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성문 "병상 고민에 잠도 못 자..간호인력 배치해 선제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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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이 2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다.
부산 연제구에서는 지난해 11월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한 달 간 연일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 구청장은 코로나19 발생 전부터 '주민자치형공공서비스 사업'(주공사업)을 통해 관내 12개 동에 미리 간호 인력을 배치하는 '선견지명'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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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평성 위배될까 구민들 요구 다 들어 줄 수도 없어"
[편집자주]코로나19 팬데믹이 2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다. 그동안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엄청난 비용을 치르며 코로나19와의 전쟁을 하고 있지만 아직 그 끝은 보이지 않고 있다. 부산에서는 한때 하루 확진자 100명을 훌쩍 넘기며 거리두기 4단계를 겪기도 했다. 시민 모두가 고통을 감내하며 코로나19 극복에 동참하고 있으며 방역당국은 밤낮을 잊고 코로나19 종식을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집단면역 형성과 일상회복의 간절한 바람과 함께 이러한 노력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2년 가까이 방역 일선에서 코로나19의 긴 터널을 슬기롭게 헤쳐 나오고 있는 각 구청장을 만나 방역 애환과 앞으로 위드코로나 시대 구정 계획을 어떻게 구상하고 있는지 들어본다.
(부산=뉴스1) 백창훈 기자 = "코로나19 초기에 병상 확보를 고민하다 보니 밤에 잠도 못 이룰 지경이었죠."
부산 연제구에서는 지난해 11월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한 달 간 연일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올해 8월에는 목욕탕을 중심으로 216명의 환자가 폭발적으로 발생하는 등의 큰 고비도 있었다.
이 여파로 당시 공공의료 기관의 병상마저 포화 상태에 이르자 이성문 연제구청장은 관내 개인병원의 병상 확보를 위해 진땀을 빼야했다.
하지만 이 구청장은 코로나19 발생 전부터 '주민자치형공공서비스 사업'(주공사업)을 통해 관내 12개 동에 미리 간호 인력을 배치하는 '선견지명'이 있었다.
코로나19 창궐 전 취약계층에 찾아가는 복지서비스를 위한 취지로 주공사업을 마련했는데, 뜻밖에 이 사업이 코로나19가 발생하자 선제적 대응에 큰 도움이 됐다.
최근 관내 확진자 수는 안정됐지만 감염병이 장기화하면서 피로도가 가중된 시민과 직원들을 보면 이 구청장은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
이 구청장은 "청사로 출근하는 길에 있는 선별검사소에서 줄 서 있는 시민 수를 보고 오늘의 확산세를 짐작할 수 있었다"며 "내가 이들을 위해 뭘 할 수 있을까 매번 고민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코로나로 인해 가장 피해 본 자영업자들의 고통을 단기간에 해결해드릴 수 없지만, 옆에서 그들의 불만을 묵묵히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돼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 구청장과의 일문일답.
-현재 코로나로 인한 구의 상황은?
▶자가격리자를 대상으로 구청 전담 공무원이 1:1로 촘촘히 관리하고 있다. 신속한 역학조사를 위해 동 주민자치형공공서비스 간호사를 파견해 심층역학팀도 구성했다. 현장 역학조사 지원을 위해 구청직원 150명이 투입되기도 했다. 코로나 취약계층을 위해서는 치매안심센터에서 최초로 비대면 화상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청사에 출근과 동시에 매일 관내 코로나 확진자 수를 보고 받다보니 발생 상황이 어느덧 일상이 돼 버렸다. 오늘 확진자 수가 몇 명이냐를 따지는 것보다는 입원한 환자들 상대로 얼마나 치료가 빨리 되고 병상 확보가 이뤄지는지를 요즘에는 더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코로나가 장기화하면서 구청 직원 등 관계자들의 피로도가 높을 것 같다.
▶고생하는 직원들을 위해 마음 같아선 충분한 휴식과 특별수당을 주고 싶다. 하지만 한 명이 쉬게 되면 다른 한 명은 기존 업무보다 더 고생을 해야 하기 때문에 마음 놓고 쉴 수도 없는 노릇이다. 수당을 더 주려고 해도 구에서 특별히 줄 권한도 없다. 이를 대신해 구에서는 검체채취 인력 8명을 별도로 채용했고, 순환 보직 방안으로 직원들의 피로도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직원들을 위해 기본적인 물품과 간식 등의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 아울러 구민의 정신건강을 위해서는 마을건강센터와 연계해 코로나 블루 심리방역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코로나에 대응하면서 제일 어려웠던 점은?
▶구민들의 요구 사항을 다 들어줄 수 없다는 게 가장 힘들었다. 구민들이 타지역과 비교해 우리 구는 왜 지원이 이것밖에 없느냐 등의 불만사항이 많았다. 내 사비를 털어서라도 해주고 싶었지만, 형평성과 공평성이라는 게 있어 마음대로 해드리지 못했다. 예를 들어 어린이집의 경우에는 아이들이 백신을 맞지 않아 다른 곳보다 감염에 취약하다. 그래서 좀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한 게 사실이다. 차별이 아니라 차등인데, 이를 구민들이 조금 이해해줬으면 좋겠다.
-구민에게 한 마디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모든 것을 나 혼자 해온 것이 아니다. 구민 한 분 한 분께서 어려움을 견디고 방역수칙을 잘 지켜주셔서 지금까지 잘 대처해온 것 같다. 코로나 발생 초기에는 우왕좌왕하면서 어려움도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누가 말하지 않아도 주민들 스스로 방역수칙을 잘 지켜주시고 불편함도 잘 참아주시는 것 같다. 최근 위드코로나 얘기가 많이 거론되고 있다. 위드코로나로 인해 코로나 대응 기준이 바뀌어도 구민 여러분들이 잘 대처하시리라 믿는다. 저 역시 구민 여러분과 함께 포스트 코로나에도 혼란스럽지 않게 잘 대처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연제구청이 매니페스토 우수사례 경진대회서 부산 지자체 중 유일하게 2개 부문 우수상을 받았다.
▶일자리 및 소득 불균형 완화 분야에서 '청년과 함께하는 청년 행복도시 조성'을, 지역문화 활성화 분야에서 '전국 최대 규모 만화도서관 조성'을 주제로 각각 우수상을 받았다. 갑자기 만화도서관 조성이라 뜬금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기존에 해왔던 것 말고 특색 있는 도서관이 뭐가 있을까' 직원들과 고민하다가 만화가 생각났다. 제가 또 다른 구청장에 비해 나이가 젊어 만화와 어울리지 않느냐. 만화라는 게 이제 단순히 만화방에서만 빌려보는 게 아니라 산업적으로도 굉장히 발전하고 있다. 이를 도서관과 접목한 만화도서관이 연제구에 조성되면 지역을 대표하는 시설로 거듭날 거라 확신한다.
-부산에 있는 청년에게 한마디 하자면?
▶요즘 청년들에게 메시지를 주고 얘기를 나누는 것 자체도 미안하다. 청년들이 일자리 하나 구하기 힘든 상황에서 희망을 얘기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렇지만 그냥 넘어갈 일만도 아니다. 이제는 일자리를 만들어주는 게 아니라 일자리가 만들어지기 위한 과정과 토대를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 반드시 부산 안에서만 청년들이 일자리를 구해 머물도록 청년 지원책을 논의해서는 안 된다. 청년 본인이 진로를 결정하고 일자리를 찾으러 가는 과정을 지원해야 한다. 부산이라는 지역에 한정해 청년들에게 일자리를 정착하라고 하는 측면은 지양해야 한다.
hun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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