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부동산 거래 신고제 있으나마나".. 취득 때 대리인 세우고 세금도 동일

김노향 기자 2021. 9. 28. 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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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거주하지 않는 외국인이 부동산을 사들이는 데 아무런 제약이 없고 그나마 진입문턱이라고 볼 수 있는 토지거래허가제 역시 유명무실하게 운영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부동산법인 대표 A씨는 "외국인 토지거래허가제는 요식행위에 불과한 수준"이라며 "취득 때는 외국 소재 법인이나 개인이 가족 등 특수관계인을 대리인으로 내세워 위임해도 제약이 없고 취득세 역시 내국인과 동일한 반면 양도 때는 대면 거래가 필수적인 경우가 발생해 상대적으로 취득이 수월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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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부동산을 취득하려는 외국인은 법적으로 ‘신고’만 해도 취득이 허가된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외국인 토지거래허가를 담당하는 관할 지자체가 거절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국내 거주하지 않는 외국인이 부동산을 사들이는 데 아무런 제약이 없고 그나마 진입문턱이라고 볼 수 있는 토지거래허가제 역시 유명무실하게 운영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2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상혁 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김포을)이 국토교통부 제공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외국인 주택임대사업자는 총 2394명으로 집계됐다. 국적별로 중국인이 885명(37.0%)을 차지해 가장 많고 이어 미국인 702명(29.3%) 캐나다인 269명(11.2%) 대만인 179명(7.5%) 호주인 84명(3.5%) 순이다.

정부는 지난해 7월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 시행 이후 민간임대주택 등록 정보를 개편하고 있다. 지난해 6월 기준 외국인 임대사업자가 등록한 임대주택은 총 6650채로 1인당 평균 2.8채의 주택을 보유했다.

현재 국내 부동산을 취득하려는 외국인은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등에 따라 ‘신고’만으로 취득이 허가된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외국인 토지거래허가를 담당하는 관할 지자체가 거절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이용관리법'에 따라 내국인은 토지거래허가구역에 한해 투기가 발생할 위험이 높다고 판단되는 경우 거래가 제한된다. 외국인은 토지거래허가구역과 관계없이 기본적으로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토지의 이용목적과 규모·가격 등을 명시, 관할 시·군에 허가를 신청해 불허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게 업계의 얘기다.

부동산법인 대표 A씨는 "외국인 토지거래허가제는 요식행위에 불과한 수준"이라며 "취득 때는 외국 소재 법인이나 개인이 가족 등 특수관계인을 대리인으로 내세워 위임해도 제약이 없고 취득세 역시 내국인과 동일한 반면 양도 때는 대면 거래가 필수적인 경우가 발생해 상대적으로 취득이 수월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내국인도 비싸서 못사는 서울 집을 외국인이


지역별로는 서울에 절반가량인 3262채(49.1%)의 외국인 임대주택이 등록됐다. 이어 경기 1787채(26.9%) 인천 426채(6.4%) 부산 349채(5.2%) 순으로 주로 집값이 비싼 대도시에 집중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박성민 의원(국민의힘·울산 중구)이 국토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봐도 최근 5년 동안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 토지 총면적은 ▲2016년 233.6㎢ ▲2017년 238.9㎢ ▲2018년 241.4㎢ ▲2019년 248.7㎢ ▲2020년 253.3㎢로 계속 증가했다.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 토지가 서울 면적의 41.9%에 달했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7.6㎢로 가장 많이 증가했고 이어 ▲충남 2.7㎢ ▲경남 2.2㎢ ▲제주 1.8㎢ ▲전북 1.4㎢ ▲부산 1.1㎢ 순이었다. 땅값이 가장 비싼 서울은 0.3㎢ 늘었다.

국회 입법조사처에 따르면 호주나 뉴질랜드 등에서는 실제로 거주하지 않는 외국인의 부동산 취득에 대해 ‘빈집 요금 부과’ ‘신축주택 구입금지’ 등의 규제를 실시하고 있다.

박 의원은 “외국인이 국내 부동산 시장을 교란하고 실제 거주하지 않으면서 투기 목적으로 취득하는 경우를 파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에는 외국인이 국내 부동산 임대사업을 위해 '무역 경영' 비자를 받는 것을 제한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국토부는 법무부와 함께 외국인의 취업활동 범위 안내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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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노향 기자 merr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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