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드라마 '케빈은 열두 살'.. 28년 만에 흑인 가족으로 돌아왔다
백인 주인공 모두 흑인으로 바꿔
원작 주연 새비지가 연출 맡아
사춘기 소년의 성장담을 잔잔히 그려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던 미국 TV 홈드라마 ‘케빈은 열두 살’(원제 ‘Wonder Years’·1988~1993년 방영)이 28년 만에 리메이크판으로 돌아왔다.
지난 22일(현지 시각) ABC방송을 통해 처음 전파를 탄 리메이크판은 1960년대 말이라는 시대적 배경은 그대로 둔 채 원래 백인이었던 주인공을 모두 흑인으로 바꿔 제작 과정부터 화제가 됐다. ABC방송이 미 전역에서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벌어지고 있던 지난해 7월 리메이크판 제작을 발표해 흑인 인권에 대한 재조명 프로젝트로도 주목받았다.
원작 ‘케빈은 열두 살’은 성인이 된 케빈 아널드가 청소년 시절을 추억하며 내레이션을 하는 형식이었다. 한국에서 더빙판으로 방영됐을 땐 성우 배한성이 어른 케빈 목소리를 맡았다. 이번에 공개된 리메이크판 첫 화도 포맷은 같게 유지됐지만, 등장인물과 배경은 싹 바뀌었다. 주인공 열두 살 백인 소년 케빈은 흑인 소년 딘 윌리엄스로 바뀌었다. 사회성도 다소 짙어졌다. 원작에선 배경지가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았지만, 리메이크판에선 앨라배마주 몽고메리로 특정됐다. 이곳은 1960년대 인종분리 정책에 맞서 흑인 민권 운동이 대대적으로 벌어진 지역이다.
예고편에 등장한 주인공 내레이션에는 “1968년 나라를 극심하게 분열시킨 대통령 선거가 일어났지”라고 회고하는 부분을 넣어 현재 미 사회상과 겹쳐보이게 했다. 흑인 아역 배우 엘리샤 윌리엄스가 주인공 딘을 연기하고, 어른이 된 딘의 목소리는 연기파 흑인 배우 돈 치들(57)이 맡았다. 극본은 몽고메리 출신의 흑인 방송·영화 작가인 살라딘 패터슨이 썼다.
흑인들이 포진한 배우와 스태프 중에서 유독 눈에 띄는 백인 제작진이 있다. 30년 전 ‘케빈은 열두 살’의 주연 프레드 새비지(45)가 연출을 맡은 것이다. 본명보다 ‘케빈 맡은 꼬마 배우’로 더 유명했던 그는 종영 뒤 대중에게서 잊혔지만, 배우와 감독 제작자로 경력을 쌓아왔다. 흑인 버전 리메이크판에서 메가폰을 잡으며 작가 패터슨과 함께 공동 제작자로 이름을 올렸다. 얼굴은 주름지고 수염으로 뒤덮였지만, 열두 살 케빈 시절 얼굴 윤곽이 남아있는 새비지는 지난 5월 출연·제작진과 가진 화상 대담에서 “이번 프로젝트는 우리 모두에게 너무나 뜻깊고 소중한 작업”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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