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어왕' 이순재 "제 필생의 마지막 작품이라는 각오로 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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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필생(畢生)의 마지막 작품이라는 각오로 임하고 있습니다."
배우 이순재는 28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인춘아트홀에서 열린 연극 '리어왕' 기자간담회에서 "욕심이 나는 역할도 있고 해볼 만한 역할도 있지만, 그건 만용(蠻勇)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순재는 이 작품에서 모든 것을 소유한 절대 권력자에서 한 순간에 모든 것을 잃고 미치광이 노인이라는 인생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리어왕'으로 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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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 나는 역할 있지만, 그건 만용이다"
"판 벌리면 신나..현장의 열기가 생명력"
65년차 대배우의 겸손.."최선을 다할 것"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제 필생(畢生)의 마지막 작품이라는 각오로 임하고 있습니다.”
올해 88세로 연기 인생 65주년을 맞은 관록의 대배우는 이날 한 시간 남짓 기자들과 마주한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을 가장 많이 내뱉었을 정도로 겸손하게 답했다. 하지만 각오를 묻자 “노력하는 만큼 좋은 결과가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며, 뼈 있는 한 마디도 건넸다.
이순재가 타이틀롤과 예술감독을 맡은 연극 ‘리어왕’이 오는 10월 30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무대에 오른다. 서울대 극예술동문 중심으로 만들어진 극단 관악극회가 창단 10주년 및 이순재의 연기 인생 65주년을 기리기 위해 야심차게 준비한 프로젝트다.
‘리어왕’은 인간 존재와 인생의 근본적인 성찰을 아우르며 아름다운 시적 표현으로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에서도 가장 숭고하고 압도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작품이다. 이순재는 이 작품에서 모든 것을 소유한 절대 권력자에서 한 순간에 모든 것을 잃고 미치광이 노인이라는 인생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리어왕’으로 분한다.
‘리어왕’은 국내에서도 수없이 무대에 올랐던 작품이다. 하지만 원작의 내용이 워낙 방대해 2시간 내외로 압축한 작품이 태반이었다. 하지만 이번 ‘리어왕’은 수 많은 셰익스피어 작품에서 번역, 연출, 드라마트루그로 활약한 이현우 순천향대 교수가 번역과 연출을 맡아 원전(原典) 그대로 구현한다. 의상·분장은 물론, 문구들도 셰익스피어 언어의 맛을 살려 대본에 반영하다 보니 공연 시간은 무려 3시간 20분에 달한다.
이순재는 “무대에서 연기를 하려면 대사가 입에서 녹아 나야 한다”면서 “자다가도 대사가 튀어 나올 수 있도록 완전히 익혀야 하기에 자기 전에도 꼭 대사를 외운다”고 말했다. 건강을 묻는 질문에는 “괜찮다”면서도 “나이 먹은 사람은 장담하기 힘들기 때문에 걱정도 된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이순재는 “판을 벌리면 (연극)쟁이들은 또 신이 나기 마련”이라며 “현장의 열기가 우리에게는 생명력이다”고 껄껄 웃었다.
이현우 연출은 “셰익스피어가 ‘리어왕’을 집필했을 때가 흑사병이 만연하던 시기여서 유난히 전염병과 관련한 대사들 많이 나온다”며 “어떤 의미에서는 이 작품이 코로나19 시대에 중요한 메시지를 던져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리어왕이 인생의 본질에 대해 성찰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순재 외에 최종률, 박용수, 김인수, 이석우, 최기창, 김승주, 오정연, 박재민, 지주연, 박영주, 염인섭, 이현석, 황현주, 소유진, 이연희, 서송희, 유태웅, 권해성, 임대일 등이 출연한다. 공연은 오는 10월 30일부터 11월 21일까지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
윤종성 (jsyoo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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