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펜시아 헐값매각·입찰담합 의혹, 최문순 때린 野 "강원도판 화천대유"
춘천甲 김진태 "낙·응찰자 모두 KH그룹 산하..배상윤 회장 '쌍방울 주가조작' 연루 집유, 崔 알고도 추가 특혜까지 주나"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 헐값 입찰 담합 의혹으로 공정거래위원회와 강원경찰청이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국민의힘 강원도당과 춘천 갑(甲) 당협이 일제히 최문순 강원도지사(더불어민주당)를 겨냥했다. 야당은 '최문순 강원도'의 알펜시아 매각 관련 의혹을 "'강원도판 화천대유'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주장하고 있다.
28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국민의힘 강원 춘천 갑 당협(위원장 김진태 전 국회의원)은 성명에서 "1조6000억원이나 들어간 '강원도의 알프스' 알펜시아를 7100억원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입찰담합 의혹이 커지고 있다"며 "이번 입찰에서 낙찰자는 'KH강원개발'이고 나머지 응찰자는 'KH그룹' 관계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형식적으로는 두 군데이지만 실질적으로는 KH그룹에서만 응찰한 것"이라고 밝혔다.
당협은 대법원 판례를 들어 "입찰은 두 군데 이상 복수의 당사자가 있어야지, 이번처럼 실질적으로는 단독입찰을 하면서 경쟁입찰인 것처럼 가장했다면 입찰의 공정을 해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이건 공정거래법상 불공정거래행위에 해당할 뿐 아니라 형법상 입찰방해죄에 해당될 가능성이 크다. 오죽하면 이 정권의 공정위와 경찰에서 조사에 착수했겠나"라고 지적했다.
당협은 "이 KH그룹이 수상하다. KH그룹의 배상윤 회장은 2007년 사행성게임 '바다이야기' 상품권 발행유통에도 손을 대는 등 보통 기업인과는 다른 길을 걸어왔다. 2018년엔 쌍방울 주가조작사건으로 350억원대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로 유죄 확정 돼 현재 집행유예 기간 중"이라고 지목했다.
이같은 주장의 근거로는 KH 필룩스가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시한 증권신고서 일부를 성명에 덧붙였다. 해당 문서에 따르면 배 회장은 시세조종 혐의와 관련해 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2018년 6월19일~2022년 6월19일)을 선고 받은 상황이다.
당협은 "배 회장의 고향은 전남 영광이다. 민주당 이낙연 대선 예비후보와 영광 법성포까지 같다. 그래서 KH그룹의 전신인 삼본전자가 이낙연테마주로 불리기도 했다"며 "배 회장이 KH블루홀딩스컨소시움을 만들어 삼본전자를 인수하고 최대주주가 되는 등 공격적인 인수합병으로 몸집을 키운 시기가 이낙연의 국무총리 재직기간(2017년 5월~2020년 1월)과 일치한다"며 "최근 최문순 도지사는 강원도청 국장급 핵심정무라인을 이낙연 캠프 선대위특보로 보낸 사례가 있다. 이 모든 것이 단순히 우연인지 반드시 규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협은 "강원도민은 알펜시아를 제대로 된 기업이 인수해서 잘 운영해 나가길 바라고 있지만 KH그룹은 그럴 능력도 의지도 없는 것 같다"며 "이 회사는 최근 그랜드 하얏트 서울호텔을 인수했다가 2년만에 매물로 내놨다. 알펜시아 인수자금 조달도 염려된다. 설사 알펜시아를 인수하더라도 언제 다시 매물로 내놓을지 모른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또한 "추가 특혜의혹이 아직 더 남아있다. 알펜시아에 안팎에 있는 도유지(道有地)까지 시세보다 싸게 KH그룹에 매각하려 한다는 점"이라며 "알펜시아 구역과 인접한 도유지 등 유휴지가 35만평쯤 되는데 최 지사는 이걸 임기내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알펜시아 구역내에 있는 스포츠시설(스키점프대, 크로스컨트리 등)도 도유지로서 이번 매각에서 제외된 땅인데 이것도 매각하겠다고 최 지사가 밝힌 적이 있다. 이 스포츠시설만 시가 2천억 원에 달하는데 300~400억원에 매각하려고 한다"고 연결 지었다.
당협은 "결국 KH라는 특정 기업에 매각하면서 1000억원 감액, 향후 도유지 추가매각으로 2000억원 시세보다 싸게 매각해서 합계 최소 3000억원대의 특혜를 주려고 하고 있다"며 "이게 다 강원도민의 혈세로 마련한 알토란같은 땅이다. '화천대유'를 만들어 5000억원대의 특혜를 몰아준 성남 대장동 비리와 아주 흡사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최 지사에게 "KH그룹 배 회장이 주가조작으로 집행유예 기간 중인 사실을 알았는지 밝히라"며 "이번 매각이 불공정거래행위 혹은 입찰방해로 인정될 경우 모든 책임을 지고 사퇴할 용의가 있느냐"고 압박했다. 공정위와 경찰엔 엄정 조사를 요구했다
국민의힘 강원도당(위원장 유상범 국회의원)도 이날 논평에서 "야당과 시민단체가 우려하는 것은 'KH가 알펜시아를 인수할 여력이 되는가', '알펜시아 근로자들과 지역사회의 발전에 장기적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알펜시아가 운영될 것인가'"라며 "그런데 KH그룹의 회장이 2013년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쌍방울 주가조작 사건'을 총괄 지휘한 주가조작범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도당은 "이러한 기업을 상대로 강원도는 1조6000억원을 들여 조성한 알펜시아를 '호텔, 리조트, 골프회원권 등을 제외하면 사실상 4500억원짜리에 불과한 헐값매각'도 모자라, 리조트 인근에 도유지 10만평 포함 35만평의 유휴부지를 타당성도 불분명한 국제평화도시 명목으로 넘기겠다는 것"이라며 "강원도가 매각에 급급했던 나머지, 인수기업의 실체를 제대로 검증하지도 않고 계약을 체결했으며, 여기에 도유지 10만평을 싸게 넘겨주는 특혜까지 제공하려 들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도당은 "이러고도 7100억원 매각으로 '선방했다'고 자화자찬하는 최문순 도정을 보면 '단군 이래 최대 규모의 공익환수사업'이라고 자평하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화천대유 해명과 쌍둥이처럼 닮은 꼴"이라고 규정했다.
도당은 또 "최문순 도정은 알펜시아를 두고 '일괄매각'과 '분리매각', '수의계약'과 '공개매각'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다가, 뒤늦은 공개매각 전환 후 잇따른 유찰을 거쳐 급기야 매각특혜 의혹마저 불거졌다"며 "알펜시아는 '강원도의 잃어버린 10년'의 상징"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뿐만 아니라 레고랜드, 동해안권경제자유구역, 국제컨벤션센터, 중국복합문화타운(차이나타운), 도청 이전 논란 등 모든 행정이 이와 같은 행태로 반복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알펜시아게이트'에 대한 한 점 의혹도 남지 않도록 조속히 명확한 진상 규명이 이뤄져야 한다. 그리고 이 의혹이 민주당 무능도정 10년 막장극의 마지막이길 바란다"고 공세를 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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