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3·9 대선 개입' 노골화한 北 김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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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예상보다 일찍 한국의 대선 정국에 뛰어들었다.
필자는, 여야의 대선 후보가 확정된 11월 이후에 북한이 '평화 쇼'를 위한 군불을 지피고 김정은의 신년사를 계기로 구체적인 대미 제안을 해서 대선 직전인 내년 3월 초에 미·북 고위급회담을 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하지만 북한은 남한의 대선 정국이 급격히 요동치자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을 구실로 대남, 대미 일정을 앞당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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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훈 前 통일연구원장 국민대 겸임교수
북한이 예상보다 일찍 한국의 대선 정국에 뛰어들었다. 외견상 문재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에 화답하는 형태지만, 숨은 의도는 한국 대선에 개입하는 것이다. 남북관계를 지렛대로 미·북 대화를 트는 게 목적이란 분석도 있지만, 그런 일반론으로 해석하기엔 북한의 반응이 너무 변칙적이고 돌발적이다.
북한이 위기를 느낄 정도로 미처 예상하지 못한 사태에 직면해서 갑작스럽게 종전선언 제안을 수락했다는 뜻이다. 북한에서 이런 정치적 결정을 내리게 하는 동기는 대남관계의 중대 사건, 즉 남한 대선 정국의 흐름을 바꾸려는 긴급한 사태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순탄하게 선두를 달리던 여권 후보가 성남 대장동개발 게이트로 크게 흔들리며 당선 가도에 먹구름이 끼자 국민의 관심을 분산시키고 평화 분위기로 여권을 지원하기 위해 수를 둔 것으로 보인다.
존 볼턴 전 미국 국가안보보좌관도 회고록에서 밝혔듯이, 북한은 본래 종전선언에 관심이 없다. 문 대통령의 제안에 대한 첫 반응으로 종전선언이 시기상조라는 지난 24일 자 리태성 외무성 부상의 담화는 전통적인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문제는, 외무성 부상의 담화 발표 7시간 만에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종전선언이 “흥미 있는 제안이고 좋은 발상”이라며 리 부상의 담화를 뒤집은 것이다. 리 부상이 알 수 없는 권력 핵심 내부의 논의에서 종전선언 제안을 활용하기로 급하게 입장을 바꾼 것이다.
김여정의 이튿날 담화는 북한의 의도가 남한 대선 정국 관리에 있음을 더욱 분명히 했다. 개인 견해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종전선언은 물론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재설치와 정상회담 가능성까지 거론하면서 앞으로 훈풍이 불지, 폭풍이 불지는 남한의 선택에 달렸다고 했다. 한편으로 북한의 군사적 자위권 행사를 문제 삼지 말라고 압박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여권 후보의 당선을 돕기 위해 양날의 칼을 휘두른 것이다.
필자는, 여야의 대선 후보가 확정된 11월 이후에 북한이 ‘평화 쇼’를 위한 군불을 지피고 김정은의 신년사를 계기로 구체적인 대미 제안을 해서 대선 직전인 내년 3월 초에 미·북 고위급회담을 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하지만 북한은 남한의 대선 정국이 급격히 요동치자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을 구실로 대남, 대미 일정을 앞당긴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조만간 뉴욕이나 제3국 채널을 통해 미국에 대화를 타진할 것이다. 코로나19가 진정될 때까지 평양과 워싱턴 간의 대면접촉은 어렵겠지만, 내년 3월 초 최소한 장관급회담을 목표로 대화 채널을 가동할 수 있다. 북한은 조 바이든 미 행정부를 약체로 파악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대화에 나설 것이다. 지금 대화에 목을 매는 쪽은 미국이니까.
게다가 바이든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도 점점 좁아지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철군 패착, 남부 접경지역 난민사태, 코로나19 백신을 둘러싼 혼선, 과도한 선심성 예산 등으로 바이든의 인기가 역대 최악인 트럼프보다 못하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전임 마이크 펜스 부통령에 뒤진다는 평가다. 벌써 바이든의 재선은 물 건너갔고, 2024년에는 도널드 트럼프가 재등장할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북한이 약체 바이든 행정부와 한국의 대선 정국을 함께 요리하겠다고 나서면서 한반도에 ‘북풍’이 불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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