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출신' 플렉센, 14승으로 AL 다승 부문 단독 2위

시애틀,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복병'으로 부상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지난해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에서 뛰었던 외국인 투수 크리스 플렉센(27·시애틀 매리너스)이 시즌 14승(6패)째를 수확하며 아메리칸리그(AL) 다승 단독 2위로 올라섰다.

시애틀은 최근 8승 2패의 기세로 AL 와일드카드 경쟁의 복병으로 부상했다.

플렉센은 28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T모바일 파크에서 열린 2021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7안타를 내주고 4실점 했다.

상대를 압도하지 못했지만, 5이닝을 채웠고 팀 타선의 도움을 받아 선발승을 거뒀다.

시애틀은 이날 오클랜드를 13-4로 꺾었다.

플렉센은 1회초 2사 후 맷 올슨과 마크 칸하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1, 2루에 몰리고 세스 브라운에게 우중간 담을 넘어가는 3점포를 얻어맞았다.

그러나 플렉센은 2, 3회를 무실점으로 막았고 시애틀 타선이 3회말 4안타를 몰아치며 3-3 동점을 만들었다.

플렉센은 4회초 크리스 데이비스에게 적시타를 맞아 리드를 빼앗겼지만, 시애틀이 4회말 미치 해니거의 3점포 등으로 5점을 뽑아 승부를 뒤집었다.

플렉센은 5회초 2사 1, 2루 위기에서 브라운을 중견수 뜬공으로 막고 이닝을 끝냈다.

올 시즌 플렉센의 성적은 30경기 14승 6패 평균자책점 3.67이다.

정규시즌 등판이 한 차례 남은 터라, 게릿 콜(뉴욕 양키스·16승)에 2승 차로 뒤져, AL 다승 1위에 오르는 건 불가능하다.

하지만, 실패한 빅리그 유망주에서 한국프로야구를 도약대로 삼아 빅리그 붙박이 선발로 자리 잡은 '플렉센 스토리'는 메이저리그에서도 관심을 끈다.

2012년에 뉴욕 메츠에 입단하며 프로 생활을 시작한 플렉센은 2017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메츠는 2017∼2019년 3년 내리 플렉센에게 빅리그 등판 기회를 줬지만, 플렉센은 연착륙에 실패했다.

플렉센의 메츠 시절 빅리그 개인 통산 성적은 27경기 3승 11패 평균자책점 8.07이다.

두산은 2020시즌을 앞두고 '젊고 빠른 공을 던지는' 플렉센을 100만달러에 영입했다.

플렉센은 정규시즌 때 발등 골절로 두 달 동안 이탈했다. 지난해 정규시즌 성적은 8승 4패 평균자책점 3.01로 아주 뛰어난 수준은 아니었다.

하지만 2020년 10월 5경기에서 4승 평균자책점 0.85로 호투하더니, 포스트시즌에서는 두산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KBO리그에서 반등한 플렉센은 시애틀과 2년 보장 475만달러에 계약했다. 마이너리그 거부권까지 계약서에 포함할 정도로 플렉센의 입지가 달라졌다.

플렉센은 6선발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팀 내 다승, 선발 중 평균자책점, 이닝(174⅓) 1위에 오르며 실질적인 에이스로 떠올랐다.

플렉센의 활약 속에 시애틀은 AL 와일드카드 경쟁에 뛰어들었다.

시애틀은 87승 70패로 AL 와일드카드 2위 보스턴 레드삭스(88승 68패)와의 격차를 1.5게임으로 좁혔다. 토론토 블루제이스(87승 69패)와는 0.5게임 차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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