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일본 정치에 '젊은변화' 생길까..자민당 파벌타파 외치는 소장파 의원들
[경향신문]

늙은 일본 정치에 변화가 생길까. 29일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를 앞두고 소장파 의원들이 당 쇄신을 요구하고 나섰다. 집권당 총재가 총리를 맡는 일본에서 사실상 자민당 주요 파벌을 이끄는 원로 정치인들이 총재를 선출해오면서 유권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젊은 의원들은 국민의 지지가 아닌 파벌에 의해 총재가 선출되면 곧 열릴 중의원 선거에서 의석 수가 크게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소장파 쇄신 요구가 수면 위로 올라온 것은 지난 3일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총재 선거 불출마를 표명하면서다. 소장파 의원들 사이에서는 차기 총재 선거에서 특정 파벌 중심의 후보를 뽑는 대신 의원들이 자율적으로 투표를 하자는 의견이 커졌다. 지난 10일 자민당 소속 중의원 의원 중 당선 횟수가 3회 이하인 젊은 의원 90명이 ‘당풍 일신 모임’이 온라인으로 창립총회를 열었다. 의원들은 파벌이 아닌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지도자가 선출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젊은 의원들은 자율투표 방침을 이끌어내며 선거 분위기를 바꿨다. 이번 총재 선거에서 자민당 7개 파벌 중 6개가 자율투표 방침을 정했다. 1년 전 아베 신조 총리의 후임을 뽑을 때는 각 파벌 수장들이 모여 스가 총리 추대에 합의했다. 이후 각 파벌을 따르는 의원들이 파벌의 결정을 따르는 형식으로 투표가 이뤄지는 밀실정치 덕에 스가 총리가 총재 자리를 꿰찰 수 있었다.
이같은 자민당의 변화에 서구 매체도 주목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27일(현지시간) “늙은 일본 정치에 젊은 의원들이 반란을 일으키고 있다”고 소개했다. 소장파 모임을 이끄는 후쿠다 다쓰오(54·3선) 의원 등 3선 이하 의원들은 50대가 대다수다. 평균나이 72세인 당 지도부에 비해 훨씬 젊다. 자민당 소장파인 쓰시마 준 중의원(54)은 FT에 “젊은 의원들은 당선되지 못할 것이라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국민들의 의사를 반영하지 못하는 자민당의 운영 방식을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이번 총재 선거는 파벌 타파를 외치는 소장파들과 기존 파벌세력의 보이지 않는 대결로 흘러가고 있다. 소장파 의원들은 최근 여론 조사에서 지지도 1위를 달리는 고노 다로 행정개혁담당상을 지지하고 있다. 하지만 자민당 내 최대 파벌인 호소다파(의원 96명)를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는 아베 전 총리는 다카이치 사나에 전 총무상을 지지한다. 기시다 후미오 전 자민당 정무조사회장은 1차 투표에서 2위에 오른 후 2차 결선투표에서 호소다파의 조직표를 흡수해 역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총재 선거는 자민당 소속 의원 382명과 당원 선거인단 382명이 투표하는 1차 선거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 2위가 2차 투표를 거친다. 의원 382명과 지자체 대표 47명이 참가하는 2차 투표는 의원 표의 비중이 큰 만큼 파벌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오누마 미즈호 일본 다이쇼대 부교수는 여전히 파벌들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면서도 “만약 고노 담당상이 1차 투표에서 과반수를 얻어 총리가 된다면 이번 선거는 소장파 의원들의 승리이자 대중의 지지가 파벌 정치를 압도한다는 증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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