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오늘도 '방구석' 등교(상)]대학생 85% "등록금 절반 이상 환불해야"

조해람·강한들·김혜리 기자 2021. 9. 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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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학기 비대면 수업 실태조사

[경향신문]

만족도 높아졌지만 생산성 ‘갑론을박’
실습 수업 불만 커…30% “우울증 걱정”

코로나19 장기화로 대학들이 비대면 수업 체제에 적응하면서 학생들 만족도 역시 상승하고 있다. 하지만 비대면 전환 이후 학습생산성이 떨어진다는 응답이 여전한 데다 응답자 10명 중 3명은 우울감 등 정신건강 문제를 호소했다.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이 지난 8월16일부터 25일까지 대학생 376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1년 1학기 대학생 비대면 수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3.2%가 비대면 수업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불만족한다’는 응답은 22.1%였다. 만족도는 시간이 지날수록 상승하고 있다. 코로나19 첫해인 2020년 1학기에 대한 실태조사(7072명)에서 ‘만족한다’는 응답은 31.9%에 불과했다. 2020년 2학기 조사(2472명)에서도 45.6%로 과반을 달성하지 못했다.

만족도 상승의 주된 원인은 지난 3학기를 거치며 비대면 수업을 준비하는 대학의 자세가 개선됐기 때문이다. 에브리타임은 교수와 강사의 학습 플랫폼 숙련도에 대해 ‘충분하다’는 응답이 42.9%로 2020년 2학기보다 7.3%포인트 높아졌다고 밝혔다. 교수의 강의법과 수업자료가 ‘적절하다’고 응답한 비율도 57.1%와 55.5%를 기록해 같은 기간 각각 5.1%포인트, 6.1%포인트 상승했다.

비대면 수업의 학습생산성에 대한 평가는 호불호가 팽팽했다. 비대면 전환 이후 학습생산성이 ‘향상됐다’는 응답은 37.8%인 반면 ‘저하됐다’는 응답은 36.0%였다. 비대면 수업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 가장 필요한 수단으로는 ‘교수·학생 간 소통채널’(43.7%)이 꼽혔다. 이어 ‘적절한 휴식’(17.8%), ‘독립된 학습공간’(15.4%), ‘학습용 장비’(15.0%) 등의 순이었다.

특히 이론 수업보다 실습 수업에서 만족도가 떨어졌다. 2021년 1학기 비대면 수업 만족도는 교양 이론수업에서 60.3%로 가장 높았다. 전공 이론수업은 56.7%, 교양 실습수업은 47.7%, 전공 실습수업은 44.6%였다. 그래도 비대면 전환 직후인 2020년 1학기에 대한 평가 당시 전공 실습수업 만족도가 24.5%, 교양 실습수업 만족도가 26.4%에 그친 점을 감안하면 달라진 분위기가 감지된다.

학생들에게 비대면 수업 환경은 휴학을 결심하는 가장 큰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 2020년 1학기 조사에서 ‘휴학 예정’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10.5%였는데, 9.1%가 ‘비대면 상황이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다. 2020년 2학기 때는 5.7%가, 2021년 1학기 때는 4.4%가 비대면 수업 때문에 휴학을 결심했다고 했다. 앞서 ‘코로나 학번’으로 불리는 20학번 신입생의 10.0%는 2020년 1학기 조사에서 “반수 혹은 재수 예정이며, 1학기 비대면 상황이 영향을 미쳤다”고 밝힌 바 있다.

길어지는 비대면 대학생활에 ‘코로나 블루’를 호소하는 대학생도 증가했다. ‘코로나19 이후 우울감이나 정신건강 문제가 걱정돼 관련 정보를 검색하거나 자가진단을 해봤다’는 응답은 30.9%에 달했다. 7.2%는 ‘전문가의 상담 또는 치료를 받았다’고 밝혔다. 등록금 반환 여론은 거세다. 2020년 1학기에 대한 조사에서 대학생 84.6%가 ‘등록금 50% 이상을 반환해야 한다’고 했다. 2020년 2학기 때도 80.2%가 등록금 절반 이상 반환을 지지했다.

에브리타임 관계자는 “코로나19는 대학사회에도 많은 변화를 만들었고, 대학생 개개인 또한 학업계획이나 진로계획 측면에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일상의 부담이 가중된 측면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수시로 수업 형태와 시험 평가 방식이 바뀌는 과정에서 학생들과 교수·강사 등 구성원에 대한 대학의 세심한 배려가 부족해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구성원들의 노력으로 전체적인 (비대면) 수업 만족도가 향상돼 온 것이 확인된다”면서도 “코로나19 이후의 대학들이 조금은 더 수요자인 학생 중심의 교육기관으로 거듭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조해람·강한들·김혜리 기자 lenn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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