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테마버스 타고..인싸마을 '완주'하는 날

2021. 9. 28. 12:2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굵은 흰 밧줄로 보이는 장군봉 장군폭포
크고 작은 독특한 구멍이 뻥뻥 해골바위
방탄순례지 경각산 패러글라이딩 '스릴'
구이저수지·아름다운 광곡마을 한눈에
영국 동화속 실물 인형제작 삼례책마을
한의원 연계 건강 힐링교실 안덕마을
한우구이·묵은지 닭볶음탕..'5미 5락'
● 비온뒤 위봉폭포 3층, 2층. 최하단 1층 폭포는 가까이 가야 찍을수 있다. 1,2,3층을 한꺼번에 찍겠다는 출사객의 욕심은 자연을 거스르는 마음이다. 인근 위봉산성에서 방탄이들이 놀았다(위쪽). 완주 기차산 해골바위.
● 그림책 미술관 내부의 피터팬● 경각산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에서 내려다본 구이저수지와 대한민국술박물관 끄트머리.● 소양제 저수지 둑길의 방탄소년단(BTS) 소나무. 그 때 이후, 주변에 카페도 몇 개 생기고, 앞에 보이는 산길 쪽으로 산책로가 개척됐다. (위쪽부터)

방탄소년단(BTS)은 “완주(完州)로 완주(完走)!”라 했던 재작년 목표를 과연 이룰수 있을까. 완주가 이번엔 기차산 해골바위, 단독입수한 삼례 영국그림책미술관, 고산공예놀터, 안덕웰니스 마을을 내놓았다.

완주는 여기에 방탄이들이 다녀간 소양오성제,아원고택,위봉산성,삼례비비낙안,고산창포마을,구이경각산을 묶어 ‘BTS 6로드 스탬프투어’, ‘기차타고 렌트카 반값’, 방탄순례지와 산속등대,술박물관을 연결한 ‘BTS인 완주테마버스(익산역 출발)’를 공식 출범시켰다. 아미들이 “마이 유니버스!”라고 외칠 곳이 더 생겨버렸다.

▶진짜 아미들의 훈련장, 용 뜯어 먹은 바위= 완주 동상면 기차산은 진짜 아미(Army) 공수부대 훈련장이다. 가파른 석벽산에 밧줄을 드리우고 한 구간, 한 구간, 이어 오르거나 강하하는 군인들과 모험가들의 모습이 열차 같다고 해서 붙인 이름이다. 중간에 아주 굵은 흰 밧줄도 보이는데, 알고보면 장군봉 아래로 흐르는 장군폭포다.

이곳의 명물이자 아이돌 센터는 거대 석벽도 아니고, 장군봉도 아닌, ‘해골바위’이다. 기차산 7부능선 쯤에 높이 30m, 폭 20m가량의 크기로, 별동대 처럼 따로 솟아있다. 주민들은 ‘용 뜯어 먹은 바위’라고 하는데, ‘용이 뭔가 먹다가 남겨둔 바위’라는 설과 ‘용까지 뜯어 먹는 기(氣) 센 바위’라는 확대해석이 혼재한다.

등산로 첫 집 진돗개 이름이 ‘장군’인 신월리 구수마을에서 정상인 장군봉까진 3시간 남짓 걸리는데, 등산객 70%가 “이거 봤으면 됐지 뭐”하면서 목적지로 여기는 해골바위까지는 여유있게 걸으면 1시간 20분 정도 걸린다.

크고 작은 구멍이 뚫려 독특하게 생긴 해골바위는 한눈에 보아도 두려울 것이 없는 생김새다. 거대 바위가 풍화작용(타포니)에 의해 파여서 마치 해골 모습처럼 보인다. 2-3m 클라이밍하면, 누울 수는 있지만 앉기는 어려운 방 하나가 있는데, 해골의 입에 해당하는 인생샷 포인트다.

▶반전매력의 연속, 영국 그림동화 단독입수= 완주는 반전매력의 연속이다. 이번엔 동심의 현장으로 분위기를 확 바꾼다. 삼례책마을(관장 박대헌)이 또 특종을 했다. 지난해에는 한국에 대한 나폴레옹의 극찬이 담긴 ‘조선서해안항해기(1816년,서제임스홀)’를 단독입수했다. 이번엔 1940년대 영국 그림동화 ‘요정과 마법의 숲’을 단독입수했다.

1940년대 영국 동화작가 그레이브스(1920~2013)는 자신의 동화 원고에 아일랜드 그림책 작가 나오미 헤더(1911~1989)의 삽화를 정리해 출판을 눈앞에 두고 있었는데, 세계2차대전으로 수포로 돌아가 ‘요정과 마법의 숲’ 원고가 세상에서 잊혀지는 듯 했다.

최근 박 관장이 해외 지인들에게서 우연히 이런 책을 존재를 듣고 각고의 노력 끝에 이 원고를 한국에 모시고, 실물 인형들을 만들게 된 것이다. 이는 마치 홍길동전을 영국 수집가가 입수해, 영국에 길동 홍이 꿈꾸던 ‘율도 아일랜드 유토피아’ 전시관을 만든 셈이다. 일제수탈용 양곡창고를 리모델링한 이곳엔 오리지널 타이핑 원고 57장과 원화 34장을 전시하고 있다.

▶우수 열린관광지, 고향 같은 웰니스=피터팬이 전시관내 높은 곳을 날고, 빗자루를 탄 요정이 교보문고식 계단형 쉼터를 지키는 가운데, 스노우트롭 요정이 관객과 나란히 앉아 책을 보는 풍경이 정겹다. 상설전시로는 ‘빅토리아시대 그림책, 랜돌프 칼데콧과 케이트 그린어웨이, 월터 크레인 3대 거장전’이 열린다.

책마을을 포함한 삼례문화예술촌(모모미술관, 디지털아트관, 애니씨어터, 목공소, 평범한 주민의 일대기를 신문의 톱기사로 쓰는 ‘완주인생보’ 제작소 등)은 가장 편리하고 유익한 열린관광지 ‘톱4’에 들었다. 일제 양곡 수탈 거점이었던 이곳엔 꽃을 쓴 소녀상이 지키고 있다.

방탄소년단이 뮤직비디오를 찍은 남성 상징 경각산과 여성 상징 모악산 아래에는 2021년 문체부-한국관광공사 웰니스관광지로 선정된 안덕마을이 있다. 고향 같은 풍경 속에서 한의원과 연계된 건강 체험프로그램과 건강 힐링교실을 즐긴다.

10여 가지 한약재를 달인 물로 황토 흙을 빚어 만든 토속한증막은 체질 개선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한증막과 연결된 ‘옛금광굴’은 한 여름에도 시원한 공기를 유지한다. 쑥뜸체험과 한방향기주머니 만들기, 손수건 천연염색, 인절미 만들기, 두부 만들기, 매듭 팔찌 만들기, 농작물 수확체험 등을 한다.

▶방탄소년단 경각산 패러글라이딩 타던 날=경각산에서 방탄소년단 패러글라이딩 뮤직비디오 촬영을 지원한 우순진 피닉스 패러글라이딩 교육기관 대표는 촬영 뒷얘기를 전했다. 25년 패러글라이딩 교육 경력을 가진 우 대표는 지민의 비행을 캐어했으며, 멤버들 모두가 생각보다 쉽게 하늘을 나는 기분에 무척 즐거워했다고 한다.

카니발 리무진 4대로 도착한 방탄이들을 보고 4050 강사들은 “조용필 오냐?”라면서 술렁거렸고, 그중 가장 젊은 40대 강사가 “방탄소년단이야”라고 톡방에 공유하는 바람에 강사진들의 10대,20대 자녀, 조카, 30대40대 여동생이 대거 출동해 울고불고 난리가 났다고 우 대표는 전했다.

우 대표의 딸은 감격의 눈물을 닦은, 오래된 타올을 아직 간직하고 있다고 했다. 방탄소년단 멤버가 먹었던 패트물병은 인천 출신 주부 아미가 단독 입수, 챙겨갔다고 한다. BTS를 활공장까지 태운 6인승 트럭은 지금도 피닉스의 1호차가 되어 우량고객들을 태운다.

경각산 활공장에서 패러글라이딩을 착용한채 박차고 뛰어 나르면, 드넓은 구이저수지와 대한민국술박물관, 아름다운 광곡마을이 발 아래 놓인다. 스태프는 현란한 패러글라이딩 운전기술을 선보이며 동승자에게 스릴을 만끽할 기회를 주기도 한다.

피닉스에서 제공하는 동영상 셀카봉을 위에서 아래로 수직으로 찍거나 글라이딩이 보이도록 두 발 사이에 놓고 아래에서 위로 찍으면 멋진 영상과 스틸컷을 챙길 수 있다.

방탄 소나무가 있는 소양제 연못주변엔 예술카페가 부쩍 늘었고, 또다른 BTS 촬영지 위봉산성 옆 위봉폭포에 최근 비가 내려 장쾌하게 옥수를 쏟아내고 있었다.

대한민국 1호 로컬푸드 고을인 완주는 9경, 9품에 이어 맛과 즐거움은 5미, 5락을 지정했다. 5미는 한우구이, 순두부백반, 로컬푸드밥상, 묵은지 닭볶음탕, 민물매운탕이고, 5락은 삼례문화예술촌과 책마을, 대한민국 술 테마박물관, 무궁화오토캠핑장, 놀토피아, 방탄이들이 잤던 오성한옥마을이다. BTS 멤버들이 다시 온다면 “그 완주 맞어?”라면서 양파 같은 완주의 신상 매력에 다시 놀랄 것 같다.

함영훈 기자

abc@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