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케미칼, 1조9000억 베팅.. 미국 석유화학사 크레이튼 인수

최형석 기자 2021. 9. 28.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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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그룹 역대 최대 규모 기업 인수
DL 주가 8% 급등
미 오하이오 주 벨프레(Belpre)에 위치한 크레이튼 SBC 생산 공장 모습/DL케미칼 제공

DL그룹 석유화학 자회사인 DL케미칼이 미국 석유화학사 크레이튼(Kraton)을 인수한다. DL그룹 역대 최대 규모의 기업 인수다. DL은 대림이 올 초 지주사 체제로 그룹을 개편하면서 변경한 사명이다.

28일 DL케미칼은 “27일 이사회를 열고 크레이튼 지분 100%를 주당 46.5달러, 총 16억달러(약 1조9000억원)에 인수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신성장 사업을 본격화하고 글로벌 석유화학사로 도약하기 위한 차원이다. 크레이튼 측 매각 자문은 JP모건이 맡았으며 DL그룹 측 인수 자문은 골드만삭스가 담당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모회사 DL의 주가는 이날 코스피에서 전일보다 8% 가까이 급등한 7만6300원을 기록했다.

미국 휴스턴에 본사를 둔 크레이튼은 고부가가치 기능성 제품을 제조하는 글로벌 석유화학 기업이다. 1950년대 쉘(Shell)사의 화학 사업 부문이 모태로 지난 2000년 분리돼 사모펀드를 주인으로 맞은 이후 2009년 뉴욕 증시에 상장했다. 이번 거래가 마무리되면 크레이튼은 뉴욕증시에서 상장 폐지된다.

크레이튼은 미국·유럽 등 세계 주요 시장에서 13개의 생산 공장과 5개의 연구·개발(R&D)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작년 총 매출액은 15억6300만달러(1조8500억원)를 기록했다. 폴리머와 케미칼 2개 사업부로 구성돼 있는데, 폴리머 사업의 주력 제품인 스타이렌블록코폴리머(SBC)는 미국·유럽 시장 점유율 1위다. SBC는 위생용 접착제, 의료 용품 소재, 자동차 내장재, 5G통신 케이블 등에 활용되는 첨단 기술 소재다.

특히 DL케미칼은 크레이튼이 보유한 800개 이상의 특허 등 기술력에 주목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1965년 세계 최초로 SBC 상업화에 성공했다. 소나무 펄프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정제해 화학 제품을 만드는 기술도 갖고 있다. 이 같은 바이오 케미칼 생산 능력은 연간 70만톤으로 바이오 디젤 같은 친환경 연료부터 고기능성 타이어 재료, 친환경 접착제 등의 소재도 생산하고 있다.

DL케미칼은 이번 인수를 통해 해외 기술 및 수입 의존도가 높았던 핵심 소재의 국산화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김상우 DL케미칼 부회장은 “소수의 기술 선진국이 글로벌 공급망을 독점해온 핵심 기술의 국산화와 함께 고성장세를 이어가는 아시아 시장에 대한 투자 확대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수는 내년 상반기 안에 마무리될 전망이다. 인수 자금은 DL케미칼 자체 보유 현금에 대출·투자 등 인수금융을 통해 조달된다. 앞서 DL케미칼은 지난해 크레이튼의 수술 장갑용 합성고무 사업 부문인 카리플렉스(Cariflex)를 인수해 지난 6월 브라질 공장 증설 작업을 마무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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