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 거제까지 한달음에.. "고속철 허리 이어주오"
완공 임박 중부내륙산 내년 착공 남부내륙선 연결 호소
“서울에서 거제까지 한달음에… 지방소멸 위기 극복은 국토 한복판 철길 연결부터!”
수서-문경 구간 중부내륙철도 완공이 2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기존 철로의 이용률을 높이고 지방소멸 위기 극복, 국토균형발전을 위해 중부내륙철도와 남부내륙철도(김천-거제)를 하나로 이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두 철도 단절 구간(문경-상주-김천)을 잇는 철도 건설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착공을 앞둔 남부내륙선은 2028년 개통한다.
27일 경북 상주시 등에 따르면 경북 중서부지역 단체장과 의회, 지역경제계 인사들은 추석 전부터 세종시 한국개발연구원(KDI) 앞에서 1인 릴레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완공이 임박한 중부내륙철도와 착공을 앞둔 남부내륙철도 연결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그 중심에 2019년 인구 10만 붕괴로 공무원들이 한때 상복을 입고 출근한 상주시가 있다. 지난 13일부터 교육발전협의회, 상주상공회의소, 상주시의회, 상주 이ㆍ통장연합회, 상주새마을회 등 각계각층 인사들이 나서 17일까지 계속했다.
14일 1인 시위에 나섰던 강영석(55) 상주시장은 “SK가 8,500억 원을 투자해 친환경산업을 일으키는데, 탄소중립시대를 이끌어 가야 할 철도가 없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문경-상주-김천 구간에 고속화철도 건설을 촉구했다.
이어 문경시는 27~30일, 김천시는 내달 4~8일 고윤환 문경시장과 김충섭 김천시장 등이 바통을 넘겨받아 1인 릴레이 시위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는 문경-김천(70㎞, 총사업비 1조3,714억 원) 구간 철도건설 사업이 지난해 국토교통부가 확정한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운영 효율성 제고 사업’으로 반영됐지만, 지난해 끝났어야 할 예비타당성 조사가 아직도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예타는 경제성 정책성 지역균형발전 등을 고려하는데, 경제성 논란으로 계속 미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도 관계자는 "경제성을 따지면 지방에 고속철 놓을 곳이 없다"며 "지역균형 발전이라는 큰 틀에서 사업이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해당 구간을 '중부·남부내륙선 효율성 제고 사업'으로 분류해놓고 있다. KDI는 11월쯤 종합평가에 이어 연내에 예타를 완료할 예정이다.
상주상공회의소 권택형(63) 회장은 “문경-김천 철도 연결은 벼랑 끝에 내몰린 이 지역 주민들의 간절한 염원”이라며 “낙후한 경북 서북부권 발전과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국토의 끊어진 허리를 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3개 지자체 단체장이 직접 1인 시위까지 하면서 연결을 호소하는 문경-김천 구간은 서울 수서에서 경남 거제까지 총연장 380㎞ 철도의 한 부분이다. 이천-문경까지 중부내륙철도와 김천-거제 간 남부내륙철도를 하나로 연결하자는 것이다.
서울 수서에서 경기 이천까지는 경강선(경기 시흥-강원 강릉) 등을 통한 광역철도망으로 연결돼 열차가 운행 중이다.
김천시 등에 따르면 경기 이천에서 문경까지 중부내륙선(94.8㎞)은 총사업비 2조1,866억 원을 들여 2014년에 착공했다. 1단계로 올 연말까지 이천-충주 구간, 2023년 문경까지 완전 개통할 예정이다. 향후 수요에 따라 복선화할 수 있는 복선노반 단선철도로, 시속 200㎞의 준고속열차를 운행할 수 있다. 버스로 3시간 걸리는 문경-이천 구간은 2023년 개통 시 33분으로 단축된다.
남부내륙철도(181.6㎞)는 김천에서 경북 성주와 경남 진주를 거쳐 거제까지 잇는 준고속철도(복선노반 단선)다. 2019년 1월 정부의 예타면제 사업으로 선정됐고 내년에 착공해 총사업비 4조7,440억 원을 들여 2028년 완공된다. 이 철도가 개통하면 경부선, 중앙선에 이어 남북 종관(縱貫) 축이 하나 더 생기는 셈이다. 철도 소외지역인 경남 진주 사천 거제 통영시와 거제 고성군 등 서부 경남과 남해안 지역에서 경북을 거쳐 수도권으로 접근성을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중부내륙선과 남부내륙선이 개통하더라도 문경-김천 구간이 연결되지 않으면 천문학적 예산을 들인 철도가 반쪽 신세를 면치 못하게 되고, 상주는 고속철 소외지역으로 남게 된다. 문경과 김천도 남쪽이나 북쪽으로 이동할 때 경부선 등 우회노선을 이용할 수밖에 없어 철도 건설의 혜택이 반감될 수밖에 없다. 지금도 문경-점촌과 점촌-김천 구간에 철길이 있지만 문경-점촌은 폐선했고, 경북선(김천-영주)이 있는 점촌-김천은 비전철 철도로, 선로 상태가 무궁화 열차나 겨우 달릴 수 있는 수준이다.
이 때문에 상주 문경 김천시 전체 인구 31만여 명 중 80%가 넘는 24만4,000여 명이 문경-김천선 건설 촉구 탄원서에 서명할 정도로 문경-김천 철도 연결에 대한 열망이 뜨겁다. 이들 지역엔 조기 건설을 촉구하는 현수막이 1,000개도 넘게 내걸려 있다.
강영석 상주시장은 “1인 시위는 발전은커녕 존립을 걱정해야 하는 지방의 처절한 몸부림이다. 남부내륙철도처럼 예타면제사업으로 분류해 하루빨리 연결해야 한다”며 “중부내륙과 남부내륙으로 구분하지 말고 서울에서 경남 거제 앞바다까지 한달음에 내달리는 통합내륙철도로 하는 것이 국가철도망 구축 기본계획에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상주= 추종호 기자 c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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