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PB, 나부터 부탁해"..식지 않는 '빚투' 쟁탈전

정인지 기자 2021. 9. 28.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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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PB, 나부터 알려줘야 해. 알았지? 꼭이야."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신용융자 잔고는 25조7000억원(13일 기준)으로 지난해 3월 말 대비 약 4배가 급증했다.

금감원은 주식신용거래의 위험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민원사례가 발생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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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

"김 PB, 나부터 알려줘야 해. 알았지? 꼭이야."

주식 종목을 추천해 달라는 당부가 아니다. A증권사 한 지점엔 신용 융자가 가능한지를 묻는 개인투자자들의 전화가 매일 아침 걸려온다. '빚투' 행렬에 증권사들의 신용공여 한도가 차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 하반기부터 증시가 출렁이며 '돈 벌기 어려운 장'이 됐지만 주식 신용융자 잔고는 고공행진 중이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신용융자 잔고는 25조7000억원(13일 기준)으로 지난해 3월 말 대비 약 4배가 급증했다.

지난 8월 외국인들의 '셀코리아'에 증시가 급락, 신용거래 관련 반대매도 금액이 연중 최대치(일평균 84억8000만원)를 기록했지만 신용융자 인기는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신용공여는 증권사의 자기자본 100%까지 가능하지만 증권사 별로 60%까지만 제공하기도 한다. 보통 일주일에서 한달 가량으로 기간이 짧은 대출이라 투자자들의 상환에 따라 증권사는 매일매일 신규 대출 여력이 달라진다.

한 증권사 직원은 "신용융자가 가능해지면 자기부터 챙겨달라는 요청이 빗발친다"며 "기존에 신용융자를 한 투자자들이 갚아야 신규 대출이 가능한 구조라 PB들도 미리 알 수는 없고 매일 전산을 확인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개인투자자들이 신용융자에 매달리는 이유는 대출 기준이 간단하기 때문이다.

개인 신용등급, 연간 소득 등을 따지는 은행권 대출과 달리 증권사의 신용융자는 담보가치(예수금, 주식 등을 포함한 전체 예탁 자산)만 충분하면 된다. 증권사 자기자본을 활용하는 자금이다보니 기준금리와 꼭 연동될 필요도 없다. 증권사의 운용 역량에 따라 이자율이 정해지는 구조다.

실제 신용융자 금리는 증권사마다 천차만별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7일 단기간 이율이 가장 높은 증권사는 유진투자증권, 키움증권, 하나금융투자(7.5%)다. 최대 대출기간인 180일의 이율은 부국증권(9.9%), 유안타증권(9.65%), 하이투자증권(9.55%) 순이다.

반면 신영증권은 기간과 상관없이 6%를 받는다. 자금을 빌리는 기간이 길어질 수록 대출 위험이 높아져 금리가 상승하는게 일반적이다.

때문에 신용융자에 유리한 것처럼 보이지만 신영증권은 자기자본의 5% 내외만 신용공여하고 있어 오히려 까다로운 편이다. 신영증권 측은 "신용공여가 가능한 종목도 우량주로 제한돼 있다"며 "가급적 빚투는 지양하시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신용융자 수요가 늘어나면서 개인투자자들이 정확한 계약 조건을 인지하지 못한 채 돈을 빌렸다가 뜻하지 않은 손해를 보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금감원은 주식신용거래의 위험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민원사례가 발생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보통 담보가치가 신용융자 잔액의 140% 밑으로 내려가면 반대매매에 나선다. 이때 140%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과매도될 수 있다.

인터넷 주식투자 커뮤니티에서 한 투자자는 "과매도를 당한 뒤 확인해보니 신용거래 약관에 반대매도금액이 담보부족액의 6배 이상이 될 수도 있다는 설명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투자자는 "신용융자로 반대매매 당하면 보통 자산의 30% 밖에 남지 않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적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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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지 기자 inj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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