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데이: 부서진 결계'는 좀 고치던가 [편파적인 씨네리뷰]
[스포츠경향]
■편파적인 한줄평 : 아님, 추억으로만 남겨두던가.
20년전 RPG 게임 ‘화이트데이: 학교라는 이름의 미궁’의 비운은 끝나지 않았다. 얼개가 헐거운 공포물 ‘화이트데이: 부서진 결계’(감독 송운)로 재탄생했으니 말이다. 부서진 부분을 전혀 손보지 않고 세상에 나온 매무새다. 하마터면 고전 게임의 추억에 금이 갈 뻔 했다.
‘화이트데이: 부서진 결계’는 전학생 ‘희민’(찬희)이 연두고등학교 내 악령을 봉인한 결계들이 깨지면서 학생들이 위험에 처하자 이를 막고 세상을 구하기 위해 나서는 공포물이다. 2019년 크랭크업한 이후 2년 만에 세상 빛을 보게 됐다.
오래전 게임의 서사에 아무리 새로운 감성을 덧대어도 2021년 예비 관객들을 잡기엔 너무나 예스럽다. 일진 무리들의 학교폭력과 원혼들, 퇴마를 엮다보니 유치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중간중간 개연성에 물음표가 그려지는 선택들이 몰입도를 떨어뜨리고, 쉬운 방법으로 공포심을 전달하려는 의도가 눈에 거슬린다. 신파까지 욕심내니 당할 재간이 없다.
또한 그간 학교를 배경으로 한 공포물들이 수도 없이 쏟아졌기에 이 작품만의 색깔을 찾기도 어렵다. 학교 공포물 공식만을 그대로 답습한다.
서사와 연출의 공백을 원혼들이 만든 공포심으로라도 채워넣어야 할텐데, 이마저도 실패다. 개봉까지의 2년여 공백이 원혼들의 얼굴에 그대로 실려있다. 기괴하게 만들려고 했으나 촌스러운 CG효과에 탄식이 흘러나온다. 오히려 우스꽝스럽게 보이는 귀신들도 있다. 퇴마 의식도 멋있어보이기 보다는 10세 어린이 만화영화에서 튀어나온 듯 간혹 웃음보를 자극한다.
그룹 SF9 찬희는 주연의 무게만큼 고군분투한다. 그만의 큰 눈으로 해맑은 연기부터 공포를 맞닥뜨린 순간, 퇴마 능력을 깨닫고 앞으로 나서는 변화까지 소화해낸다. 좋은 연기적 재능을 왜 낭비하고 있는지 안타까울 정도다.
다만 찬희를 제외한 배우들은 어설픈 감정 표현, 분명하지 않은 발음 등으로 작품성과 함께 또 한 번 아쉬운 부분으로 남는다. 다음 달 6일 개봉.
■고구마지수 : 3개
■수면제지수 : 2개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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