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편 어려워 굶고 있는데 매일 도시락 건네.. 평생 잊을 수 없어

기자 2021. 9. 28.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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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는 평생 잊을 수 없는 친구가 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매일 도시락을 싸줬던 고마운 강대완(사진 오른쪽)이란 친구다.

어려운 가정형편 속에 성장했던 나는 고등학교 때 분기마다 내는 기성회비를 제때 내지 못했다.

저녁 시간에 구내식당에서 따뜻한 컵라면에 도시락을 말아먹는 학생들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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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맙습니다 - 고 3때 친구 강대완

내게는 평생 잊을 수 없는 친구가 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매일 도시락을 싸줬던 고마운 강대완(사진 오른쪽)이란 친구다.

어려운 가정형편 속에 성장했던 나는 고등학교 때 분기마다 내는 기성회비를 제때 내지 못했다. 혼자 자취하면서 끼니를 제대로 해결하기조차 쉽지 않았다. 야간 자율학습을 하는 날이면 도시락이 두 개 있어야 했다. 쌀이 떨어지면 점심 도시락만 쌌고, 아침을 거른 날은 점심 도시락을 1교시 끝나고 먹고 저녁 도시락을 점심때 먹었다. 그러다 보니 저녁을 못 먹는 날이 많았다. 저녁 시간에 구내식당에서 따뜻한 컵라면에 도시락을 말아먹는 학생들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하지만 자존심이 셌던 나는 가난하다는 티를 내고 싶지 않았다. 친구들이 저녁 식사를 했는지 물어보면 “먹었다”고 거짓말을 했다. 하지만 대완이는 내 상황을 알고 있었다. 어느 날 대완이는 불쑥 도시락을 하나 주며 “하나 더 싸왔으니 저녁에 먹으라”고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내 자존심을 최대한 배려한 행동이었다. 이후 나는 대완이가 준 도시락을 우정이라 여기며 배고프지 않게 야간 자율학습을 할 수 있었다.

대완이는 대학을 졸업하고 상용차 영업사원으로 일한 적이 있다. 오랜만에 만난 자리에서 대완이는 회사 판촉물이라며 손목시계를 하나 줬다. 그때가 1999년쯤이다. 비싼 고급 시계도 아니었지만, 친구가 준 선물이라 계속 차고 다녔다. 배터리가 떨어지면 교체하고 시곗줄이 낡으면 새 걸로 교체했다. 그 시계를 지금까지 22년째 차고 있다. 신기하게 한 번도 고장 난 적이 없다. 얼마 전에 대완이에게 “네가 준 시계를 지금까지 가지고 있다”고 했더니 잘 기억을 못 하고 “그걸 아직까지 가지고 있냐?”고 되물었다.

코로나19로 인해 대완이를 오랫동안 못 보다가 지난 5월에 만났다. 지방에서 혼자 지내며 연수를 받고 있는 나를 위해 아내와 함께 찾아온 것이다. 그간 살아온 이야기를 나누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언제 다시 마스크 벗은 채로 만날지 모르지만 우리는 매일 카카오톡으로 남들처럼 수다를 떤다. 대완이 어머니가 나이가 드셔서 편찮으시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치면 한번 찾아봬야겠다. 어머니께 “고등학교 때 싸주신 도시락 정말 맛있었다”고 다시 한 번 감사 말씀을 드릴 것이다.

친구 조경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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