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노벨상]'족집게' 화학전문가들이 꼽은 노벨상 유력 후보에 mRNA와 금속유기골격체 '경합'

조승한 기자 2021. 9. 28.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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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화학출판협회 투표
AP/연합뉴스 제공

다음달 6일 노벨 화학상 수상자 발표를 앞두고 어떤 분야가 올해의 수상 영예를 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영향을 준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 기술, 유전자 분석기술, 지질나노입자 기술 등을 후보로 꼽고 있다. 한쪽에선 다공성 소재를 대체할 차세대 소재로 꼽히는 금속유기골격체(MOF) 개발과 같은 유기화학 분야도 수상을 기대하고 있다.

영국 왕립화학회가 발간하는 매체 ‘케미스트리월드’는 23일 유럽화학출판협회의 전문가 투표를 인용해 “분석가들은 MOF, 백신 기술 등을 유력 후보로 꼽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럽화학출판협회의 인터넷 매체인 ‘케미스트리 뷰’는 노벨상 발표를 앞두고 매주 전문가 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25일까지 362명이 참여한 가운데 학자들은 수상자 후보로 mRNA 백신의 기초 기술을 개발한 커털린 커리코 독일 바이오엔테크 수석부사장에 가장 많은 표인 19표를 줬다. 샹카르 발라수브라마니안 영국 케임브리지대 화학과 교수가 16표로 뒤를 이었고 데이비드 클레너먼 케임브리지대 화학과 교수도 13표를 받았다. 두 교수는 유전체 염기서열을 빠르게 해독할 수 있는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 기술을 개발했다. NGS는 바이러스 유전체 분석 속도를 높여 백신 개발 조기착수를 이끈 기술로 꼽힌다.

전문가들이 예측한 올해 노벨 화학상 후보들이다. 커털린 커리코 화이자 부사장이 가장 많은 표를 받았다. 케미스트리뷰 제공

오마르 야기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화학과 교수도 13표를 받았다. 야기 교수는 차세대 수소저장물질로 꼽히는 MOF를 최초로 개발했다. 한국 연구자로는 유룡 KAIST 화학과 교수가 6표를 받아 공동 8위에 이름을 올렸다. 박남규 성균관대 교수도 1표를 받았다. 두 연구자는 연구데이터 분석기업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가 선정한 피인용 우수 연구자에 2014년과 2016년 각각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다른 설문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국제학술지 ‘네이처 화학’의 편집장인 스튜어트 켄트릴이 매년 트위터를 통해 진행하는 노벨 화학상 설문조사에서는 생물직교화학과 클릭화학 분야가 37.9%로 1위를 차지했다. 생물직교는 생리학적 환경에서 외부에서 투입된 물질만 선택적으로 반응하는 것을 뜻한다. DNA 합성이나 RNA 백신 기술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클릭화학은 물질의 작은 분자를 빠르게 결합하는 반응을 연구하는 분야다.

켄트릴 편집장은 매년 유망 분야 3개를 선정해 투표를 진행하고 있는데 최근 2년간 노벨 화학상 수상을 정확히 예측했다. 지난해에는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가 38%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다. 2019년은 리튬이온 배터리가 39%의 득표율로 1위였다.

스튜어트 켄트릴 네이처 화학 편집장의 설문에서는 생물직교 화학 분야가 올해 노벨상을 탈 것으로 예측됐다. 트위터 캡쳐

켄트릴 편집장은 이와 관련해 올해 노벨 화학상 후보로 MOF 분야를 예측했다. 켄트릴 편집장은 “MOF 수상 가능성이 높다고 매년 점쳐 왔다”며 “2021년은 MOF와 관련된 노벨 화학상이 나오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매년 노벨상 예측 경연대회를 여는 미국 비영리명예학회 ‘시그마사이(Sigma Xi)’에도 야기 교수가 후지타 마코토 일본 도쿄대 석좌교수와 함께 최종 4팀이 후보에 올랐다. 후지타 교수는 금속이온을 이용한 금속유기구조체 연구의 선구자다. 이외에도 헤태로고리 시스템 합성을 위한 유기촉매 방법론을 개발한 앤드류 스미스 영국 세인트앤드루스대 교수와 모더나를 창립한 약물전달시스템 분야 선구자 로버트 랭거 매사추세츠공대(MIT) 석좌교수와 생물직교화학이란 용어를 만든 캐롤린 버르토지 미국 스탠퍼드대 화학과 교수가 최종 후보로 올랐다. 다만 커털린 커리코 부사장은 생리의학상 후보로 추천돼 경쟁에 포함되지는 않았다.

각종 예측에서 코로나19 백신 관련기술을 개발한 연구자들이 우위를 보이는 기존에 가운데 과거부터 강력한 후보로 꼽혀 왔던 유기화학 연구자들이 상을 받을지가 주목된다. 케미스트리 월드는 “전문가들은 올해 노벨상이 코로나19 대유행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측한다”며 “mRNA 백신 기술이나 지질나노입자 유전자 전달기술에 상이 수여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노벨위원회는 매년 1월 31일까지 수상 분야별 전문가 3000여 명에게 그해 수상자 후보를 추천받는다. 이후 수차례 평가와 압축 과정을 거쳐 최종 후보들을 결정한다. 이후 스웨덴 카롤린스카의대 노벨총회(생리의학상)와 스웨덴 왕립과학아카데미(물리학상, 화학상, 경제학상), 스웨덴 아카데미(문학상), 노르웨이 노벨위원회(평화상)가 투표로 각 분야 수상자를 최종 선정한다.

[조승한 기자 shinj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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