반적인 화장품 수요가 감소했으나 더마 화장품은 유일하게 성장한 분야"라며 "환경오염 등으로 순한 화장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만큼 더마 화장품 시장을 선점하려는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차지현 (chaji@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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