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의환향' 최경주..2주연속 우승 도전 나선다

2021. 9. 28.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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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골프역사 쓰는 51세의 '탱크'
PGA 챔피언스투어 우승 후 귀국
"우승으로 국민께 기쁨 드려 다행"
최경주인비테이셔널 2년만에 출전
9년 만에 KPGA 17승째에 도전
"후배들과 경쟁, 좋은 경기 하겠다"
최경주가 28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면서 밝게 웃고 있다.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제공]

“코로나19로 지친 국민들께 작은 위로와 기쁨을 드려 더욱 값진 귀국길이 됐다. 후배들과 경쟁이 쉽지 않지만 최선을 다해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리겠다.”

51세 ‘탱크’는 멈추지 않는다. 한국인 최초로 미국프로골프(PGA) 챔피언스 투어 우승을 차지한 ‘코리안 탱크’ 최경주(51)가 자신의 이름을 건 대회에서 또 한번 고국팬들을 위한 희망의 샷을 날린다.

28일 오전 금의환향한 최경주는 오는 30일 경기도 여주에서 개막하는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에 출전한다. 2012년 10월 CJ 인비테이셔널에서 코리안투어 16승째를 따낸 그는 이번 대회에서 17승에 도전한다.

전날 한국인 최초로 PGA 챔피언스 투어 대회 정상에 오른 뒤 2주 연속 우승 사냥에 나서는 것이다. 퓨어 인슈어런스 챔피언십 우승 후 곧바로 귀국길에 오른 최경주는 숨 돌릴 틈도 없이 경기에 나서지만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최경주는 “한국에 올 때마다 들뜬 마음으로 오게 되는데, 이번엔 우승까지 하고 와서 더욱 값진 귀국길이 됐다”며 “후배들의 기량이 좋아져 경쟁하기가 정말 쉽지 않은데, 몸 관리 잘해서 좋은 경기 해보겠다. 코스가 좀 어렵게 세팅됐다고 들었지만 좁은 코스에서 경기를 많이 해봐서 코스에 대한 두려움은 없다. 일단 컷 통과를 목표로 하겠다”고 했다.

지난 2002년 한국인 첫 PGA 투어 우승 이후 19년 만에 시니어 투어마저 제패한 최경주는 한국 골프의 개척자이자 살아있는 전설이다.

3년 전 갑상선 종양 제거수술 이후 체중이 10㎏ 이상 빠지고 허리부상으로 병원 신세까지 지면서 투어에서 예전같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그는 지난 6월 동갑내기 필 미켈슨(미국)이 메이저 대회인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는 모습을 보며 다시 심장이 뛰는 것을 느꼈다고 털어놓았다. 미켈슨 역시 최경주와 마찬가지로 지난해부터 정규투어와 챔피언스 투어를 병행하고 있다.

당시 최경주는 “오랜 친구인 필이 깊은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생각한다. 나도 한 번 다시 도전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PGA 챔피언스투어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싶은 목표가 생겼고 그 각오가 심장을 뛰게 한다. 곧 우승 찬스가 찾아올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그의 말은 현실이 됐다. 자신을 다시 채찍질한 최경주는 이번 대회서 전성기 못지 않은 예리한 아이언샷과 노련한 경기운영으로 또한번 새롤운 역사를 썼다.

최경주를 가슴 뛰게하는 또 다른 원동력은 꿈나무 골프선수들이다. 그는 해마다 최경주재단을 통해 유망주들을 미국으로 초청, 함께 훈련하며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최경주는 올해 초 용품후원사가 주최한 기자회견에서 “꿈나무는 내게 배터리 같은 존재다”며 “어린 선수들이 좀 더 효과적인 훈련을 통해 성장하길 바라고, 나중에 그 선수들이 무럭무럭 자라나 새로운 꿈나무들을 키워냈으면 좋겠다”고 했다.

최경주는 또 “골프가 실수를 해야 다음 단계로 가는 것처럼, 인생도 실수를 해봐야 성공하는 것 같다. 나도 그렇게 살아왔다”며 청년들에게 두려움 없는 실패가 성공의 자양분이 될 것임을 조언하기도 했다. 이날 역시 귀국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많은 국민이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일들을 많이 겪고 있는데, 이럴 때 오히려 더 기회로 삼고 더 준비를 잘해야겠다고 생각한다”며 힘을 북돋웠다.

한편 최경주가 2년 만에 선수로 출전하는 이번 대회에는 올 시즌 나란히 2승씩 기록 중인 박상현과 서요섭이 첫 3승 고지에 도전하고, 디펜딩챔피언 이창우가 타이틀방어에 나선다. 제네시스 포인트 1위인 김주형은 미국 콘페리투어 1차 퀄리파잉 토너먼트 출전으로 불참하는 가운데, 박상현이 22위 이내에 오를 경우 제네시스포인트 1위에 오르게 된다. 조범자 기자

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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