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생의 마지막 작품" 연기 인생 65주년 이순재의 '리어왕' [N현장](종합)
(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연기 인생 65주년을 맞은 배우 이순재가 연극 '리어왕'을 통해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전 회차에 모두 무대에 오르며 '필생의 연기'를 펼치겠다는 이순재가 과연 '리어왕'으로 관객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전할지 기대를 모은다.
28일 오전 연극 '리어왕'의 기자간담회가 서울 서초구 남부순환로에 위치한 예술의전당 인춘아트홀에서 열렸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이순재 예술감독 및 배우, 이현우 연출이 참석했다.
'리어왕'은 인간 존재와 인생의 근본적인 성찰을 아우르며 아름다운 시적 표현으로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에서도 가장 압도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작품이다. 오만함에 눈이 가려 진실과 거짓을 분별하지 못한 어리석음이 초래하는 갈등과 혼란을 다룬다.
특히 이번 '리어왕'에서 이순재는 전 회차 공연에 서며 리어왕 인생의 희로애락을 적나라하게 그려낼 예정이다. 이순재는 또한 직접 예술감독을 맡아 극의 완성도를 높인다. 리어의 첫째 딸 고너릴 역은 소유진 지주연이 연기며, 둘째 딸 리건 역은 오정연 서송희가 연기한다. 셋째 딸인 코딜리아 역은 이연희가 혼자 맡아서 무대에 오른다.
이외에도 글로스터 백작 역의 최종률, 에드거 역의 권해성 박재민, 에드먼드 역의 박영주, 켄트 백작 역의 박용수, 오스왈드 역의 김인수 임대일, 올바니 공작 역의 유태웅, 콘월 공작 역의 염인섭 등의 배우들이 출연해 관객들에게 환상의 앙상블을 선사할 예정이다.
이순재는 연기 인생 65주년을 맞아 '리어왕' 작품을 맡게 된 것에 대해 "(이제 나이가 들어서) 할 수 있는 역이 할아버지 역 밖에 없다"라며 "누가 '이제 뭘 하고 싶으세요?' 물어보길래 늙은이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연극은 셰익스피어의 리어가 아니겠는가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극히 개인적인 소신을 표한 건데 공론화가 돼서 '한 번 해봅시다'가 됐다"라며 "그동안 많은 셰익스피어가 있었지만 풀버전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원전 그대로 해봅시다라고 하면서 공연을 올리게 됐다"라고 말헀다.
이어 "원전 그대로 의상, 분장을 제대로 해보자고 했고, 이러한 것들이 합의가 돼서 공연에 들어가게 됐다"라며 "이현우 교수께서 번역과 연출을 맡아주셨는데, 셰익스피어 전문가시다"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필생의 마지막 작품이 아닌가하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순재는 '리어왕'에 대해 "필생의 마지막 작품이 아닌가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는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작품의 문학성도 전달되어야 하고, 연극이라는 건 모든 관객이 공감을 해야 한다"라며 "전문적인 것에 치우쳐서 이해를 못하면 연극적인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 얘기했다. 이어 "한 사람 대사가 한 장씩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라며 "그래서 언어구사에 역점을 두고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순재는 "배우로서 최고의 행운은 좋은 작품과 좋은 연출을 만나는 거다"라며 "연극은 고전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흔한 것 같지만 배역을 맡기 쉽지 않다"라고 얘기했다. 이어 "저는 셰익스피어 작품 중 '햄릿'을 꼭 해보고 싶었는데 못했다"라며 "이제는 나이가 들어 리어왕 역할도 이해할 수 있고, 표현하는 데 있어서도 연령적인 게 맞아서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라고 했다.
이현우 연출은 '리어왕'의 특징에 대해 "셰익스피어 작품 중 가장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 '리어왕'이다"라며 "저희 학자들 사이에서는 어떤 것이 셰익스피어의 정점이냐 했을 때 50%는 '맥베스', 50%는 '리어왕'을 꼽는다"라고 했다. 이어 "'맥베스'는 콤팩트한 극 구성을 자랑하는 극 작품이라면, '리어왕'은 셰익스피어 극본 중 가장 긴 작품 중에 속하는 대작임에도 군더더기 없는 잘 짜여진 극 구성을 보여준다"라며 "그렇기에 셰익스피어 극 예술의 정점으로 친다"라고 설명했다.
이현우 연출은 "햄릿, 맥베스라는 인물도 놀랍지만, 리어왕은 기쁨부터 절망과 나락으로 빠져드는 온갖 인간의 감정의 집약체처럼 느껴지는 놀라운 캐릭터다"라며 "이러한 것도 리어왕의 큰 매력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젊은 배우들이 하기 어려운 배역이 리어왕이다"라며 "이번에 이순재 선생님이 리어왕을 맡아주셔서 연출로서도 팬으로서도 기대가 크다"라고 얘기해 기대를 높였다.
이현우 연출은 오정연과 이연희를 이번 '리어왕'에 캐스팅하게 된 것에 대해 "오정연씨는 오디션으로 연기를 봤을 때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라며 "오정연씨가 연기하는 걸 본 적이 없어서 주저하는 마음이 컸지만, 뵙고 리딩하는 걸 보고 이 배우한테 이런 이런 도움만 드리면 이만큼 성장해서 보여줄 수 있겠구나라는 확신을 가지게 돼 캐스팅을 했다"라고 했다. 이어 "(오정연씨는) 빠르게 성장해나가시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현우 연출은 "(이연희가 연기하는) 코델리아 캐스팅에 있어서는 많이 고심했다"라며 "이번에 저희가 특별한 콘셉트를 가지고 코델리아의 운영하고 있다"라고 얘기했다. 이어 "코델리아는 광대도 같이 할 수 있어야 한다"라며 "코델리아는 공주의 고결함도 있어야 하고, 잔다르크처럼 성스러움과 강인한 여성상, 또 광대까지 연기해야 하는데, 그런 배우를 찾다가 이연희씨를 만나게 됐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연희씨를) 만나서 얘기도 해보고 진정성 있는 자세와 각오를 느꼈다"라며 "리딩 과정에서 그 가능성을 느꼈다"라고 얘기했다.
이순재는 '리어왕'이 현재에 가지는 의미에 대해 "이 연극은 결국 절대 권력자가 자기의 노후의 안락을 위해서 나라를 나눠 딸들에게 나눠주면서도 버림 받게 되는 최상에서 최악으로 떨어지는 비극을 보여준다"라며 "그러면서 리어왕은 가난한 사람의 고통을 생각하게 된다"라고 얘기했다.
이어 "리더는 자기 위치에서 자기만 생각하는 게 아니라 밑에 있는 사람, 가난한 사람도 안고 가야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라며 "리더십은 군림하는 게 아니라 밑바닥과 같이 어울리는 게 진짜 리더십이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순재는 고령에 이렇게 긴 러닝타임의 작품에 오르게 된 것이 걱정되지 않느냐는 물음에 "건강은 괜찮다"라며 "하지만 나이가 든 사람은 장담을 할 수 없기에 걱정이 된다"라고 얘기했다. 이어 "중간에 잘못되면 큰일나겠구나 싶어서 집사람에게 보약도 준비하라고 한다"라며 "또 판을 벌리면 쟁이는 신이 난기 떄문에, 잘 관리해서 제대로 해보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리어왕'은 오는 10월30일부터 11월21일까지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에서 상연된다.
taehy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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