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해묵은 '개 식용' 논쟁, 문대통령 금지검토 지시에 주목한다

연합뉴스 2021. 9. 28.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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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개 식용 금지를 신중히 검토할 때가 되지 않았느냐며 관련 부처의 검토를 주문했다. 문 대통령의 언급은 김부겸 국무총리와의 주례회동 과정에서 나왔다. 유기 반려동물 관리체계 개선과 관련한 보고를 받은 자리에서다. 정부는 오는 30일 김 총리 주재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유기 반려동물 관리체계 개선 방안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인데 문 대통령이 검토를 주문한 '개 식용 금지' 내용이 포함될지 관심을 끈다. 문 대통령은 토리, 마루 등 반려견과 함께 생활하는 애견인으로 알려져 있다. 개 식용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유기 반려동물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와 시대 상황을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할 때가 된 듯하다. 개 식용 문제를 바라보는 국민 정서에 상당한 변화가 감지되는 게 사실이다. 과거 외국의 한 유명 여배우가 한국의 개 식용 문화를 강하게 비판하며 한국 제품 불매 운동까지 주장했다. 당시 국내에선 나라마다 전통적인 음식 문화가 있기 마련인데 시비를 걸고 나선 자체가 도를 넘어선 것 아니냐는 반론이 컸다. 하지만 지금은 시대적 변화 속에 국내에서 식용 개 사육은 사양 산업이 돼 한때 번창했던 개 사육 농가와 일선 시장은 쇠퇴 일로에 놓여 있다. 반려동물과 생활하는 국내 반려인도 이미 1천 500만 명에 이른 것으로 전해진다.

문 대통령의 검토 주문을 계기로 개 식용 금지 문제가 이번 대선 국면에서 새삼 주목받고 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유력 대선 주자들 또는 대선 캠프 측이 일관되게 지지하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는 페이스북에서 "당연한 조치이고 크게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지난달 사회적 합의를 거쳐 개 식용 금지를 추진한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도 개 식용에 반대하고 있다. 윤 전 총장 캠프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애견인으로서 개 식용을 당연히 반대하고 금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추미애 전 법무장관은 "요즘은 많이 뜸해졌지만, 여전히 개 식용 문제는 우리가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데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라고 지적했다. 이낙연 전 대표 캠프는 지난달 반려동물 공약을 발표하며 대통령에 당선되면 1년 안에 육견 산업을 금지하면서 전업을 지원하겠다고 공표한 상태다.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도 최근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에서 "저는 개 식용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점점 가열되는 대선 경쟁 구도 속에서 유력 주자들이 반려인 표심을 겨냥해 구애에 나섰다고도 볼 수 있겠지만, 개 식용 금지 문제에 관한 변화된 국민 정서와 시각을 반영한 결과로 해석하는 게 자연스럽다.

개 식용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여전한 것도 부인할 수는 없다. 사회적 인식이나 국민 정서·의식 변화에 따른 대세의 흐름을 저버릴 수 없다는 반응과 이미 세간에서 이뤄지고 있는 개 식용을 전면 부정할 수 있느냐는 반론이 엇갈린다. 동물단체들은 문 대통령의 개 식용 금지 검토 주문에 대해 환영하는 입장을 보였다. 개 식용이 더는 음식 문화의 일환으로 간주할 일이 아니고 동물 학대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동물권행동 카라 대표는 "예전만 해도 개 식용 종식을 얘기하면 한국의 전통문화를 존중하라는 반응이 주를 이뤘지만, 요즘은 그런 반론을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육견단체들은 "식용견과 반려견을 구분하지 않고 있다"고 반발했다. 식용으로 사육하는 개는 35~80㎏ 수준의 도사 잡종견으로 반려견과는 품종이 다르다는 것이다. 육견단체는 "이미 개를 먹고 있는 건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라며 "국민이 먹고 싶은 걸 선택해 먹을 자유도 있고 식용견을 기를 자유도 있다"고 말했다. 개 식용 문제에 대한 현장 업계의 찬반 논란과 더불어 동물단체나 육견단체가 모두 개 식용 금지가 현실화하려면 육견업계를 위한 실질적 지원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데 공통된 입장을 보인 점은 주목할 만하다. 개 식용 금지 조치가 가시화될 경우 육견업계의 영업에 타격을 줄 건 자명해 보인다. 전국에 1천500여 농가가 육견을 사육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 식용 산업이 사양길로 가는 와중에 개 농장 운영자들 가운데 사업을 접고 싶어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한다. 정부가 유기 반려동물 관리체계 개선 방안을 마련하는 가운데 협의 검토 과정에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개 식용 금지 조치로 타격을 입을 수 있는 육견업체들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 방안을 담아내려는 노력 등 이해당사자들과의 절충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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