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김오수 檢으론 대장동 非理 못 밝힌다

기자 2021. 9. 2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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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도시개발공사가 대장동지구 개발 시행사로 설립한 성남의뜰은 납입자본금이 50억 원이었다.

이 가운데 1%인 5000만 원을 투자한 화천대유가 성남의뜰에서 3년간 배당받은 금액은 무려 4000억 원에 이른다.

반면 53.6%를 투자한 성남도시개발공사는 1830억 원을 배당받았을 뿐이다.

환수했다는 금액 중 1830억 원은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받은 배당금이고, 나머지는 사회간접시설을 건축해 기부채납 한 금액 등이라니 특별히 안 받을 걸 받아낸 것도 아니잖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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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천 중앙대 교수·법학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대장동지구 개발 시행사로 설립한 성남의뜰은 납입자본금이 50억 원이었다. 이 가운데 1%인 5000만 원을 투자한 화천대유가 성남의뜰에서 3년간 배당받은 금액은 무려 4000억 원에 이른다. 반면 53.6%를 투자한 성남도시개발공사는 1830억 원을 배당받았을 뿐이다.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인지, 왜 민간사업자에게만 초과이익을 몰아주도록 사업을 설계한 것인지 속 시원하게 설명해 주는 사람이 없다.

분양이익이 민간기업에 과도하게 집중될 가능성이 있다는 실무담당자의 반발은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던 유동규에 의해 묵살됐다고 한다. 위험이 큰 사업이기 때문에 수익률도 높은 것이라는데, 그래도 가장 적은 지분을 투자한 업자가 가장 높은 배당을 받게 됐다는 건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민간개발 특혜 사업을 막고 5503억 원을 시민 이익으로 환수했다는 해명도 이상하다. 환수했다는 금액 중 1830억 원은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받은 배당금이고, 나머지는 사회간접시설을 건축해 기부채납 한 금액 등이라니 특별히 안 받을 걸 받아낸 것도 아니잖은가.

화천대유의 면면을 보면 화려한 전관 법조인들이 포진해 있다. 권순일 전 대법관, 박영수 전 특별검사, 김수남 전 검찰총장, 김찬우 전 수원지검장 등이다. 화천대유의 소유주가 법조 출입 기자 출신 김만배 씨인데, 추후 법적 공방이 생겼을 때 회사를 보호해 줄 인적 장벽을 미리 구상해 둔 게 아닌가 싶다. 김 씨는 성남의뜰을 만나 1만 배의 이익을 창출함으로써 그야말로 ‘주역(周易)’에서 말하는 큰 부자인 화천대유가 됐다.

‘주역’에서 천화동인은 화천대유 앞에 나오는 괘(卦)로, 정치적 성공의 길을 의미한다. 대장동 사업은 이재명 지사가 성남시장이던 시절, 그의 측근인 유동규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진두지휘로 시작됐다. 따라서 정치인으로 성공하려는 이 지사와 이 사업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일 수밖에 없다. 이 지사도, 사업 전반을 설계한 사람은 자신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 사업으로 엄청난 특혜를 받은 화천대유의 자회사가 천화동인이라니 회사가 챙긴 개발이익이 정치적으로도 깊은 연관성이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런 상황까지 생각하면 사업 전체 설계자는 이 지사가 맞을 것으로 추정된다.

당연히 대장동 사업과 관련해 온갖 의혹이 난무할 수밖에 없다. 이 지사는 절대 아니라고 한다. 그러면서 검찰이나 경찰의 수사는 좋지만, 공수처나 특별검사의 수사는 절대 안 된다고 한다. 국민 입장에서 보면 일단 정치적 종속성이 심각한 경찰의 수사는 곤란하다. 검찰도 김오수 총장의 성격상 집권 세력에 누가 되는 일을 하기 어려워 보인다. 공수처는 출범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인적 구성도 아직 충분하지 않은 상태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특별검사뿐이다.

이 지사는 특검은 안 된다고 손사래를 쳤다. 하지만 검찰 출신인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의 아들이 화천대유 직원으로 근무하다가 퇴사하면서 퇴직금 명목으로 50억 원을 받은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자, 이 지사는 ‘국민의힘 게이트’라고 역공을 펴고 있다. 국민의힘 게이트라고 한다면 특검을 못 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더 이상 증거가 인멸되기 전에 하루속히 특검이 임명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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