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스타 리처드 기어, 유럽서 극우 정치인 재판 증인 출석한 사연
[스포츠경향]
영화 ‘귀여운 여인’에 출연한 미국 할리우드 스타 리처드 기어가 이탈리아 극우 정치인 마테오 살비니 상원의원의 난민 구조선 입항 저지 혐의와 관련해 법정 증언을 한다.
리차드 기어가 내달 23일(이하 현지시간) 검찰 측 증인으로 시칠리아주 팔레르모법원에 출석할 예정이라고 현지 언론이 27일 전했다.
극우 정당 ‘동맹’(Lega)을 이끄는 살비니는 내무장관으로 있던 2019년 8월 지중해에서 구조된 아프리카 이주민 147명을 태운 스페인계 국제구호단체 ‘오픈 암스’(Open Arms) 구조선의 람페두사섬 입항을 막았다.
람페두사는 지중해 시칠리아 해협에 있는 이탈리아령 최남단 섬이다.
구조선은 당시 3주간 람페두사섬 인근 해상에 떠 있어야 했고, 탑승자들은 한여름 극도로 열악한 환경 속에 인도주의적 위기를 겪었다. 당시 구조선에는 난민을 돕는 자원봉사자 일원인 리차드 기어도 타고 있었다.
마테오 살비니는 지난 4월 납치 및 직권남용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이달 15일 첫 공판이 열렸다.
‘정치적인 재판’이라고 비판해온 살비니는 스스로 기어의 증인 출석 사실을 공개하며 재판이 ‘쇼’로 변질됐다고 주장했다.
미테오 살바니는 “그를 영화배우로서 알지만 그가 나에게 혹은 우리 법과 관련해 이탈리아인들에게 어떤 교훈을 줄 수 있는지 알지 못한다”며 “일부 인사들이 재판을 쇼로 만들려고 하는데 리처드 기어를 보고 싶다면 법정이 아니라 극장으로 가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자신의 모친을 위해 기어에게 친필 사인을 부탁할 것이라고 비야냥 거리기도 했다.
검찰은 기어 외에 난민·이주민 정책을 담당하는 루치아나 라모르게세 내무장관과 한때 살비니의 연립정부 파트너였던 루이지 디 마이오 외무장관, 주세페 콘테 전 총리 등도 증인으로 채택했지만 이들이 법정에 나올지는 미지수다.
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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