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오징어 게임의 '말'이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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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글을 보며 가장 분노한 사람은 당신의 아버지를 모시고 있는 보좌진이었을지도 모릅니다."
27일 국회의원 보좌진들의 인증을 받아야 글을 쓸 수 있는 SNS에 올라온 글이다.
오징어 게임에서 '말'로 선택된 사람들은 인생의 막다른 골목에 몰려 목숨까지 내걸고 잔혹한 게임에 참여하는데, 국회의원의 아들인 곽 씨가 이런 처지에 놓였었는지 모를 일이다.
오징어 게임에서는 수백 명이 목숨을 잃은 끝에 단 한 사람만이 살아남아 막대한 상금을 받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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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희생양인 것처럼 주장하지만 근거 약해
곽상도 의원 사안의 심각성 인식한듯 탈당했지만 검찰 수사 수순
수사통해 뇌물인지 여부 확실히 밝혀야
27일 국회의원 보좌진들의 인증을 받아야 글을 쓸 수 있는 SNS에 올라온 글이다. 이 글을 쓴 A씨는 곽 씨의 아들과 같은 해인 2015년 국회 보좌진으로 들어왔고, 7년간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며 얻은 병들 때문에 상당 액수의 의료비용을 지출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당신께서 치열하게 7년을 사셨던 것처럼, 국회에서 일하는 보좌진들도 치열하게 살고 있다. 차이가 있다면 당신은 7년을 치열하게 살았다는 이유로 50억원의 퇴직금을 받았고, 당신의 아버지를 모신 보좌진들은 7년을 함께 했어도 50억원의 퇴직금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곽상도 의원의 아들인 병채씨는 자신이 화천대유에서 오징어 게임의 '말'이었다고 주장했다. 최근 넷플릭스에서 시청률 1위를 기록 중인 시리즈물 '오징어 게임'을 빗대, 자신이 거대한 음모의 희생양인 것처럼 비유한 것이다.
그런데 곽 씨가 어떻게 희생양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오징어 게임에서 '말'로 선택된 사람들은 인생의 막다른 골목에 몰려 목숨까지 내걸고 잔혹한 게임에 참여하는데, 국회의원의 아들인 곽 씨가 이런 처지에 놓였었는지 모를 일이다.
오징어 게임에서는 수백 명이 목숨을 잃은 끝에 단 한 사람만이 살아남아 막대한 상금을 받아 간다. 곽 씨가 겪은 회사 생활이 그 정도로 가혹했는지, 또 다른 사람들은 화천대유에서 목숨을 잃었는지도 궁금하다.
그리고 거대한 음모를 통해 희생양으로 삼기로 한 사람에게 왜 50억원이라는 막대한 돈을 지급했는지도 알 수 없다. 음모를 통해 50억을 받는 희생양이라면 누구도 그런 희생양이 되는 것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처음에는 퇴직금이었다가, 위로금이었다가, 이제는 산업재해 때문이라고 한다. 어떤 이유로도 곽 씨가 받은 50억원의 돈의 성격은 명쾌하게 설명되지 않고, 이해되지도 않는다.
민정수석과 국회의원을 지낸 아버지가 아니었다면 50억원이라는 거액을 퇴직하면서 받을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이 없다.
혹시 뇌물의 성격은 없는지 궁금하다. 결국 검찰에서 이 사안을 수사를 통해 규명하기로 했다. 공수처에서 수사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곽상도 의원이 국민의 힘을 자진 탈당한 것은 위험을 감지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그만큼 이 사안이 중대하고 당이 방패막이를 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폭발력이 큰 문제라는 점을 인식했다는 의미다.
당장 이준석 국민의 힘 대표도 국회 제명을 거론하고 있다. 대선 국면에서 '손절'해야 한다는 의도가 강하게 읽힌다.
곽병채씨가 주장한 '오징어 게임'의 '말'이 과연 자신인지 아니면 자신의 아버지인지 생각해 보게 된다. 50억원의 후유증이 부메랑처럼 돌아와 아버지에게 직접 향했으니 말이다.
국회의원 보좌관인 A씨는 SNS에 올린 글을 이렇게 마무리했다.
"저는 당신의 아버지께서 얼마나 많은 보좌진을 해고해왔는지 명단 일부를 가지고 있다."며 "그런데 당신의 아버지께서는 자신을 위해 건강과 가정, 개인적인 시간 등을 상당 부분 포기하며 헌신한 보좌진들에게 그동안 고생 많았다며 5백만원이라도 챙겨주셨을까.."
오징어 게임의 '말'이라구요. 누구 말인가요?
CBS노컷뉴스 문영기 논설위원 cbsmy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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