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공원의 축구 현장] 미래를 내다 본 이정문 화백의 만평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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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알 만한 사람들은 한번쯤은 봤을 그림이 있다.
벌써 21년이나 지난 과거, 그러니까 작화할 당시만 하더라도 35년이나 시간이 흐른 뒤의 미래를 담은 이 그림에는 놀랍게도 지금의 세태를 모두 그리고 있다.
하지만 이게 우리 축구계의 고민에 의해 발전된 결과물이라 보지 않는다.
1965년 이 화백이 그 당시에는 허무맹랑하게 여겨졌던 전기자동차가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한 것처럼, 우리 축구의 미래를 예측하고 이에 필요한 정책을 고민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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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
박공원의 축구 현장
아마 알 만한 사람들은 한번쯤은 봤을 그림이 있다. 이정문 화백이 1965년에 그린 서기 2000년 이정문이라는 만평이다. 벌써 21년이나 지난 과거, 그러니까 작화할 당시만 하더라도 35년이나 시간이 흐른 뒤의 미래를 담은 이 그림에는 놀랍게도 지금의 세태를 모두 그리고 있다.
전기 자동차로 도로를 달리고, 길거리에서 소형 TV(스마트폰)을 즐기며, 원격 치료에, 로봇청소기가 집안 곳곳을 청소한다. 달나라로 수학여행을 간다는 얘기를 제외하면, 그의 상상은 지금의 일상을 놀랍도록 정확하게 예측해냈다. 단순히 상상의 나래를 편 것일 수 있으나, 적어도 그의 직관적인 미래 예측 능력만큼은 실로 대단했다.
아마 그의 그림 속에 그려진 전문 직종 분야에서 일하는 인재들도 마찬가지 미래를 떠올렸을 것이다.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문명은 어느날 갑자기 이루어진 게 아니다. 이 화백과 비슷한 상상을 하며, 그걸 현실로 만들기 위해 무수히도 많은 연구와 노력을 쏟았기에 가능했다.
이러한 장기적 안목을 우리네 프로스포츠계에서 보고 싶다. 이를테면 1983년 출범한 K리그가 이러한 미래와 비전에 대해 진중한 자세로, 때로는 엉뚱한 발상을 통해서라도 K리그 그리고 한국 축구의 발전을 고심해본 적이 있을까 싶은 궁금증이 들었다. 아마도, K리그를 처음 만들 때 이러한 생각은 전혀 해보지 못했으리라 생각한다.
물론 인프라는 많이 발전했다. 논두렁 같은 잔디는 이제 찾아볼 수 없고, 이제 많은 경기장이 축구전용구장화가 되었다. 하지만 이게 우리 축구계의 고민에 의해 발전된 결과물이라 보지 않는다. 2002 FIFA 한·일 월드컵이라는 큰 이벤트 이후 많은 것이 변했을 뿐이었다.
K리그의 주요 화두는 그저 성적이다. 물론 성적은 중요한 요소다. 가장 확실하게, 그리고 가장 빠르게 대외적으로 내세울 수 있는 업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20년, 30년 후의 미래를 담은 청사진을 생각하는 이는 거의 없다. 각 팀들은 어떤 클럽으로 성장시켜나갈지, 프로연맹은 어떤 리그로 만들어나갈지 목표 의식이 다소 흐릿해 보인다. 이는 대한축구협회도 마찬가지다. 현실은 중요하지만, 너무 현상 유지에만 매몰된 게 아닐까 걱정도 된다..
조금은 엉뚱하고 발칙하더라도 한국 축구 그리고 K리그가 어떻게 변해야할지를 고민에 보는 시간이 어떨까? 일본은 과거부터 월드컵 우승이라는 목표를 세웠다. 당시나 지금이나 그들의 이런 목표를 접하면 웃는 이들이 더 많은 게 현실이긴 하다. 그러나 그 목표를 세우고 이에 필요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그리고 이 정책을 통해 조금씩 발전해나가고 있다. 우리 역시 마찬가지 자세를 취해야 한다. 1965년 이 화백이 그 당시에는 허무맹랑하게 여겨졌던 전기자동차가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한 것처럼, 우리 축구의 미래를 예측하고 이에 필요한 정책을 고민했으면 한다.
글=박공원 칼럼니스트(現 대한축구협회 이사)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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