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갑에서 손 빠지더라”

탈주했다 자수한 절도범 밝혀

수갑. /조선일보DB

지난 25일 경기도 의정부교도소에서 수갑을 찬 채 달아난 절도 피의자 A(26)씨는 28시간 만에 하남경찰서에 자수했을 당시 수갑을 차고 있지 않았다. 그는 27일 경찰 조사에서 “도주하면서 수갑의 한쪽 고리를 당겨 손을 억지로 빼냈고, 다른 쪽 고리는 절단기로 끊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씨 손이 일반 성인 남성의 평균보다 작았다”고 밝혔지만, 수갑을 제대로 채우지 않는 등 호송 과정에 허점이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사법 당국이 사용하는 수갑은 손목을 채우는 고리 안쪽의 톱니가 안쪽으로만 조여들게 돼 있다. 이 때문에 피의자가 통증을 호소하면 인권침해를 우려해 수갑을 느슨하게 채우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실제 A씨는 “달아나면서 엄지를 안쪽으로 꺾은 뒤 완력으로 수갑을 잡아당겨 오른손을 빼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경찰에 따르면 A씨 손에서 찰과상이 발견됐으나, 손가락 탈골은 없었다. 하지만 경찰 관계자는 “수갑을 느슨하게 채웠는지는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A씨는 지난 25일 오후 3시 45분쯤 의정부교도소 입감을 앞두고 코로나 검사를 받으려 대기하던 중 자신이 타고 온 호송 버스가 외부로 나가는 사이 정문이 열리자 검찰 수사관 2명을 밀쳐내고 도주했다. 이어 교도소에서 1km쯤 떨어진 고산택지개발지구 공사 현장에서 탈의실과 장비 보관 용도로 사용하는 컨테이너에 숨었다. 주말이라 비어 있던 내부에서 집게형 절단기를 찾아내 왼손을 채우고 있던 수갑의 고리를 마저 잘라냈다고 한다. 대개 철과 알루미늄 합금 재질인 수갑은 공구를 사용하면 절단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찰은 이날 현장 인근에서 A씨가 버린 수갑을 회수했다.

A씨는 절도 등의 전과로 구속 전력이 여러 차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수감 생활이 두렵고, 가족이 보고 싶었다”고 도주 이유를 진술했다. 경찰은 이날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