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보건소장' 찾기 하늘의 별따기..농업직이 맡은 곳도

박진규 기자 2021. 9. 28. 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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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해남군은 현 보건소장이 올해 말 공로연수에 들어감에 따라 보건소장을 개방형으로 채용하기 위해 지난달 보건소장 임용시험 공고를 냈다.

전남 22개 시·군 중 의사면허를 소지한 보건소장이 근무하고 있는 곳은 단 한 곳도 없다.

한 자치단체 관계자는 "법의 규정에 따라 의사면허 소지자에 대한 채용 공고가 이뤄지지만 의사들이 올 것이란 기대는 하지 않는다"면서 "공무원들도 손발이 맞는 자기들끼리 일하는걸 선호하지 의사출신 보건소장이 오면 서로가 불편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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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연봉에 격무로 꺼려..공직사회 적응도 쉽지 않아
해남군 등 모집 공고냈지만 지원자 없어.."기대도 안해"
전남 강진군보건소에 설치된 선별진료소에서 한 군민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기 위해 내부로 들어가고 있다. /뉴스1 © News1 정다움 기자

(해남=뉴스1) 박진규 기자 = 전남 해남군은 현 보건소장이 올해 말 공로연수에 들어감에 따라 보건소장을 개방형으로 채용하기 위해 지난달 보건소장 임용시험 공고를 냈다.

필수요건으로 의사면허 소지자에 한해 응시토록 했으며, 보수는 지방공무원 보수규정에 따라 일반임기제(개방형4호)에 해당하는 6241만6000원~9291만5000원을 제시했다.

지난 10일 응시원서 접수 마감결과 지원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해남군은 다음달 한 차례 더 채용공고를 낼 계획이지만 별 기대는 하지 않고 있다.

일선 지자체 보건소장은 지역보건법시행령 제13조(보건소장)에 따라 의사 면허가 있는 사람 중에서 임용토록 하고 있다.

다만 의사 면허가 있는 사람 중에서 임용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지방공무원 임용령에 의거 보건·식품위생·의료기술·의무·약무·간호·보건진료 등 직렬의 공무원도 보건소장으로 임용할 수 있다.

이로 인해 해남군도 보건소장의 정원은 기술 4급이지만 현재 간호 5급을 직무대행으로 임명해 보직을 수행토록 하고 있다.

이용범 해남군 총무과장은 "역대 해남보건소장 가운데 의사 출신은 한 번도 없었다"면서 "친분이 있는 의사들에게 보건소장 응모를 요청했지만 '박봉에 고생하려 누가 가겠냐'는 핀잔만 들었다"고 털어놨다.

타 자치단체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일선 보건소의 의료와 방역업무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지만 의사출신 보건소장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전남 22개 시·군 중 의사면허를 소지한 보건소장이 근무하고 있는 곳은 단 한 곳도 없다. 다만 곡성과 구례, 완도의료원의 원장은 의사출신이다. 이곳에서는 이들 의료원장이 보건소장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목포시의 경우 기술4급 보건소장직에 행정5급을 직무대행체제로 운영하고 있다. 목포시 포함 도내 6개 시군에서 직무대행이 맡고 있다.

또한 보건이나 간호직렬이 아닌 행정직이 맡고 있는 지자체도 4곳이나 된다.

진도군에서는 올해 1월1일 정기인사에서 농업직 사무관을 보건소장직에 발령내 '전문성을 고려하지 않은 인사'라는 비난을 사기도 했다.

보건소 직원들의 코로나19 검체 채취 모습/뉴스1 © News1

일선에선 의사들이 업무강도는 높은 반면, 상대적 박봉인 공무원을 하기는 만무하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더욱이 코로나19로 업무가 가중된 시기에 중앙부처 고위직도 아닌 일선 시군 공무원을 자원하고 나설 의사가 누가 있겠냐는 지적이다.

여기에 공무원사회 내부에서도 의사출신 보건소장 임용을 꺼려하는 분위기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매일 반복되는 회의와 상향식 보고체계, 형식을 중시하는 공직풍토로 인해 일반 공무원들과 갈등만 양산할 뿐 효율적이지 않다는 비판이다.

한 자치단체 관계자는 "법의 규정에 따라 의사면허 소지자에 대한 채용 공고가 이뤄지지만 의사들이 올 것이란 기대는 하지 않는다"면서 "공무원들도 손발이 맞는 자기들끼리 일하는걸 선호하지 의사출신 보건소장이 오면 서로가 불편하다"고 전했다.

041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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