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국감, '화천대유' 뜨거운 감자로..野 40여명 증인신청
국민적 관심사에 與도 증인채택 고심
29일 정무위 회의서 증인채택 결정
올해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금융당국 국회 국정감사에서 경기 성남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이 제기된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사건이 ‘뜨거운 감자’가 될 전망이다. 야당은 40여명의 관련 증인을 소환해 화천대유와 정재계 유력 인사들의 관계를 밝힌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여당의 협조가 관건인데, 증인채택을 놓고 여야 간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28일 정치권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야당인 국민의힘이 ‘이재명 경기지사 판교대장동게이트 진상규명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국정감사 증인신청을 준비 중이다. 이 특위는 정무위 소속인 김희곤, 박수영, 윤재옥, 윤창현 의원 4명으로 구성됐다.
정무위 야당 간사인 김희곤 의원실 관계자는 “증인신청 명단에는 하나은행을 포함해 산업은행, 메리츠증권 등 금융 컨소시엄과 화천대유에 배당을 받은 SK증권, 초기 자금을 댄 킨앤파트너스 등의 실무자와 대표 등이 포함됐다”며 “여당과 협의를 해야 하지만, 현재 금융권 인사를 포함해 화천대유 관련 증인 및 참고인 규모는 40여명 규모”라고 밝혔다.
증인 명단은 크게 ▲대장동 개발 입찰 컨소시엄 ▲성남의 뜰 주주 ▲화천대유투자자 및 관계자로 구분할 수 있다. 당시 대장동 사업에서 하나은행, 산업은행, 메리츠증권을 대표로 하는 세 곳의 컨소시엄이 입찰 경쟁을 했고, 최종적으로 하나은행의 ‘성남의뜰 컨소시엄’이 사업자로 선정됐다.
성남의 뜰에는 많은 금융사가 투자자로 참여했다. 우선주와 보통주를 합친 성남의 뜰 지분율을 보면 성남도시개발공사(50.0%), 하나은행(14.0%), KB국민은행·IBK기업은행·동양생명보험(각 8.0%), SK증권(6.0%), 하나자산신탁(5.0%), 화천대유(1.0%) 순이다. 화천대유의 지분은 1%에 불과하지만, 계열사인 천화동인과 함께 민간 분양의 우선공급 택지를 독식해 약 3000억원 안팎의 분양수익을 올렸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동생인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이 증인 최종 명단에 포함될지도 관심사다. 화천대유는 지난 2015∼2017년에 킨앤파트너스로부터 457억원을 빌려 초기 사업자금으로 사용했다. 킨앤파트너스는 화천대유에 돈을 댄 2015년 쯤 최기원 이사장에게 400억원을 빌려 자금을 조달했다. 성남의뜰 지분 6%를 보유한 SK증권은 3463억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문제는 민주당의 화천대유 관련 증인채택 반대로 관계자들의 증언이 불발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화천대유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최근 국민의힘을 탈당한 곽상도 의원마저 이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나오면서 민주당에서도 증인신청을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민주당 정무위 간사이자 이재명 캠프 대장동TF 단장인 김병욱 의원실 관계자는 “(화천대유 증인신청을 놓고) 현재 논의 중으로, 협상 진행 방향에 대해 밝힐 수 있는 것은 없다”라고 말했다.
야당 관계자는 “오는 29일 정무위 전체회의에서 증인채택 최종안을 의결하기 전까지 여야 간 논의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달 6일 금융위원회 국감, 7일에는 금융감독원 국감이 열린다.
금융위도 화천대유 사건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 27일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FIU(금융정보분석원)에서 혐의거래 사항이 있으면 통보하게 되어있어 (화천대유) 정보를 경찰에 제공했다”며 “향후 수사당국의 (수사 상황)을 지켜보면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금융위 산하 FIU는 화천대유 내부에 수상한 자금 흐름을 포착한 뒤 지난 4월 경찰에 통보했지만, 내사에 착수한 지 다섯 달이 지난 만큼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경찰이 조만간 내사를 수사로 전환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치권에서는 검찰 및 특검 수사를 요구한다. 검찰은 지난 1일 서울남부지검 산하에 금융당국과 협력하는 금융·증권범죄 수사협력단을 부활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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