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 김선 감독 "변요한 액션신 99% 직접 소화, 피해자 심정 공감한 덕"[EN:인터뷰②]

김노을 2021. 9. 28.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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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김노을 기자]

영화 '보이스'의 김선 감독이 열연을 펼친 배우들에 대한 무한 신뢰를 표했다.

영화 '보이스'를 연출한 김선 감독은 9월 28일 진행된 화상 인터뷰를 통해 보이스피싱 피해자이자 전직 형사 서준을 연기한 변요한, 악의 무리 수장인 곽프로를 맡은 김무열, 천본부장 역의 박명훈, 깡칠 역을 소화한 이주영 등을 언급했다.

국내 최초 보이스피싱을 소재로 한 '보이스'는 보이스피싱 조직의 덫에 걸려 모든 것을 잃게 된 한서준(변요한 분)이 빼앗긴 돈을 되찾기 위해 중국에 있는 본거지에 잠입, 보이스피싱 설계자 곽프로(김무열 분)를 만나며 벌어지는 리얼범죄액션 영화다. 지난 15일 개봉 이후 연일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흥행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김 감독은 변요한을 서준 역에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눈여겨 보고 있었다. 방송, 영화 등 종횡무진 아닌가. 물론 연기를 잘하지만 영화를 선정하는 데 있어서 모험심이 있다고 생각했다. 좋은 영화면 달려들어서 멋지게 해내는 모습이 보였다. 주인공 서준이 액션도 많고 절박함을 가진 역할이라 기존에 못 본 터프한 변요한의 모습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밝혔다.

서준은 극 중 형사로 지내다 사표를 내고 공사현장에서 일한다. 김 감독은 전직 형사를 주인공으로 설정한 이유로 "시나리오의 구조적 이슈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옥도를 보여주기 위한 시간과 주인공이 그걸 파헤치는 부분의 밸런스를 맞추려면 서사의 전개가 굉장히 빨라야 한다. 스피디한 전개를 담보로 해서 지옥도를 디테일하게 보여주는 게 우리의 방법론이었다"고 설명했다.

액션을 99% 직접 소화한 변요한의 맨주먹 액션도 상당히 화려하다. 기술적 화려함이 아닌, 처절함이 묻어나는 그의 주먹질에는 보이스피싱 범죄를 당한 피해자들이 느낄 분노가 고스란히 녹아있다.

김 감독은 "연출적으로는 리얼함을 보여주려 했다. 허황되거나 만화적으로 보이기 원치 않았다. 최대한 사실적으로, 내 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실제성을 영화 전반에 보여주고 싶었다. 액션도 무술보다 맨주먹, 개싸움, 진흙탕 싸움을 원했는데 그러한 콘셉트가 변요한과 잘 합의가 됐다. 사실 스턴트를 써도 되는 부분인데 하나라도 더 자기가 직접 하려고 하더라"고 말했다.

또 "영화를 마치고 나니 액션 대역을 쓴 장면이 손에 꼽을 정도라 99%는 변요한이 소화했다고 보시면 된다. 저도 놀라고 스태프도 다 놀랐다. 변요한이 피해자의 아픔과 분노에 공감하고 서준을 잘 이해한 덕"이라고 변요한의 높은 몰입도를 칭찬했다.

서준은 분노와 처절함으로 시작하지만 허무한 감정도 엿보이는 인물이다. 영화를 보는 관객 입장에서도 보이스피싱 본거지 실체에 비슷한 감정을 느낄 터. 김 감독은 서준이라는 캐릭터에 대해 "절박함이 주요했다. 보이스피싱으로 아내와 직장 동료가 피해를 입었다는 분노와 절박함으로 적진에 침투한다. 그곳에서 본 지옥도는 큰 충격으로 다가와 다 때려부수고 싶다는 분노와 함께 악랄한 악마를 봤을 때 무력함까지 느낄 정도였던 거다. 서준의 눈과 표정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럼에도 곽프로를 향한 분노가 쌓이고, 일도 점점 쌓여서 분노와 분노로 만나는 장면을 향해 달려가는 영화다. 동시에 엔딩에 나오는 곽프로의 말을 듣고 약간의 허무함, 악이 근절되지 않는다는 공허함을 느낀다. 곽프로의 대사는 보이스피싱의 미래를 예측하는 말이기도 하다. 스마트폰을 쓰는 이상 이런 범죄는 계속해서 진화하기 때문에 경각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무열은 매력적인 빌런 곽프로를 열연했다. 김무열에 대해 "역할마다 카멜레온처럼 변하는 배우"라고 표현한 김 감독은 "젠틀한 외모에서 악의 기운이 나오면 영화가 더 풍성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만났을 때 김무열도 곽프로 캐릭터를 굉장히 궁금해했다. 캐릭터 전사를 구축하며 전사에 대해서도 많이 나눴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작전' 이야기가 나왔다. 재미있는 작업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사악한 동시에 지적이고, 여유있으면서 욕망덩어리인 캐릭터 분석을 많이 했다. 김무열의 장점은 자신감이 있다는 거다. 감독의 설명이 부족할 때도 자기가 자신있는 수를 놓기 때문에 헛방이 없다. 자기 확신이 있어서 남의 말을 경청할 줄 안다. 그래서 나도 더 편하게 소통할 수 있었다"고 김무열과 작업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곽프로의 대사는 가슴을 후벼파기도 한다. 지독한 악마가 세상에 존재한다면 곽프로 아닐까 싶을 정도. 김 감독은 "곽프로는 거대한 범죄의 의인화다. 무자비하고 철두철미한 모습, 광범위한 정보력, 말발 같은 모든 것을 언변, 표정, 손짓, 발짓으로 형상화했다. 곽프로에 대한 연구를 많이 했다. 김무열이 캐스팅 된 후 정말 많은 대화를 나눴다. 추상적인 것부터 시작해서 까칠할까, 여유로운까, 어디서 왔을까 같은 디테일을 나누었다. 이런 점은 좀 양아치스러우면 좋겠다 등 김무열과 밸런스를 많이 맞췄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든 배우들이 잘 해주셔서 모든 장면이 마음에 든다. 원진아가 등장하는 장면은 초반에 찍었는데 굉장히 걱정이 컸다. 피해자의 마음이 잘 표현돼야 하기 때문이다. 원진아가 진정성 있게 잘 해줘서 정말 마음에 든다. 박명훈도 묵직한 인물로 콜센터의 철옹성 느낌을 온몸으로 뿜어줬다. 촬영장에서 마음으로 박수를 치고 쾌감을 느꼈다. 박명훈의 강렬한 눈빛이 콜센터 분위기를 한 번에 보여주니 저절로 쾌감이 생기더라. 이주영은 캐릭터 고민을 한방에 날리게 해줬다. 똑똑한데 말괄량이, 동시에 의리도 있는 복잡한 인물이다. 이주영이 오면서 모든 게 해결됐다"고 출연한 배우들을 향한 애정을 표했다.

김 감독은 또 "효율적인 측면에서 전개가 빨라야 할 필요가 분명히 있었다. 서준과 곽프로가 일대일로 마주하는 장면에 대한 고민이 가장 컸다. 여러 버전이 있었고 김무열과 논의한 끝에 곽프로 대사를 정했다. 변요한과는 총을 어떻게 들지, 방아쇠를 당길지 말지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됐다. 분노를 어디까지 끌어올릴지에 대해 나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변요한에게 내가 '여기서 눈물은 흘리지 말자'고 했지만 감정이 북받쳐서 눈물이 흐르더라. 그게 너무 좋아서 그 장면을 안 쓸 수가 없었다"고 털어놨다.

'보이스'는 마지막까지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다 관객의 눈을 의심하게 만드는 에필로그로 마무리된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악의 전염을 말하고 싶었다. 악이라는 건 전염처럼 번져 사람들을 물들인다고 본다. 그런 이유에서 가장 순수한 인물을 통해 악의 전염이 주는 무서움을 표현했다"고 밝혔다.

(사진=CJ ENM)

뉴스엔 김노을 wiw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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