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민은행 '경찰 대상' 무궁화대출 한도도 절반 줄인다

농협發 풍선효과 막기 안간힘..국민은행 대출증가율 4%대 진입
협약 대출도 손보기 시작..농협이어 대출중단 은행 나오나 '촉각'

KB국민은행 여의도 본점© 뉴스1

(서울=뉴스1) 민선희 기자,김도엽 기자 = KB국민은행이 경찰청 협약 '무궁화신용대출' 한도를 절반 수준으로 줄인다. '농협은행 대출중단발 풍선효과'로 시중은행에 대출 수요가 몰려 가계대출 증가 속도가 가팔라지자 협약 대출까지 손보기 시작한 것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10월12일부터 무궁화신용대출 한도를 연소득 200%에서 100%로 줄인다. 마이너스통장 한도도 1억원에서 5000만원으로 조정된다. 이번 변경은 신규에 한해 적용되며, 기존대출을 연장할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다른 신용대출 한도와 같은 수준으로 맞춘 것"이라며 "최근 가계부채 증가세를 고려했다"고 밝혔다.

무궁화대출은 국민은행이 경찰청과 계약을 맺고 내놓은 경찰공무원 전용 대출 상품이다. 경찰청이 은행 한 곳과 독점계약을 하는 대신, 은행은 우대 금리와 한도를 제공한다.

국민은행은 최근 대출 문턱을 지속적으로 높이고 있다. 지난달 NH농협은행 대출중단 이후 풍선효과로 대출 수요가 크게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은 지난 7월말 2.58%에서 8월말 3.62%, 지난 24일 기준 4.29%까지 올랐다. 금융당국 권고치(5~6%)에 근접한 것이다.

국민은행은 이달에만 주담대와 전세자금대출 우대금리를 0.30%p(포인트) 축소했다. 또 신잔액코픽스 상품 취급을 중단했으며 DSR 기준도 강화했다. 신용대출 최대한도도 지난 16일부터 연소득 이내로 제한했다.

국민은행은 29일부터 전세자금대출, 입주잔금대출,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의 한도도 축소한다. 전세대출 한도는 임차보증금 증액 범위 내로 제한하고 집단대출 중 입주 잔금대출의 담보 기준도 KB시세나 감정가액에서 분양가격, KB시세, 감정가액 중 최저금액으로 바꾼다.

또한 29일부터 주택담보대출에서 모기지신용보험(MCI), 모기지신용보증(MCG) 가입이 제한된다. MCI는 주로 아파트, MCG는 다세대·연립 등에 적용되는 대출이다.

MCI 대출이 중단되면 차주가 받을 수 있는 대출 한도가 줄어든다. MCI와 MCG에 가입하면 소액임차보증금만큼 차주가 대출을 더 받을 수 있는데 이를 중단하면 실제 받을 수 있는 대출금이 감소한다. 서울 지역 아파트의 경우 대출 한도가 5000만원 줄어든다.

금융당국은 18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금융권의 가계대출 총량관리 권고기준(연 5~6%)을 계속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은행권에서는 NH농협은행을 시작으로 연쇄 대출중단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minss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