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수익률 320%..미국서 3배 레버리지 상품 수익률과 맞먹는 ETF는
1년 상승률 324.60%. 미 뉴욕증시에 상장된 상장지수펀드(ETF) 중 레버리지 ETF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3배 레버리지 ETF 수익률과 맞먹는 상품이 있어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벌크선(건화물선) 운임 동향을 보여주는 발틱운임지수(BDI)가 오르면서 해운 운임지수에 투자하는 유일한 ETF인 ‘브레이크웨이브 드라이 벌크 시핑 ETF(BDRY)’ 상승률이 치솟고 있다.
28일 미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따르면 지난 27일(현지 시각) 기준 BDRY의 최근 1년 상승률은 324.60%를 기록했다. 이는 뉴욕증시에 상장된 ETF 중 7번째로 높은 상승률이다.
BDRY는 레버리지로 설계되지 않은 ETF 중에서는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내고 있다. BDRY보다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ETF와 ETN(상장지수증권)은 모두 3배 레버리지 상품이다. 3배 레버리지 상품이 없는 국내와는 달리 미국 시장에는 3배 레버리지 ETF·ETN이 상장돼 있어 수익률 ‘톱’ 상품은 대부분 3배 레버리지 상품들이 차지하고 있다. BDRY보다 한 계단 상승률이 높은 상품은 국내서 ‘너구리’라는 별칭을 가진 ‘마이크로섹터스 US 빅오일 인덱스 3배 레버리지 ETN(NRGU)’로, 1년 상승률은 336.29%다.
BDRY은 BDI를 추종하는 ETF로 벌크선 운임 투자에만 초점을 맞춘 유일한 상품이다. BDI란 석탄·철광석 등 원재자와 곡물을 운반하는 벌크선의 시황을 나타낸다. 세계 해운업계의 경기상황을 나타내는 대표 지수로, 원자재나 상품을 운반하는 양이 많아지면 BDI는 상승하고 양이 줄면 하락한다. 즉, BDI가 상승한다는 건 철광석이나 석탄 등 원자재 물동량이 늘어나 세계 교역량이 증가했다는 의미다.
이 BDI는 올해 들어 가파르게 치솟으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24일 일주일 만에 8.6%(369포인트) 상승하면서 4644로 마감했다. 2009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4600선을 넘은 것이다. 이어 지난 27일 기준으로는 4717을 기록했다.
BDI 상승에는 여러 요인이 자리 잡고 있다. 우선 지난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생산을 멈췄던 세계 각국 공장들이 백신 보급 등과 맞물려 재가동을 시작하면서 원자재 수요가 증가했다. 지난 3월 이집트 수에즈 운하가 마비되는 사고로 공급이 막힌 점도 벌크선 운임 상승을 유발했다.
최근 중국과 호주 간 무역 분쟁도 BDI를 견인하고 있다. 중국이 호주가 아닌 브라질산 철광석 수입을 늘리는 가운데 중국의 재고 비축 수요, 지역별 선박 공급 불균형에 따른 비정기적 단기 운송 계약(스팟) 운임 상승 등이 영향을 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자연재해로 중국과 미국의 주요 항만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은 점도 운임 상승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런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를 바탕으로 BDRY의 연초 대비 상승률은 305.55%, 최근 6개월 상승률은 103.62%를 나타냈다. 최근 한 달 새에도 14.73% 올랐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2018년 3월 처음 설정된 BDRY은 연 3.32%라는 막대한 수수료율을 갖고 있지만, 레버리지를 끼지 않은 ETF 상품 중에서는 이 ETF 수익률을 따라올 상품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이런 호황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오기 때문에 장기 보유를 생각한다면 신중히 투자해야 한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해운 물류망의 혼잡이 점진적으로 해소되면서 벌크선 운임이 내년부터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당장 벌크선의 주요 화물인 철광석은 중국의 감산 정책에 따라 해상 운송량이 줄어들 수도 있다. 또 BDRY는 선물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인 만큼 장기간 보유할 시에는 롤오버(만기 연장) 비용에도 유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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