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평>'위드 코로나'에 역행하는 정치방역

기자 2021. 9. 28.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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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환규 하트웰의원 원장 前 대한의사협회장

票 노리고 全국민에 재난지원금

희생한 자영업자 보상 우선 외면

야외에도 마스크 강제 非과학적

英 미디어 이젠 코로나 얘기 않아

세계 많은 나라 일상 회복하는 중

한국 사망률 독감 밑돌아도 침묵

최근 필자는 어느 의사 커뮤니티에 오른 글을 SNS에 올렸다. ‘영국 시민권자로 직원 3명을 두고 자영업을 하는 한국인이 최근에 한국 와서 놀란 점 3가지’라는 제목의 글이었다. 그 내용은 이랬다.

‘한국에 와서 첫 번째 놀란 것은 뉴스에서 아직도 종일 코로나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었다. 영국은 미디어에서 더 이상 코로나 이야기는 거의 들을 수 없다. 두 번째 놀란 것은, 어디를 가나 마스크 쓰는 사람 천지라는 사실이다. 영국은 버스·지하철 등 많은 사람이 모이는 실내 공간에서만 마스크를 쓰고 실외에서는 쓰지 않는다. 세 번째 놀란 것, 가장 어이없었던 일은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이다. 코로나19로 인해 타격을 입은 사람들은 자영업자가 대부분인데 왜 그들에 대한 지원은 제대로 안 해 주고 오히려 더 규제를 강화하면서 반대로 경제적 타격이 전혀 없는 공무원, 직장인, 기초생활수급자들에게 재난지원금을 주는 것인지 놀라웠다. 영국은 셧다운을 세 번 했는데, 세 번 모두 자영업자들에게 전년도 매출의 80%를 나라에서 보상해 줬다. 단, 직원을 해고하지 않는다는 조건이 붙었다. 이게 합리적이지 않은가? 공무원, 직장인, 기초생활수급자들이 코로나19로 도대체 무슨 경제적 타격을 입었는가? 오히려 재난지원금을 받아 소득이 더 늘었다.’

이 글은 매우 뜨거운 반응을 일으켰다.

며칠 전 유럽 여행을 떠난 필자의 지인도 SNS에 이렇게 썼다.

‘파리 생활 5일째, 야외에서는 마스크를 안 쓰고 다니는 것이 기본이다. 식당에 들어가는 경우에는 어차피 음식을 먹어야 하니 계속 마스크 안 쓴다. 대부분 식당이 문 활짝 열고 장사하고 야외 테이블을 많이 이용한다. 마트나 편의점처럼 먹거나 이야기할 필요가 없는 실내에 들어가면 대부분 사람이 마스크를 쓴다. 마스크는 다들 가지고 다닌다. 대중교통, 관광지는 마스크가 강제된다. 현지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마스크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한다. 영업시간, 인원수 등에 대한 제한은 없다. 다만, 식당을 출입하려면 백신 접종 확인증이 필요하다. (중략) 한국에서 실외 다닐 때 마스크를 쓰고 다니다가 식당에 들어가면 마스크를 다 벗는 해괴한 관습 때문에 불편했는데, 여기에서는 마스크로 인한 불편은 거의 없다.’

위 2편의 글에서 우리는 특히 두 가지 지적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첫째는, 자영업자들의 희생을 강요하면서도 그 희생에 대한 보상을 우선하지 않고 코로나19로 인한 직접적인 금전적 피해를 보지 않은 직장인과 공무원들을 포함한 전 국민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한 것에 대한 지적이다. 이는 더 많은 국민에게 선심을 씀으로써 선거에서 더 많은 표(票)를 얻으려는 포퓰리즘 정책이 아닌가 의심된다. 둘째는, 바이러스가 희석돼 감염 위험이 극히 희박한 야외에서까지 마스크 착용을 강제하는 비(非)의학적·비과학적 정책에 대한 지적이다.

현재 많은 국가가 ‘위드 코로나(with Corona)’를 선언하면서 코로나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다. 그것은 한때 10∼20%의 높은 사망률(치명률)을 기록했던 코로나19 사망률이 최근 독감 사망률에 근접하거나 그 이하의 수준으로 떨어지는 것이 확인되고 있어 가능해진 것이고, 이는 백신 접종률의 증가와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 백신 접종자들은 감염 확률도 미접종자들에 비해 낮지만, 사망할 확률은 더욱 낮아서 극히 낮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매일 신규 확진자의 새로운 기록을 갈아치우는 중에도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는 3차 유행 시기에 비해 크게 줄어든 상태다. 현재 100만 명당 사망자는 0.13명으로, 3차 유행의 정점이었을 때 0.46명의 약 4분의 1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4차 유행의 정점을 경신하고 있는 지금 확진자 수는 3차 유행 정점의 2.5배를 넘어가고 있지만, 사망자는 오히려 정점 기준의 4분의 1에 불과한 것이다. 그리고 이 수치는 미국(100만 명당 5.98명)의 46분의 1에 불과한 수치이고, 계절 독감의 사망률을 크게 밑도는 수치다.

정부는 급감한 코로나19 사망률에 대해서는 왜 입을 닫고 있을까. 과학을 무시하는 정치방역은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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